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 없는 과금’ 금지…위반 시 최대 1000만원 과태료 부과
플랫폼 수수료 공백 전망…배차 밀도·서비스 투자 위축 우려도
‘콜 기피→길거리 영업 이동’ 가능성도…호출 저하 vs 공정성 충돌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이 올해 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3개월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이날부터 시행된다. <출처=연합뉴스>
‘택시 배회영업 수수료 금지’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서 국내 모빌리티 시장 전반에 적지 않은 구조적 변화가 예상된다. 모빌리티 플랫폼이 중개하지 않은 운행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부과할 수 없도록 한 이번 조치는, 그간 제기돼 온 택시기사들의 불만을 반영한 제도 개선이라는 평가와 함께, 플랫폼 기반 호출 시스템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이 올해 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3개월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이날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은 플랫폼 가맹사업자가 앱 호출을 통하지 않은 △길거리 승차(배회영업) △택시 승차대 대기 △타 플랫폼 호출 운행 등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시정명령과 함께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번 조치는 그동안 카카오모빌리티 등 플랫폼 사업자가 총매출 기준으로 수수료를 징수해온 구조에 제동을 건 것으로, 국회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온 ‘중개 없는 과금’ 관행을 제도적으로 차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실제로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 택시가 호출 영업뿐 아니라 배회영업을 할 경우에도 총매출의 약 3.3%를 수수료로 부과해왔다.
김희정 국회의원(국민의힘·국토교통위원회)은 “오랜 기간 고착돼 온 부당한 수수료 구조를 제도적으로 바로잡고, 가맹택시 기사들이 흘린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김희정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일명 '카카오택시 배회영업 등 수수료 부과 금지법'이 지난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출처=김희정의원실 제공>
그러나 플랫폼 업계의 반응은 엇갈리는 분위기다. 그동안 가맹택시 모델은 호출 여부와 관계없이 전체 운행 매출에 동일한 수수료를 부과하는 대신, 자동배차 시스템과 목적지 미표시 호출, 기사 교육과 서비스 관리 등을 결합한 ‘패키지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로 운영돼 왔다. 이러한 일괄 수수료 체계는 기사들이 특정 영업 방식에 쏠리지 않도록 설계된 것으로, 단거리 호출 기피나 승차거부 같은 고질적 문제를 완화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배회영업 수수료가 사라지면서 이 같은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수수료 부담이 없는 배회영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경우, 특히 수요가 집중되는 심야나 출퇴근 시간대에 기사들이 앱 호출을 기피하고 길거리 영업으로 이동할 유인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플랫폼 기반 배차 밀도가 낮아지고 호출 성공률이 떨어지면서, 이용자 입장에서는 다시 ‘택시 잡기 어려운’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무적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는 배회영업 매출 비중을 전체의 약 15~20% 수준으로 추산해 플랫폼이 배회영업에서 거둬들이던 수수료는 연간 약 300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수익을 넘어 브랜드 운영, 기사 교육, 서비스 품질 관리, 관제 시스템 유지 등에 투입되던 재원이라는 점에서, 수수료 공백이 향후 서비스 투자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장에서도 변화는 이미 감지된다. 카카오모빌리티와 가맹사업자들은 배회영업과 호출영업을 분리해 정산하는 방식으로 계약 구조를 재편하고 있으며, 이에 맞춘 전산 시스템 개편도 병행 중이다. 다만 정산 기준이 복잡해지면서 향후 수수료 분쟁이나 과다 부과 논란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현장 혼선을 막기 위해 가맹계약과 시스템을 미리 손보고 있다”며 ”법 시행 후에도 데이터를 계속 추적하며 세심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택시업계는 이번 조치를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현장 기사들은 플랫폼을 통하지 않은 운행에도 수수료를 부담해온 구조는 납득하기 어려웠다며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중개 없이 과금이 이뤄지는 방식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번 법안 역시 기사들의 지속적인 민원을 계기로 발의돼 국회를 통과한 만큼, ‘공정성 회복’이라는 정책 취지에 대해서는 업계 전반에서 일정 수준의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다.
결국 이번 제도는 플랫폼의 ‘통합 서비스 대가’ 논리와 기사들의 ‘실제 중개 기반 과금’ 요구가 충돌한 결과로 해석된다. 문제는 이러한 충돌이 단순한 수수료 논쟁에 그치지 않고 시장 행태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정성 강화라는 정책 목표와 호출 시스템의 효율성 유지라는 산업적 요구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향후 플랫폼이 어떤 방식으로 새로운 수익 모델과 인센티브 구조를 설계하느냐가 시장 재편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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