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ower of Data

3일 미국 실리콘밸리서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개최
모바일·가전·TV 등 제품별 맞춤형 AI 기술 확대 적용
AI 접목된 스마트싱스, “빈 집 기기 전원 끄세요” 제안
한종희 “AI 접목·파트너십 확대…게임 체인저 될 것”

한종희 삼성전자 DX 부문장 부회장이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2024’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세계 최초의 AI(인공지능) 스마트폰인 ‘갤럭시S24’ 시리즈를 출시하며 ‘AI 폰 시대’를 연 삼성전자가 자사의 IoT(사물 인터넷) 플랫폼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에 AI 기술을 적용해 모든 가전기기들이 연결되는 ‘AI 초연결 생태계’를 구축한다. 특히 TV, 스마트 모니터, 냉장고 등에 내장된 스마트싱스 허브를 스크린이 탑재된 다른 제품에까지 확대해 ‘개인화된 AI 홈 시대’를 앞당긴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 2024’를 개최했다. 

SDC는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서비스·플랫폼에 대한 비전과 혁신을 공유하는 글로벌 행사로,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모두를 위한 AI-10년의 개방적 혁신과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SDC에는 전 세계 개발자·파트너·미디어 등 약 3000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멀티 디바이스 기반의 AI 기술로 보다 개인화되고 안전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비전을 공유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최신 기술을 소개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부문장 부회장은 기조 연설에서 “지난 10년 간 개발자 및 파트너와의 노력으로 삼성전자는 혁신의 여정을 이어올 수 있었다”며 AI 시대, 경쟁력을 강화하고 동반성장을 위한 개방적 협업을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앞으로 삼성전자 제품은 ‘누가 말하는지’, ‘어느 공간에 있는지’까지 인지해 고도화된 개인화 경험이 가능할 것이다”며 “이는 AI 기반 SW(소프트웨어)·플랫폼 혁신과 보안 기술로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구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가족 구성원들의 음성만을 인식해 외부인이 기기를 제어할 수 없게 하고, 집 안의 연결 기기와 센서가 사용자의 위치를 감지해 평소 사용 패턴에 맞춰 온·습도를 조절해 주는 식이다.

또한 삼성은 TV·스마트 모니터·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 등에 내장된 스마트싱스 허브를 7인치 스크린이 탑재된 전 가전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만약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 제품만 있으면 별도 허브 없이 타사 기기까지 연결이 가능해진다.

한 부회장은 여기에 ‘엣지 AI’ 기술을 더해 집 안에 연결된 기기에 AI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엣지 AI는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집 안의 고성능 사양의 기기를 통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DX 부문장 부회장이 10월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2024’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같은 계획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모바일, TV, 가전에 이르기까지 각 제품의 특성에 맞는 AI 기술을 모든 제품군에 적용하고, 이 제품들을 연결해 더 개인화된 AI 홈 경험을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먼저 삼성전자는 갤럭시 AI를 통해 고객들의 개인화 경험을 고도화하고, 에코 시스템 전반으로 AI를 확대한다. AI 경험 확대를 위해 향후 구글 등 여러 업체와 개방적 협업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연내 공개될 소프트웨어 ‘One UI 7’은 갤럭시 AI 기능 확대는 물론, 더욱 정제되고, 인상적이며, 감성적인 UX(사용자 경험)로 완전히 새로워진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비스포크 AI 가전의 경우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의 ‘AI 비전 인사이드’,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의 ‘AI 바닥 인식’ 등 제품별 최적화된 AI 기능이 이미 고객의 일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향후 삼성은 7형 스크린과 스마트싱스 앱이 내장된 ‘AI 홈’, 진화된 AI 음성 비서 ‘빅스비(Bixby)’ 등을 통해 고객 맞춤형 경험을 강화하고, 접근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AI TV 시대’를 연 삼성 AI TV는 시청 위주의 경험을 넘어 사용자의 일상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집 안의 다른 기기와 연동해 맞춤형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데일리 보드’ 기능은 사용자가 TV를 시청하지 않을 때도 스크린이 집 안의 연결 기기 상태를 알려주고, 에너지 사용량, 날씨, 메모 위젯 등 일상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넥스트 도어’와 같은 지역 네트워크 서비스가 접목되면 사용자는 자신의 관심사를 기반으로 하는 지역 정보까지 간편하게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모바일에서 AI로 생성한 결과를 TV로 직접 전송할 수 있는 ‘삼성 AI 캐스트’ 기능도 소개됐다. 사용자는 이 기능을 통해 AI로 만든 이미지를 대형 스크린에서 감상하거나 보고 싶은 콘텐츠 목록을 홈 화면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10월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2024’에 마련된 AI for Platform 전시 부스. <사진=삼성전자>

AI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싱스는 삼성이 그리는 개인화된 AI 홈 시대를 빠르게 앞당길 전망이다.

삼성전자 스마트싱스는 10년 간 전 세계 3억5000만명 이상의 가입자와 340개 이상의 스마트싱스 호환 디바이스인 ‘워크 위드 스마트싱스(WWST)’ 인증 협력 업체를 보유한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연결 플랫폼 중 하나다.

파급력이 큰 글로벌 플랫폼을 보유한 삼성은 본격적으로 스마트싱스에 AI 기술을 접목하고 개방적 파트너십을 확대해 가전 제품과 서비스를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이달 중 적용 예정인 ‘홈 인사이트’ 서비스가 큰 주목을 받았다. 홈 인사이트는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사용자 생활 패턴과 기기 사용 이력, 기기와 집 안 상태 등을 분석해 실시간 정보와 필요한 기능을 제공해 주는 서비스다. 가령 연결된 기기를 통해 집이 비어 있다고 판단되면 스마트싱스가 외부에 있는 사용자에게 불필요한 기기의 전원을 끄라고 제안하는 식이다.

이 서비스는 한국과 미국에 우선 적용되고, 기타 지역으로 순차 확대될 예정이다. 또 삼성 스마트 TV와 갤럭시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 이어 다른 기기에도 차차 적용된다.

또 ‘갤럭시 탭S10’ 시리즈에는 ‘홈 인사이트 위젯’이 탑재돼 대화면에서 집 안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등 홈 대시 보드처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SDC에는 미국의 욕실·주방기기 전문 업체인 콜러(Kohler)의 로라 콜러 CSO(지속가능성책임자)가 무대에 올라 삼성전자와의 스마트싱스 기반 파트너십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향후 사용자들은 스마트싱스로 연결된 샤워기 등을 통해 물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절약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스마트싱스는 향후 삼성전자의 헬스 플랫폼 ‘삼성 헬스’와 다양한 건강·운동 관련 기기를 연동해 고객 경험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10월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2024’에 마련된 AI for Device 전시 부스. <사진=삼성전자>

한편 삼성전자의 전장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하만도 이번 SDC 기술 세션에 참가했다. 하만은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개발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크로스 플랫폼 활용 수익화 방안을 선보이고, 간소화된 개발자 도구와 리소스를 통해 자동차 앱 시장에서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솔루션 등을 제시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