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의결 수용 여부가 관건…과징금 대신 상생기금·수수료 개편 가능성
‘최혜대우’ 가격 제한 쟁점 부상…점주 가격 자율성 침해·경쟁 저해 판단 주목
쿠팡,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 심의까지 ‘이중 부담’…최대 1조원대 제재 가능성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판단을 앞두고 있다. <출처=우아한청년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에 대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판단이 임박한 가운데, 국내 플랫폼 규제 방향을 가를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양사가 나란히 ‘동의의결’을 신청한 가운데, 공정위가 이를 수용할지 여부에 따라 과징금 부과 여부는 물론 향후 플랫폼 규제 기조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여기에 쿠팡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따른 별도의 과징금 심의까지 앞두고 있어 부담이 한층 커진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중 전원회의를 열고 배민과 쿠팡이츠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특히 최근 지방선거가 종료되면서 주요 플랫폼 규제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핵심은 이른바 ‘최혜대우’ 요구 관행이다. 공정위는 배민이 입점 점주들에게 다른 배달 애플리케이션보다 더 비싸게 판매하지 못하도록 요구한 혐의를 집중 조사해왔다. 이는 특정 플랫폼에서의 가격이나 혜택 조건을 타 플랫폼보다 불리하게 설정하지 못하도록 압박하는 방식으로, 점주의 가격 결정 자유를 제약하고 경쟁 플랫폼 활동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된다.
이 같은 행위는 공정거래법상 ‘상대방의 사업 활동을 부당하게 구속하는 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쿠팡이츠 역시 유사한 구조의 최혜대우 요구 의혹을 받고 있어, 두 사건은 사실상 동일한 경쟁 제한 이슈를 공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배민은 지난달 22일 공정위에 동의의결 신청서를 제출하며 자진 시정 의사를 공식화했다. 동의의결은 기업이 스스로 시정안을 제시하고, 공정위가 이를 타당하다고 판단하면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배민은 문제된 거래 조건을 시정하는 동시에 입점업체와의 상생 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
절차는 두 차례 전원회의를 거친다. 첫 심의에서 신청이 수용되면 공정위와 기업이 시정안을 구체화하고, 이후 다시 전원회의에 상정돼 최종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한 번이라도 기각될 경우 동의의결 절차는 종료되고, 과징금 산정 등 정식 제재 절차로 전환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중 전원회의를 열고 배민과 쿠팡이츠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출처=공정거래위원회>
쿠팡이츠도 최근 동의의결을 신청하며 같은 선택지를 택했다. 다만 쿠팡이츠는 앞서 한 차례 동의의결을 추진했다 상생안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절차가 중단된 전례가 있다.
동의의결이 받아들여질 경우 업계는 과징금 대신 상생기금이나 거래조건 개선 중심의 해법이 선택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 동의의결에는 수십억에서 수백억원 규모의 상생 기금조성, 수수료 체계 개선, 점주 지원 프로그램 등이 포함된다.
반대로 공정위가 동의의결을 기각할 경우 수천억원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시장 지배력이 큰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제재인 만큼, 기업들이 행정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 정부와 플랫폼 간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 보인다.
제재 방식에 따라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배민은 지난해 592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쿠팡이츠를 운영하는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 등으로 적자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규모 과징금이 부과될 경우 투자 여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배달 플랫폼의 핵심 경쟁력인 라이더 네트워크, 물류 인프라, 인공지능(AI) 기반 배차 기술 등에 대한 투자가 둔화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이는 결국 라이더 수익 감소, 점주 수수료 부담 증가, 소비자 혜택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쿠팡은 이와 별도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규제 리스크도 안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약 3367만건의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과징금 부과 여부를 오는 10일 심의 할 예정이다. 당장, 법정 기준상 매출의 최대 3%까지 부과가 가능하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약 45조5000억원)을 감안하면 이론상 1조원대 과징금도 가능하다.
결국 이번 공정위 판단은 단순히 개별 기업 제재를 넘어, 플랫폼의 가격 정책과 거래 조건에 대한 규제 기준을 정립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혜대우 조항을 경쟁 제한 행위로 엄격히 규율할지, 또는 자율 시정 중심으로 관리할지에 따라 향후 이커머스와 모빌리티 등 다른 플랫폼 산업으로의 파장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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