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서 징역 3년 법정구속…약 70억원 횡령·배임 인정
충격 빠진 한국앤컴퍼니그룹…“법적 대응 방안 협의”
한온시스템 화학적 결합 과제…글로벌 사업 타격 우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의 법정구속으로 한국타이어의 경영 시계가 멈춰 섰다. 미래 사업 투자와 미국 관세 대응 등 중요한 의사 결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심서 약 70억원 규모 횡령·배임 인정…징역 3년 법정구속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전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조현범 회장에게 일부 배임 혐의에 징역 6개월을, 나머지 혐의에 징역 2년 6개월을 각각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한국타이어가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로부터 타이어 몰드를 사들이면서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해 자사에 131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특경법상 배임·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한국타이어의 타이어 몰드 가격 책정 방식이 MKT에 유리하게 왜곡됐다거나 제조원가를 과다계상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MKT는 한국타이어와 조 회장, 그의 형인 조현식 고문 등이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사진제공=한국앤컴퍼니그룹 >
하지만 현대자동차 협력사 리한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대표와의 개인적 친분을 앞세워 MKT 자금 50억원을 빌려준 혐의 등을 포함해 2017년부터 2022년까지 70억원대 회삿돈을 횡령·배임한 혐의는 대부분 유죄로 인정했다.
조 회장이 계열사 임원 박모씨와 공모해 개인적으로 사용할 차량 5대를 한국타이어 계열사 명의로 구입·리스해 12여억원의 이익을 얻었다는 혐의도 차량구입비 등 약 5억1000만원과 차량 사용이익 등 부분을 이득액으로 봐 업무상 배임 유죄로 판단했다.
운전기사에게 문제가 된 차량 일부를 은닉하도록 교사한 혐의(증거은닉 교사)도 객관적인 정황과 진술에 부합한다며 유죄로 봤다.
조 회장 본인 또는 친분이 있는 사람이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한국타이어 계열사들의 법인카드 대금을 회삿돈으로 대납해 5억8000만원의 이익을 얻었다는 공소사실도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해 유죄로 인정했다.
이 밖에도 개인적인 이사비용과 가구비용을 한국타이어 자금으로 지급해 2억6000만원을 횡령하고, 한국타이어에 고용된 운전기사에게 자신의 배우자 전속 수행 업무를 맡겨 4억3000만원의 이익을 본 혐의도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경영 공백에 그룹은 큰 충격…한국타이어, 시계제로 상태 빠져
조 회장의 법정구속을 예상하지 못한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선고 후 큰 혼란에 빠졌다. 현재로선 조 회장의 구속으로 발생할 경영 공백에 대처할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한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혹스럽고, 그룹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다”며 “항소를 포함한 법적 대응 방안을 변호인단과 신중하게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조 회장은 지난 10일 창립 84주년을 맞아 전 계열사 글로벌 임직원을 대상으로 “프로액티브(Proactive) 혁신으로 대내외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가 새로운 질서를 만들자”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지금이 변화를 주도할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조 회장이 옥중 경영에 들어가게 되면서 그룹은 구심점을 잃게 됐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직면한 최우선 과제는 올해 초 인수를 마친 한온시스템과의 화학적 결합이다. 한국타이어의 자회사로 편입된 한온시스템의 재무구조 개선도 이뤄내야 한다. 한온시스템은 올해 1분기 이자 부담과 수익성 저하로 순손실 226억원을 기록했다.
조 회장은 2023년 형제들과 손잡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후 세계 2위 열관리 솔루션 기업인 한온시스템 인수에 성공하며 사업 확장을 진두지휘해왔다. 그 결과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재계 순위는 지난해 49위에서 올해 27위로 뛰어올랐다.
조 회장은 기존 타이어와 한온시스템의 열관리 시스템 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재편 중이었는데, 이번 구속으로 이러한 계획 추진은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졌다.

경기도 판교 소재 한국앤컴퍼니그룹 본사 테크노플렉스 전경.<사진제공=한국앤컴퍼니그룹>
그룹 주요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 차질로 한국타이어의 글로벌 사업도 타격을 받게 됐다.
조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 등에 대응해 올해 테네시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을 550만본에서 1200만본으로 확충했고, 이르면 4분기 안에 초도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다만 오너 리스크로 변수가 생긴 데다 연구개발(R&D) 투자가 뒤로 밀리면서 협력사들이 악영향을 받을 수도 있게 됐다.
조 회장 주도로 출범한 그룹 최초의 스타트업 투자 전담 조직 운영도 빨간불이 커졌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지난 9일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한국앤컴퍼니벤처스’를 설립했다. 한국앤컴퍼니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의 100% 자회사로, 시드 단계부터 시리즈 A·B 수준까지 스타트업 투자를 적극 추진해 유망 기업을 조기에 발굴·육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재계 관계자는 “전문경영인이 있지만, 그룹의 중요 의사결정과 굵직한 투자에 있어서는 총수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급변하는 통상 환경 속에서 민첩한 대응이 힘들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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