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관세 충격’ 가시화…현대차·기아, 미국 수출 1.3만대 빠져

시간 입력 2025-05-23 17:45:00 시간 수정 2025-05-23 17:4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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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대미 자동차 수출액 20% 감소…현대차 수출도 줄어
美 재고 소진 빨라…현지 생산 늘려도 비용 상승 불가피
현지 재고 활용하며 고군분투…한미 관세 협상 예의주시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사진제공=현대자동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수입차 관세 부과 여파로 대미(對美) 자동차 수출액이 크게 줄면서 ‘관세 충격’이 현실화했다. 현대자동차·기아를 필두로 한 국내 자동차 업계는 북미 재고를 최대한 활용하며 관세 영향 최소화에 나섰다. 다만 현지 재고 소진 시 가격 인상에 따른 판매 감소 가능성이 제기되며 업계 전반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이 수입산 자동차에 25%의 품목관세를 부과한 첫 달인 지난 4월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28억9000만달러(한화 약 4조원)로 전년 동월 대비 19.6% 감소했다. 한국의 최대 자동차 수출 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이 감소하면서 자동차 총수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감소한 65억3000만달러(한화 약 9조원)에 그쳤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맏형 격인 현대차가 지난달 미국에 수출한 물량도 5만1148대로 전년 동월(6만3939대) 대비 20% 줄었다. 4월 기준으로 현대차의 미국 수출량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선적량이 줄었던 2020년 4월(1만7480대) 이후 5년 만이다.

기아와 한국GM의 지난달 대미 수출량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출 물량 감소가 예상된다. 연간 기준으로 현대차의 지난해 미국 수출량은 63만7638대를 기록했고 기아는 37만7367대를, 한국GM은 41만대가량을 각각 수출했다.

문제는 미국 내 재고 소진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기아의 지난달 미국 판매량은 16만2615대로 전년 동월 대비 16.3% 늘어나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처럼 아직은 현지 재고로 대응할 수 있어 당장 수출 감소가 판매 감소로 이어지는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재고 소진 이후 미국향 수출량이 증가하면 품목관세를 반영할 수밖에 없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가격 경쟁력 약화로 미국 판매량이 감소하게 되면 다시 수출이 줄어드는 악순환을 야기할 수 있다.

HMGMA 근로자 ‘메타프로(Meta Pros)’들이 아이오닉5를 조립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HMGMA 근로자 ‘메타프로(Meta Pros)’들이 아이오닉5를 조립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준공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 확대 등을 통해 관세 충격을 최소화할 방침이지만, 모든 물량을 현지 생산으로 대체할 수는 없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미국 판매량 170만여대 중 한국을 비롯한 국가에서 수입한 물량은 100만대에 육박한다. 현대차·기아가 올해 미국 생산량을 100만대로 늘려도 지난해 기준으로 70만대는 여전히 25%의 품목관세 부과 대상에 해당하기 때문에 비용 상승을 피하기 어렵다.

앞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미국 관세에 대응해 다음달 2일까지 가격을 동결하고, 현지 재고를 활용한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선 재고 소진 이후 단계적인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무뇨스 사장이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결국 시장”이라고 언급한 부분도 가격 인상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3.1개월분의 북미 완성차 재고를 확보해 둔 상태다.

증권가에선 대미 수출에 따른 관세 부담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키움증권은 지난 20일 산업분석에서 “미국으로의 수출 선적을 전면 중단한 것이 아니라면 미국에 입항한 자동차가 통관되는 과정에서 품목관세 25%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결국 3분기가 아닌 2분기부터 품목관세 영향권에 들어선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현지 재고를 활용하는 전략을 이어가면서 한미 간 관세 협상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한미 양국은 지난달 ‘2+2’ 고위급 통상 협의 당시 미국이 상호관세 유예 종료 시점인 7월 8일까지 합의를 이뤄내자는 ‘줄라이 패키지’에 합의했다. 한국은 조선 중심의 전략적인 한미 산업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상호관세와 자동차를 비롯한 품목관세를 면제받거나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에 임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재고 소진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한미 관세 협상에서 진전이 없는 한 자동차 수출은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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