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자동차 관세 ‘25%→15%’…車업계, 안도와 우려 교차

시간 입력 2025-07-31 17:40:00 시간 수정 2025-07-31 17: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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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 15%·자동차 품목관세 15% 확정
일본·EU와 같은 관세율…경쟁 격화 예상돼
현대차·기아 손실액 감소 전망…부담은 여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미국인의 의료 기록 접근성 개선 제안 홍보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AP 연합뉴스>

한미 무역협상 타결로 상호관세와 함께 자동차 품목관세가 15%로 확정된 가운데 국내 자동차 업계는 현행 25%의 고율 관세가 낮춰졌다는 점에서 일단은 안도하고 있다.

다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지난 10년 가까이 미국에 자동차를 무관세로 수출해 온 만큼 그간 2.5%의 관세를 적용받던 일본·유럽연합(EU)과 같은 관세율을 부담하게 돼 이점이 사라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국 무역협상 대표단과 만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국이 한국과 전면적이고 완전한 무역 합의를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약 487조원)를 투자하고, 1000억달러(약 139조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등을 추가 구매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통해 상호관세를 15%로 확정했다. 한국은 이날 미국과 무역협상이 타결되지 않았을 경우 오는 8월 1일부터 25%의 관세를 물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이를 10%포인트 낮춘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이 소유하고 통제하며 대통령인 내가 선택하는 투자를 위해 3500억달러를 미국에 제공할 것”이라며 “추가로 한국은 1000억달러 상당의 LNG나 기타 에너지 제품을 구매하고, 한국의 투자 목적을 위해 큰 액수의 돈을 투자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상호관세 인하와 함께 자동차 품목관세도 기존 25%에서 15%로 낮아졌다. 앞서 미국이 일본·EU와 합의한 관세율과 같은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과의 교역에 완전히 개방하기로 하고 자동차와 트럭,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을 받아들이겠다고 합의했다”면서 “우리는 한국에 대한 15% 관세에 합의했으며, 미국은 관세를 부과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3월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열린 준공식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이날 한미 무역협상 결과와 관련해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관세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 방안을 추진하고, 품질 및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기술 혁신 등을 통해 내실을 더욱 다져 나갈 계획”이라며 “대미 관세 문제 해결을 위해 온 힘을 다해주신 정부 각 부처와 국회의 헌신적 노력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현대차·기아와 연간 생산분의 약 90%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GM을 비롯한 국내 자동차 업계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최대 경쟁국인 일본·EU와 비교해 차별이 없어졌다는 점에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고 보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도요타와 혼다를 비롯한 일본계 7개 브랜드의 판매량은 588만대(점유율 37.1%)였다. 독일 3사를 포함한 유럽계 브랜드는 162만대(점유율 10.3%)를 판매했다. 현대차·기아는 170만대를 판매해 점유율 10.8%를 차지했다.

이번 관세율 하향 조치는 현대차·기아의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여파로 현대차·기아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에서 본 손실액는 1조6142억원에 달한다. 관세로 인한 현대차의 영업이익 감소분은 8282억원, 기아는 786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로 인해 현대차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8% 감소했고, 기아는 24.1% 줄었다.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6% 쪼그라들었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사진제공=현대자동차>

하지만 일본과 EU가 적용받는 15% 관세가 기존 2.5%에 자동차 품목관세 12.5%를 더한 수치라는 점에서 한국도 기준점 격인 12.5%까지 관세를 내리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 분위기다. 한미 FTA에 따라 무관세를 적용받아 미국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던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유리한 고지를 잃었다는 분석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자동차 관세의 경우 한국은 마지막까지 12.5%가 맞다고 주장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15%’라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이 기존 2.5% 관세에서 12.5%포인트 올린 15%로 합의한 점을 고려하면 기존 한미 FTA로 0% 관세를 적용받던 한국은 12.5%로 결정되는 것이 합리적이었다”면서 “FTA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 FTA를 통한 이점이 사라지면서 장기적으로 관세 부담은 현대차·기아에 압박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협상을 지속하며 실익을 챙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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