애플, 자체 AI ‘애플 인텔리전스’ 탑재 아이폰 16 정식 공개
인텔리전스 출시 시기 지연…내달 미국서 베타 버전 배포
‘무늬만 AI폰’ 비난 속…AI폰 대중화 연 삼성과 경쟁 구도
애플이 AI(인공지능) 기능의 아이폰을 선보이며 삼성전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애플은 첫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내세운 ‘아이폰 16 시리즈’를 오는 20일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다. 그러나 애플 인텔리전스 지원 시기가 아이폰 출시 후 최소 한 달 뒤로 연기되고, 지원 언어도 제한적이어서 무늬만 ‘AI 아이폰’ 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9일(현지시간)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를 갖고 아이폰 16 시리즈를 선보였다. 전작과 동일한 △아이폰 16(6.1인치) △아이폰 16 플러스(6.7인치) △아이폰 16 프로(6.3인치) △아이폰 16 프로맥스(6.9인치) 등 4종으로, 애플 인텔리전스를 지원하는 새로운 운영체제 iOS18을 지원한다.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이날 아이폰 16 공개에 앞서 “애플 인텔리전스는 아이폰을 한층 더 유용하고 즐겁게 만들고, 사용자들의 경험을 더욱 향상시킨다”며 “차세대 아이폰은 처음부터 애플 인텔리전스를 위해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아이폰 16 시리즈에 탑재되는 애플 인텔리전스는 △텍스트 교정·요약 △이메일 요약 △메모 및 전화 오디오 녹음·요약 △이모티콘(젠모지) 생성 △특정 사진 및 동영상 속 장면 찾기 기능 등을 지원한다.
자체 음성비서 시리의 언어 이해 능력도 향상됐다. 사용자가 말을 더듬더라도, 대화 맥락을 이해하고 명령을 수행할 수 있으며, 타이핑만으로도 시리를 사용할 수 있다. 또 화면 내용도 인식이 가능해져 사용자의 동의에 따라 화면 속 콘텐츠를 이해하고 필요한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신기능인 ‘카메라 컨트롤’과 결합한 ‘시각 지능’도 제공된다. 애플은 아이폰 16 시리즈의 측면에 촉각 스위치, 고정밀 포스 센서 등을 장착한 카메라 컨트롤 버튼을 도입했다.
다만, 아이폰 16 시리즈 출시와 별개로 애플 인텔리전스의 주요 기능은 내년에나 본격적으로 제공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날 애플은 애플 인텔리전스의 베타(시험) 버전을 내달 미국에서 영어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는 12월부터는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남아프리카 공화국, 영국 등 영미권으로 지원 지역을 확장하며, 내년부터는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을 추가 지원한다. 한국어 지원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도 않았다.
애플 인텔리전스 지원 시기가 연기되면서, 아이폰 16 시리즈 판매량이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현재로서는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제공되는 대부분의 사용 사례가 기기를 일찍 업그레이드하도록 유도할 만큼 매력적이지 않아 아이폰 매출에는 단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도 “애플 인텔리전스의 주요 기능들이 당장 준비되지 않아 아이폰 판매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이 아이폰 16 시리즈로 AI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면서, 삼성전자와의 AI폰 경쟁 구도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갤럭시 S24 시리즈와 함께 ‘갤럭시 AI’를 공개하면서 AI 스마트폰의 주도권을 선점했다. 지난 7월에는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 Z 플립·폴드 6’에도 갤럭시 AI를 적용하며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갤럭시 AI는 출시 당시 한국어, 영어 등 13개 언어를 지원했으며, 현재는 16개 언어를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 시리즈, 갤럭시 Z 플립·폴드 6 등 신제품 출시 효과에 힘입어 지난 1,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수성했다. 지난 2분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20%), 애플(16%), 샤오미(14%) 등으로 집계됐다
삼성, 애플 등 주요 업체들이 AI 스마트폰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AI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 내 AI 스마트폰 비중은 약 11%로 전망된다. 2027년에는 43%로 비중이 확대되고, 출하량은 5억5000만대를 넘길 것이란 분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은 폴더블폰 시장에서 선점 효과를 누렸던 것처럼 올해 생성형 AI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AI 기능 확산에 따라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부문에서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