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조, 2024년 이어 또다시 지노위 조정 신청
임금 교섭서 ‘이익 연동 성과급’ 논의…“다법인·수익구조 등 제조업과 달라”
노조 “성과급은 여론 호도용 프레임, 본질은 불통”…20일 단체행동 예고

카카오 노조가 지난 3월 12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정문 앞에서 계열사의 고용 안정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진채연 기자>
카카오 노사가 올해 임금협약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국 노동위원회 문턱을 다시 넘게 됐다. 2024년에 이어 2년 연속 조정 신청이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제조업에서 촉발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가 IT·플랫폼 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지난 7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청에는 카카오 본사를 포함해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등 4개 법인 노조가 참여했다.
노사는 임금 교섭 과정에서 성과급 재원 규모를 영업이익의 약 10% 수준으로 명시하는 것을 논의했으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카카오의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약 4400억원)을 적용하면 약 440억원 규모로, 직원 4000명 기준 1인당 1100만원 선이다.
‘이익 연동 성과급’의 출발점은 지난해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명시한 사례다.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SK하이닉스가 성과 배분 산식을 제도화하자, 다른 업종 노조에서도 유사한 요구가 잇따랐다. 현재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20%, LG유플러스 노조는 30%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고 있다.

카카오 판교 아지트. <출처=카카오>
문제는 동일한 ‘영업이익 비율’ 산식이라도 업종과 실적 규모에 따라 의미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7조원대로, 카카오 별도 기준의 100배가 넘는다. 반도체처럼 사이클에 따라 조 단위 이익이 발생하는 자본집약 산업과 광고·커머스 수익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사업의 이익 구조 자체가 다르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카카오 특유의 다법인 구조가 변수를 더한다. 이번 조정 신청에 포함된 4개 법인 가운데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수년째 적자를 기록 중이고, 카카오페이도 분기별 실적 변동성이 크다. 본사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단일 산식을 적용할 경우 적자 계열사 직원에게도 보상 재원을 배분해야 하는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반대로 법인별 실적에 연동하면 같은 ‘카카오 크루’라도 소속 법인에 따라 보상 격차가 벌어진다.
카카오 노조는 앞서 2024년에도 단협 교섭이 결렬돼 지노위에 조정을 신청한 전례가 있다. 2년 만에 같은 절차가 반복된다는 점에서, 이번 갈등이 일회성 이슈라기보다 카카오의 보상체계 자체를 둘러싼 구조적 문제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조정이 결렬되면 노조는 쟁의행위 절차에 돌입할 법적 권한을 얻는다. 다만 조정 결렬이 곧바로 파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조합원 찬반투표 등 내부 절차를 거쳐야 한다. 노조는 이미 오는 20일 판교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예고한 상태로, 조정 진행 상황과 무관하게 단체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카카오 노조는 사측이 외부에 부각한 ‘영업이익 10%’ 수치에 대해 “교섭 과정에서 회사가 제안해 검토된 여러 안 중 하나일 뿐, 노조 요구안이나 결렬의 핵심 쟁점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노조는 “회사가 특정 숫자만을 의도적으로 공개해 크루들을 ‘수억 원 성과급을 요구하는 집단’으로 비치게 만들기 위한 프레임 작업”이라며 “교섭 결렬의 책임은 성과급 단일 쟁점이 아니라, 노동시간 문제 방치와 일방적 의사결정을 반복해온 경영진의 태도에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회사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때마다 크루들에게는 극히 제한적인 보상만 배분되는 반면 임원 보수는 지속 확대돼왔다”고 지적하며, 20일 판교역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카카오 공동체 전반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단체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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