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DS 부문 3분기 매출액 전망치 30조원 안팎
TSMC는 약 32.7조원…1개 분기 만에 매출 역전
삼성전자 전체 영업익, 이미 TSMC에 추월 당해
올해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매출이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장 1위 대만 TSMC에 역전 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AI(인공지능) 열풍에 힘입어 ‘HBM(고대역폭메모리) 특수’를 누리고 있는 SK하이닉스가 ‘만년 2등’이라는 타이틀을 떼고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앞지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TSMC도 삼성의 실적을 능가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21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올 3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30조원 안팎으로 형성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6조4400억원 대비 두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1년 새 삼성 반도체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그러나 TSMC와 비교할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올 3분기 TSMC의 매출은 7596억 9200만대만달러(약 32조6668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5467억 3300만대만달러(약 23조5095억원) 대비 39.0% 늘었다.
삼성전자와 TSMC 모두 큰 폭의 매출 성장을 달성하긴 했지만, 규모 면에서 TSMC가 삼성에 2조원 넘게 앞섰다. 주목할 점은 직전 분기 TSMC보다 매출 우위에 있었던 삼성전자가 이번 분기에 역전 당했다는 것이다.
지난 2분기 삼성전자 DS 부문은 28조5600억원이라는 매출을 거두며, TSMC의 매출 6735억1000만대만달러(올 7월 말 당시 약 28조5000억원)를 뛰어 넘은 바 있다. 삼성은 매출액 기준 2022년 3분기 이후 8개 분기 만에 TSMC를 추월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불과 3개월 만에 다시 TSMC에 못 미치는 매출을 기록하고 말았다.
매출액 뿐만 아니라 영업이익은 더 심각한 수준이다.
실제로 지난 2분기 10조원을 웃도는 영업 흑자를 기록하며 ‘메모리 최강자’의 귀환을 알렸던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9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과 PC 등 IT 수요가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되는 탓에 주력 제품인 범용 D램의 판매가 부진했고, 반도체 사업 부문에 일회성 비용 등이 반영되면서 실적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특히 DS 부문의 실적이 기대치에 미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8일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면서도 세부적인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증권 업계에서는 올 3분기 DS 부문의 영업익 전망치가 4조원 후반대에서 5조원 초반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 봤다.
이같은 분석이 현실화한다면, 삼성전자는 TSMC에 턱 없이 모자란 영업이익을 거두게 된다. 올 3분기 TSMC의 영업익은 111억6200만달러(약 15조3131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 증가한 수치다.
DS 부문의 3분기 영업익 전망치를 5조원으로 가정할 경우, 삼성 반도체는 TSMC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실적을 낼 공산이 크다. 더군다나 최근엔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조차 TSMC에 못 미치고 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0년 간 한국과 대만, 양국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TSMC의 영업이익 추이는 극명하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36조7850억원이었던 삼성전자의 영업익은 지난해 6조5670억원으로, 무려 82.1%(30조2180억원) 급감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TSMC는 7조7238억원에서 38조6278억원으로, 400.1%(30조9040억원)나 증가했다.
결국 삼성은 지난 2022년 TSMC에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지난 2013년 이후 처음이다.
2021년만 해도 삼성전자의 영업익은 51조6339억원으로, TSMC(26조6492억원)보다 두배가량 앞섰다. 그러나 2022년 삼성은 1년 만에 8조원 가량 줄어든 43조3766억원의 영업익을 거두는데 그쳤다. 그 사이 TSMC는 48조5962억원을 기록하며 삼성을 5조원 넘게 앞질렀다.
이듬해인 2023년에는 양사 간 영업익 격차가 무려 32조원 넘게 벌어졌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6조5670억원으로 크게 쪼그라드는 동안 TSMC는 38조6278억원을 벌어 들이며 반도체 한파를 비껴갔다.
지난해 삼성의 영업익이 크게 부진했던 것은 DS 부문이 거둔 역대 최악의 적자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 반도체의 누적 적자는 14조8800억원에 달했다.
다행히 올해는 AI 훈풍을 타고 반도체 업황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삼성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삼성전자 영업익도 매 분기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TSMC의 아성을 뛰어 넘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1조9100억원, 2분기 6조4500억원의 영업익을 거뒀다. 잠정 실적이긴 하나 3분기는 9조1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올 1~3분기 누적 영업익은 17조4600억원으로 추산된다.
TSMC의 경우 올 1분기 2490억 1800만대만달러(약 10조7103억원), 2분기 2865억 5600만대만달러(약 12조3248억원), 3분기 3607억 6600만대만달러(약 15조5165억원) 등이다. 이를 합산하면 총 약 38조5513억원에 달한다. 올 1~3분기 동안 TSMC가 삼성전자의 두배가 넘는 영업익을 확보한 것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 실적, 그 중에서도 DS 부문 실적은 삼성의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며 “낮아진 시장의 기대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도 삼성 반도체의 영업이익은 올 2분기 6조4500억원에서 3분기 5조원 안팎으로 되레 뒷걸음질 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HBM 분야에서 시장이 원하는 결과를 아직까지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는 점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듯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의 도전도 받고 있다. 당장 올 3분기 삼성 반도체가 SK하이닉스에 역전 당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올 3분기 DS 부문의 영업익 전망치가 5조원 안팎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증권 업계는 SK하이닉스가 6조7644억원의 영업익을 거둘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를 고려할 때, SK가 삼성보다 1조4000억원 더 많은 영업 흑자를 낼 전망이다.
이같은 기조는 올 4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증권사 컨센서스에 따르면 4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익 전망치는 7조9646억원으로, 8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삼성 반도체는 3분기와 비슷한 5조원대에 머물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삼성전자는 그간 국내 시장에서 굳건히 지켜 온 ‘메모리 1등’ 자리를 ‘만년 2등’으로 여겨지던 SK하이닉스에 내줄 위기에 처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올 1분기 31.1%에서 2분기 34.5%로 3.4%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43.9%에서 42.9%로 1%p 낮아졌다. 이에 SK와 삼성 간 점유율 격차는 1분기 12.8%p에서 2분기 8.4%p로 좁혀졌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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