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에 영업익 8천억 줄었는데…파업한다는 현대차 노조

시간 입력 2025-08-26 17:40:00 시간 수정 2025-08-27 06:5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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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교섭 결렬 선언 이후 합법적 파업권 확보
정년 연장·주 4.5일제 도입 요구에 임단협 난항
생산 차질 시 실적 타격…조만간 교섭 재개 예상

현대자동차가 미국발 관세 충격 여파로 수익성 방어에 나선 가운데 노동조합이 임금 인상과 정년 연장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했다.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하면 공장 셧다운과 생산 차질로 매출 손실이 발생해 현대차가 실적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에 따르면 전날 전체 조합원 4만2180명을 대상으로 2025년도 단체교섭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 참여 조합원 3만9966명 중 90.92%(3만6341명)가 찬성해 가결됐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28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파업 여부와 일정 등을 논의한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 찬반투표 가결 직후 중앙노동위원회는 노사 양측의 입장 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교섭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고,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 노조가 실제로 파업에 나서면 2018년 이후 7년 만이며, 지난 24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국회 통과 이후 첫 대규모 쟁의행위가 된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2024년도 단체교섭을 파업 없이 합의해 2019년부터 6년 연속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무분규 타결을 이뤄냈다. 1987년 노조 창립 이후 사상 첫 6회 연속 무분규 기록이다. 다만 올해는 정년 연장과 주 4.5일제 도입 같은 민감한 사안이 협상 테이블에 오른 상태라 7년 연속 임단협 무분규 타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문용문 현대차 노조지부장(가운데)이 지난 18일 노조사무실에서 올해 단체교섭 결렬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용문 현대차 노조지부장(가운데)이 지난 18일 노조사무실에서 올해 단체교섭 결렬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현재 통상임금의 750% 수준인 상여금을 900%로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년을 현재 60세에서 국민연금 수령 개시 전년 연말(최장 64세)로 연장, 주 4.5일제(금요일 4시간 단축 근무) 도입, 퇴직금 누진제 도입, 통상임금 위로금 지급 등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6월 18일 상견례 이후 17차례에 걸쳐 교섭을 이어왔지만, 사측이 구체적인 안을 내놓지 않았다는 이유로 노조는 지난 13일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당시 노조는 “조합원들의 정당한 요구에 한 번도 제대로 된 제시안을 내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미국 관세 등으로 대내외 경영환경이 어려운 시기에 노조가 결렬을 선언해 유감스럽다”고 했다.

노조는 지난해 영업이익 14조2396억원 달성,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7.3% 증가, 미국 관세 리스크 일부 해소 등을 내세우며 임금 인상 요인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사측은 미국 관세 압박이 여전하고,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으로 하반기 영업이익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노사의 임단협 교섭이 지지부진한 이유로는 정년 연장과 주 4.5일제 도입이 꼽힌다. 현재 현대차의 정년은 만 60세로, 숙련 재고용 제도를 통해 촉탁계약직 신분으로 최대 2년 더 근무할 수 있지만 정년 연장을 다시 요구한 것이다. 정년 연장과 주 4.5일제 도입은 이재명 대통령의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시절 주요 공약 중 하나로, 회사 입장에선 인건비 부담 가중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현대차 울산 1공장 아이오닉·코나 생산 라인.<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 울산 1공장 아이오닉·코나 생산 라인.<사진제공=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현대차가 입는 피해는 상당하다. 앞서 현대차는 2016년과 2017년에 각각 24일간의 노조 파업으로 14만2000대와 8만9000대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당시 매출 손실 규모는 2016년 3조1000억원, 2017년 1조8900억원에 달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여파로 현대차·기아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에서 본 손실액은 1조6142억원에 육박한다. 관세로 인한 현대차의 영업이익 감소분은 8282억원, 기아는 786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3조60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 감소했고, 기아는 2조7648억원으로 24.1% 줄었다.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6조36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 쪼그라들었다.

미국의 대(對)한국 자동차 관세의 경우 지난달 31일 한미 무역협상 합의를 통해 현행 25%에서 15%로 낮추는 것으로 합의됐으나, 아직 적용 시점은 불분명하다. 업계는 이르면 4분기부터 15%로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최종 결정 권한이 미국에 있어 불확실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관세와 전기차 캐즘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공장까지 멈춘다면 실적에 악영향이 클 것”이라며 “회사 측이 추가적인 협상안을 제시하기 위해 조만간 교섭 재개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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