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부품 현지화’ 카드 꺼냈다…부품사 ‘수출 직격탄’ 우려

시간 입력 2025-07-29 07:00:00 시간 수정 2025-07-29 17:3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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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현지화 본격 추진키로…‘공급망 변화’ 공식화
변수 대응·수익성 방어…완성차 현지 생산도 늘려
부품사 납품 감소 전망…관세 인상 시 가격 경쟁력↓

현대자동차가 중장기 전략 중 하나로 부품 현지화를 본격 추진한다.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등과 같은 변수에 대응해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서다. 다만 현대차의 부품 현지화가 실제로 이뤄지면 국내 부품사들의 대미(對美) 수출이 줄어 실적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2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부품 공급망 변화를 공식화했다. 부품 소싱 다변화를 위해 태스크포스팀(TFT)을 가동했으며, 200여개의 부품에 대해 선정 업체들로부터 견적을 받았다. TFT는 현재 수출과 현지 소싱 등을 비롯한 최적의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해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 24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재료비·가공비 절감은 물론 부품 소싱 변경을 추진해 생산 효율화를 통한 근본적인 대응을 지속하겠다”며 “중장기적으로는 R&D, 생산, 품질 전사 협업체계 구축을 통한 다각적인 분석으로 전략적인 부품 현지화를 추진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현대차가 부품 현지화 카드를 꺼내든 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여파로 2분기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관세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분이 8282억원인데, 이 중 20%가 부품 관세에서 비롯됐다. 같은 그룹 계열사인 기아도 미국 관세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7860억원 감소한 터라 향후 방향성이 현대차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생산하는 차량의 현지 부품 조달률은 낮은 축에 속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테슬라(68.9%), 혼다(62.3%), 도요타(53.7%) 순으로 미국 부품 조달률이 높고 현대차·기아(48.6%)를 비롯해 닛산(41.4%), 포드(40.1%), GM(31.1%)은 낮은 편이다.

현대차·기아의 부품 현지화가 현실화하면 국내 부품사들의 대미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82억2000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그중 60~70%가 현대차·기아향(向)으로 부품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국내 부품 업계로선 가장 큰 수출 시장의 최대 고객을 잃을 위기에 놓인 셈이다.

HMGMA 근로자 ‘메타프로(Meta Pros)’가 작업하는 모습.<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HMGMA 근로자 ‘메타프로(Meta Pros)’가 작업하는 모습.<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완성차 현지 생산을 확대할수록 국내 부품사들의 납품 물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부품 관세가 없다면 국내 완성차 생산 물량이 미국으로 넘어가더라도 수출을 통해 부품 납품을 이어갈 수 있지만, 관세로 인해 현대차그룹의 현지 조달 체제가 구축되면 납품액 순감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부품 업계의 완성차 업체 납품액은 총 71조6584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현대차(37조4797억원)와 기아(27조2524억원)의 합산 점유율은 90.3%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의 현지 생산이 늘면 수출이 줄어 국내 부품사들의 납품과 매출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만약 관세 부담이 더 커지면 부품사들의 가격 경쟁력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준공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연간 생산능력을 30만대에서 5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하이브리드차도 혼류 생산한다. 기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연산 36만대)과 기아 조지아 공장(연산 34만대)을 포함하면 미국 현지에서 총 120만대의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약 170만대를 판매했는데, 약 70%를 현지에서 생산하면 관세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본부장은 “시나리오별로 완성차 현지 생산 확대를 면밀히 검토해 탄력적으로 시장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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