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 구원투수 될까…“신뢰추락,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우려 제기

시간 입력 2025-01-16 07:00:00 시간 수정 2025-01-15 17:4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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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경쟁활성화 차원 ‘알뜰폰 시장 강화 방안’ 발표
도매대가 인하·풀 MVNO 등 중소 알뜰폰 사업자 지원 확대
부정개통 예방·고객서비스 편의성 강화 기틀 마련
시장에선 회의적 반응…“통신비 절감, 단말기 가격부터 손 봐야”

정부가 알뜰폰 시장을 강화하기 위한 전폭적인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망 도매대가를 대폭 낮추고, 보안·고객 서비스 체계를 엄격히 관리해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통신업계에서는 지원 정책만으로 알뜰폰 가입 수요를 일으키는 데엔 한계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알뜰폰 시장 체질 개선과 이용자 신뢰 회복을 핵심 목표로 하는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을 15일 발표했다. 

최근 알뜰폰 가입자가 948만명(2024년 9월 기준)에 달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부정개통 사례 등으로 이용자 신뢰도가 흔들린 데다, 대기업 알뜰폰 자회사 중심의 시장 편중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중소 알뜰폰 사업자가 저렴하면서도 신뢰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통신비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책을 내놓았다. 동시에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의무화와 부실 사업자 진입차단 등을 통해 시장 전반의 안전장치를 강화키로 했다.

◆ 망 도매대가 최대 52% 낮추고, ‘풀 MVNO’ 구축 지원

정부는 우선, 도매제공의무사업자(SKT)의 데이터 도매대가를 최대 52%까지 인하키로 했다. 기존 1.29원/MB에서 0.82원/MB로 36%낮추고, 대량 선구매 할인(SKT 기준 연간 5만TB 이상 25% 추가 할인) 등을 적용하면 최대 0.62원/MB까지 인하될 수 있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이를 통해, 1만원대 20GB 5G 요금제 등 기존 통신사 대비 훨씬 저렴한 ‘자체 요금제’가 출시될 전망이다.

알뜰폰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교환기, 고객관리 시스템 등을 갖춰 독립적으로 요금제를 설계할 수 있는 ‘풀(Full) MVNO’ 전환도 대폭 지원한다. 정부는 먼저 이통사와 망 연동을 의무화하도록 제도를 고치고, 정책금융을 통한 설비투자를 보조할 계획이다. 또 현재 SKT만 도매제공의무사업자로 지정돼 있지만, 풀 MVNO에 대해서는 KT와 LG유플러스까지 의무사업자로 지정해 알뜰폰 업체들의 선택 폭을 넓힌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 및 신규사업자 정책 관련 연구반 논의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 부정 개통 막고 고객서비스 편의성 강화

알뜰폰 업계의 신뢰회복을 위한 장치도 마련된다. 우선, 올 초 부실한 본인인증 시스템 탓에 발생한 부정개통 사례 등을 근절하기 위해, 앞으로 알뜰폰 사업자는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를 의무적으로 인증받고 매년 사후심사를 받게 된다. 또 정보보호 최고책임자(CISO) 신고를 통해 보안 체계를 보다 엄격히 점검받게 된다.

신규로 시장에 진입하려는 사업자의 자본금 기준도 기존 3억원에서 10억원으로 상향되고, 고객 피해 예방을 위한 이용자 보호계획서 제출도 의무화된다. 이는 자본이나 보안, 고객 응대 등이 미흡한 부실 업체가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원천 봉쇄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알뜰폰 이용자들이 해지나 분실신고, 사용량 조회 등 필수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이동통신사가 온라인 유통망 등 지원을 강화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알뜰폰 이용자 보호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해지 절차 등 핵심 고객 응대가 사업자별로 들쑥날쑥하지 않도록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다.

◆ 통신업계, 알뜰폰 시장 회복에 ‘회의적’…“단말기 가격이 진짜 문제”

정부의 고강도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알뜰폰 시장이 다시 활력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다. 기존에도 알뜰폰이 이통 3사보다 요금 경쟁력은 훨씬 강했지만, 알뜰폰으로 전환하는 가입자는 감소하는 추세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해 이통 3사에서 알뜰폰(MVNO)으로 번호이동한 건수는 100만9551건으로, 2023년(123만5417건)보다 18.3% 감소했다. 반면, 알뜰폰에서 이통 3사로 번호이동한 건수는 2023년 43만4521건에서 지난해 63만2119건으로 45.5% 증가했다. 이에 따라 알뜰폰 번호이동 순증은 37만7432건으로 전년(80만896건) 대비 52.8% 줄었다.

업계에서는 가입자가 체감하는 가계통신비가 통신 요금보다는 높아진 단말기 가격에 더 민감하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월마다 지불하는 통신비(통신요금+단말기 할부금) 측면에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다 보니, 멤버십 혜택과 개통이 편리한 이동통신(MNO) 서비스 대신 알뜰폰을 선택하는 가입자가 줄고 있다는 것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요금제 가격은 10년 전과 큰 차이가 없는 반면, 단말기 가격은 수요가 높은 프리미엄 모델 기준으로 2배 이상 비싸졌다”면서 “가입자들은 통신 요금 보다는 단말기 가격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이통사에서 알뜰폰으로 옮기는 수요는 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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