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위 2차 조정도 결렬…본사 노조 합법적 쟁의권 확보
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5개 법인 공동파업 가능성
‘카톡 마비’ 가능성 낮지만…AI 신사업·신뢰 회복 부담 커져
카카오가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에 직면했다. 노사 간 2차 조정마저 결렬되면서 본사를 포함한 그룹 5개 법인이 동시 쟁의권을 확보 하면서, 사상 초유의 ‘카카오 그룹 총파업’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인공지능(AI) 신사업과 대외 신뢰 회복에 사활을 걸어온 카카오에 노조 리스크가 대형 악재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7일 밤 11시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이하 카카오 노조)와 카카오의 임금협상 조정 중지를 결정했다. 양측은 이날 오후 3시부터 2차 조정에 돌입해 한 차례 정회를 거친 뒤 약 8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을 이어갔지만, 임금 및 성과급 보상 체계를 둘러싼 이견을 끝내 좁히지 못했다. 조정 중지는 노사 간 입장차가 커 합의 도출이 어렵다고 판단될 때 내려지는 결정으로, 카카오 노조는 이로써 법적으로 쟁의에 나설 수 있는 지위를 확보했다.
앞서 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프라이즈·디케이테크인·엑스엘게임즈 등 4개 계열사는 1차 조정 중지로 이미 쟁의권을 쥔 상태였다. 이들 법인과 본사는 지난 20일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를 모두 가결시켰다. 지난해 6월 카카오모빌리티 노조가 부분 파업을 진행한 적이 있지만, 본사와 주요 계열사가 공동으로 쟁의에 나서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노사 간 이견이 가장 컸던 지점은 성과급 보상 체계다. 노조는 회사가 지난해 호실적을 거두고 경영진에게는 고액의 성과급을 지급하면서도 직원 보상에는 인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13~14%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1인당 500만원 상당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은 성과급과 별도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RSU 역시 보상 성격을 갖는 만큼 성과급 체계 안에서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스톡옵션 대신 1년 이상 근속 직원에게 매년 500만원 상당의 RSU를 지급해왔다.
이 같은 갈등은 본사 뿐만 아니라 계열사들도 똑같이 겪고 있다. 노조는 디케이테크인의 임금 인상률이 총 재원 2%에 그쳐 최저임금 인상률에도 못 미친다고 비판했고, 엑스엘게임즈 희망퇴직 추진과 관련해서도 구조조정 강행 시 파업 투쟁을 포함한 모든 수단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카카오가 유지해온 계열사별 독립 경영 기조와 달리, 노조는 본사와 계열사를 묶어 보상의 형평성과 고용 안정성을 한꺼번에 쟁점화한 셈이다.
이번 사태로 카카오는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의 사법 리스크에 이어 파업 리스크까지 떠안게 됐다. 카카오는 사법 리스크와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논란 이후 훼손된 대외 신뢰 회복에 주력해 왔지만, 창사 후 첫 파업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조직 결속과 신뢰 회복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특히 플랫폼 경쟁력이 개발자·AI 인력 등 인적 자본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노조와의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인재 유출로 중장기 AI 전환 전략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 파업이 단행되더라도 카카오톡 등 주요 서비스가 곧바로 마비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필수 운영 인력과 자동화 시스템, 비상 대응 체계가 갖춰져 있어 단기 파업만으로 핵심 서비스에 중대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노조 역시 서비스 중단보다는 사측 압박 수단으로 쟁의를 활용할 공산이 크다. 결국 관건은 노조가 전면·부분·순환 파업 등 어떤 수위의 쟁의에 나설지다. 카카오 노조는 내달 파업을 예고하면서도 구체적 일정과 방식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카카오 관계자는 “회사는 조정 절차 이후에도 노동조합과의 대화 창구를 열어두고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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