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BM 부진’ 탈출구 찾았다…“4분기 부터 HBM3E 판매”

시간 입력 2024-10-31 17:50:00 시간 수정 2024-10-31 17:5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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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매출 79조897억원, 영업이익 9조1834억원
DS부문 영업이익 3.86조원…시장 기대치 하회
일회성 비용 반영·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부진 영향
4분기 HBM3E 판매 본격 확대…“유의미한 진전 있어”
갤Z6 출시에도 MX 영업이익 전년비 하락…판매량 감소
AI 고도화·플래그십 판매 확대 집중…“신규 폼팩터 준비 중”

삼성전자가 올 3분기 반도체(DS) 부문에서 4조원에 못 미치는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인센티브 추앙 등 일회성 비용이 증가하고, 시스템LSI와 파운드리를 포함한 비메모리 사업 부문 적자가 지속된 영향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NW(네트워크) 부문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하면서 전사 실적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4분기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판매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쳤다. DS부문은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 및 기술 리더십 확보에 집중하는 한편, 세트 사업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AI 전략을 강화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액 79조897억원, 영업이익 9조183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31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4%, 영업이익은 277.4% 증가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 증가하면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앞선 최고 기록은 2022년 1분기 77조7800억원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 분기 10조4439억원에서 감소,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8일 잠정 실적을 발표하기 전 집계된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0조7717억원이었다.

영업이익 감소에는 주력 부문인 DS 사업의 영향이 컸다. DS부문은 3분기 매출 29조2700억원, 영업이익 3조86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같은 기간 7조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SK하이닉스의 절반 수준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4조~5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대했지만, 달러 약세가 지속되고,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기대치를 밑돌았다.

제품별로 보면, 메모리 부문은 업황 부진 속 △HBM △DDR5 △서버용 SSD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다만 시스템 LSI,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부문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수익성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진행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HBM의 경우 전 분기 대비 매출 증가 폭이 70%를 상회했고, 서버용 DDR5는 10% 중반, 서버용 SSD는 30% 중반을 기록했다“며 ”결과적으로 재고 감축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고수익 제품 판매에 힘입어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판매단가(ASP)는 전 분기 대비 한 자릿수 후반 상승했다“고 밝혔다.

시스템LSI는 매출 극대화 및 재고 최소화로 매출은 증가했으나 일회성 비용 증가로 실적은 하락했다. 파운드리는 모바일 및 PC 수요 회복이 기대보다 부진한 가운데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4분기 수익성 개선을 위해 선단 공정 기반의 고부가·고용량 메모리 제품판매에 집중하는 한편, 파운드리 시설 투자는 시황 및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4분기 이후에는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HMB3E 품질 검증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판매가 확대될 전망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당사 HBM 사업 내 HBM3E의 비중은 10% 초중반으로, 일부 사업화 지연이 있어 전분기 발표 수준은 하회 하겠으나, 4분기에는 HBM3E 비중이 50% 가량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예상 대비 주요 고객사향 HBM 사업화가 지연됐으나 주요 고객사 퀄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이 있어 4분기 판매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AI칩 공급업체인 엔비디아에 AI용 핵심 메모리인 HBM3E 공급이 임박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HBM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6세대 HBM(HBM4)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 부사장은 “HBM4는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복수 고객사와 커스텀(맞춤형) HBM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으며, 고객의 요구사항을 만족하기 위해 제조 관련 파운드리 파트너 선정은 고객 요구를 우선으로 해 외부·내부 관계없이 유연하게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8세대 V낸드 기반 PCIe 5.0 판매를 더욱 확대하고 고용량 QLC 양산 판매를 통해 시장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올해 47조9000억원의 시설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메모리 사업은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해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지만, 파운드리 투자 규모는 축소할 전망이다. 김 부사장은 “파운드리는 시황 및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기존 라인의 전환 활용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고 밝혔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중심지 '카루젤 뒤 루브르(Carrousel du Louvre)'에서 개최된 하반기 '갤럭시 언팩 2024(Galaxy Unpacked 2024)' 행사에서 '갤럭시 Z 폴드6'와 '갤럭시 Z 플립6'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중심지 '카루젤 뒤 루브르(Carrousel du Louvre)'에서 개최된 하반기 '갤럭시 언팩 2024(Galaxy Unpacked 2024)' 행사에서 '갤럭시 Z 폴드6'와 '갤럭시 Z 플립6'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세트 사업을 담당하는 DX 사업부의 실적은 매출 44조9900억원, 영업이익 3조3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모바일과 네트워크를 담당하는 MX·NW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2조8200억원이다. 전 분기 대비 개선됐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4.5% 감소한 수치다.

3분기 출시한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 Z 플립·폴드 6의 판매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5800만대로 지난해 3분기 5900만대에서 소폭 감소했다.

다니엘 아라우호 삼성전자 MX부문 상무는 “2025년에는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스펙을 지원하고 AI 고도화 및 플래그십 제품 중심의 판매 확대로 수익성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폴더블을 사용하는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은 만큼 더 많은 고객이 폴더블 제품을 실제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더 강력하고 혁신적인 모바일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한 신규 폼팩터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VD(영상디스플레이)·DA(생활가전전) 사업부는 매출 14조1400억원과 영업이익 53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 증가했고, 이익은 39.5% 늘었다.

이외에도 전장 자회사인 하만은 매출 3조5300억원, 영업이익 3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 22.2% 감소했다.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SDC)는 매출 8조원, 영업이익 1조5100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줄고, 이익도 22.2%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VD는 연말 성수기 영향으로 TV 수요 회복이 기대되는 가운데, 주요 유통사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프리미엄·대형·라이프스타일 TV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생활가전은 비스포크 AI 제품 글로벌 판매 확대를 통해 AI 가전 시장을 선점하고 시스템 에어컨 판매를 확대해 전년 대비 매출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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