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안성고속도로 붕괴, 현대엔지니어링도 책임”…국토부, 직권 처분도 검토

시간 입력 2025-08-19 17:37:00 시간 수정 2025-08-20 06: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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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원인은 ‘스크류잭 제거’…현엔은 제거 사실도 파악 못했다
국토부 “현엔 올해 사고 3건·사망자 6명…처분수위 직권 검토”

지난 2월 세종안성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교각 위에 설치 중이던 교량 상판 구조물이 무너져 내렸다.<사진=연합뉴스>
지난 2월 세종안성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교각 위에 설치 중이던 교량 상판 구조물이 무너져 내렸다.<사진=연합뉴스>

세종안성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와 관련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도 책임이 있다는 조사결과과 나왔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현대엔지니어링에 대해 직권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는 것을 검토키로 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공사현장에서는 올해 3건의 사고가 발생했으며 총 6명의 근로자가 목숨을 잃었다.

19일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사고조사위)는 이번 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사고가 전도방지시설(스크류잭)의 임의 제거와 런처(거더를 운반하는 장치)를 후방으로 이동한 점 등이 사고의 주요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이 사고는 지난 2월 25일 세종안성고속도로 건설공사 중 청용천교가 붕괴한 사고다. 런처를 통해 청영천교 상부거더를 설치한 후 런처가 후방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거더가 전도·붕괴된 것이다. 이 사고로 6명이 부상을 입고 4명이 사망했다.

사고조사위는 붕괴 시나리오별 구조해석 결과, 런처 후방이동 등 동일한 조건에서도 스크류잭이 제거되지 않았다면 거더가 붕괴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즉 스크류잭 제거가 결정적 원인인 셈이다.

하지만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하도급사의 스크류잭 제거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도공 매뉴얼에 따르면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목적물 외 임시시설에 대한 검측 책임이 있었지만 이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또 런처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전방이동 작업에 대해서만 안전인증을 받았으나 후방이동 작업 등을 포함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법령을 위반해 안전관리계획서를 작성했음에도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발주처인 도로공사는 이 계획을 수립·승인했다.

시공 과정에서는 시공계획에 제시된 런처 운전자와 사고 당일 작업일지의 운전자가 서로 달랐고 작업일지상의 운전자는 작업 중 현장을 이탈하는 등 전반적인 현장 관리·감독이 부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안성고속도로 교량 붕괴사고를 설명하기 위해 건설사고조사위원회가 준비한 PPT자료.<사진=e브리핑 화면 캡처>
세종안성고속도로 교량 붕괴사고를 설명하기 위해 건설사고조사위원회가 준비한 PPT자료.<사진=e브리핑 화면 캡처>

이번 사고조사위 활동과 별개로 국토교통부 특별점검단도 올해 4월 사고가 발생한 세종안성 고속도로 건설공사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했다. 그 결과 안전관리 미흡 사례 4건, 품질관리 미흡 사례 1건, 불법하도급 사례 9건 등 총 14건의 부적절한 사안을 확인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책임 소재가 분명해지면서 현대엔지니어링에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들어서만 한 달 만에 3건의 사고가 발생했으며 사망자는 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세종안성고속도로 건설현장 붕괴사고로 작업자 4명이 사망한 것을 포함해 지난 3월에는 경기 평택 공동주택 신축공사 중 추락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1명이 사망했다. 또 같은 달 충남 아산 오피스텔 신축공사장에서 달비계 작업 중에도 노동자 1명이 사망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사고조사위 조사결과와 국토부 특별점검 결과를 관계부처와 지자체 등에 통보할 예정이다. 각 행정청은 소관법령에 따라 벌점·과태료 부과, 영업정지 처분 등을 검토한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에 대해서는 국토부가 직권으로 처분 수위를 내리는 것을 검토 중이다. 김태병 정책관은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사고가 3번 있었고 사망자 수가 합쳐서 6명”이라며 “현대엔지니어링 사고 같은 경우는 사망자 수가 많고 국토부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통한 조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국토부 직권 처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일 오홍섭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위원장이 국토교통부 기자회견장에서 세종안성고속도로 교량붕괴 사고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9일 오홍섭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위원장이 국토교통부 기자회견장에서 세종안성고속도로 교량붕괴 사고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구조물에 대한 재시공 가능성도 높아졌다. 현장에 남아 있는 구조물에 대한 안전성 확인 결과 교각의 기둥과 기초 접합부가 손상돼 있었고 교대의 콘크리트 압축강도가 설계기준의 84.5%에 불과하는 등 부적합한 부분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오홍섭 사고조사위 위원장은 “P4교각에 대해서는 정밀안전진단 후 거대 보수·보강, 재시공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A1, P1 지간의 6개 거더는 현재 횡만곡량을 초과했기 때문에 공사 재개 후 정밀 측량 이후 거더의 사용 또는 재가설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지난 3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교각 재시공과 관련 “사고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진행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국토부 사조위 조사 결과를 면밀히 검토하고 제시된 의견과 권고 사항을 상세히 분석해 회사 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문화와 시스템에 적극 반영하겠다”며 “세종안성 고속도로 공사와 관련한 향후 절차가 마련되는 대로 안전과 품질, 환경을 최우선에 두고 사업 완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수연 기자 / ddun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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