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랩스 유럽, 여러 AI 인코더 하나로 합친 ‘디바인’ 공개
메모리 90%↓·처리속도 12배↑…고성능 서버 없이 로봇 내부서 AI 구동
엔비디아·MS와 로봇 지능 경쟁…경량화로 차별화

<그래픽=사유진 기자>
네이버가 로봇의 ‘뇌’를 고도화하는 피지컬 AI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경쟁이 온라인 서비스를 넘어 현실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는 로봇이 주변을 이해하고 사람과 공존하며 작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능 체계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랩스 유럽은 23일 산업과 일상 환경에서 자율주행 로봇의 작업을 수월하게 해줄 범용 인코더 ‘디바인’을 공개했다.
인코더는 로봇이 카메라, 라이다(LiDAR) 등 센서로 수집한 데이터를 AI 모델이 처리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하는 핵심 장치다. 기존 자율주행 로봇은 위치 추정, 깊이 계산, 공간 이해, 사람 인식 등 작업별로 서로 다른 인코더를 활용해 왔다. 이 과정에서 같은 입력 데이터를 여러 번 처리해야 해 메모리 사용량과 연산 부담이 커지는 한계가 있었다.
디바인은 여러 인코더를 하나로 합친 모델이다. 이미지 이해부터 3차원 공간 재구성, 사람 인식까지 시각 AI 기능을 단일 인코더로 처리한다. 핵심은 ‘다중 교사 증류’ 방식이다. 분야별로 특화된 전문가(교사) 모델에서 핵심 지식만 추출해 하나의 ‘학생’ 모델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대형 전문가 모델을 여러 개 두지 않고도 다양한 작업을 두루 소화한다.
실험 결과는 상용화 가능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네이버랩스 유럽에 따르면 디바인을 적용하면 여러 인코더를 탑재했을 때와 비교해 인코더 메모리 사용량은 약 90% 줄고, 인코딩 처리 속도는 최대 12배 향상됐다. 로봇 시스템 전체로 봐도 메모리 사용량은 약 62% 감소하고 처리 속도는 최대 4배 빨라졌다. 고성능 서버나 무거운 연산 장비에 의존하지 않고도 로봇 내부에서 AI 기능을 구동할 수 있는 온보드 활용성이 커진 셈이다.

네이버랩스 ‘디바인’ 작동 구조. <출처=네이버>
디바인은 ‘플랫폼’으로서의 확장성도 가지고 있다. 새로운 AI 기능을 쉽게 더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AI 모델이 업그레이드될 때마다 해당 모델이 적용된 새로운 로봇을 도입하지 않더라도 기존 로봇에 탑재된 디바인을 업데이트하면 된다. 하드웨어 교체 없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지능을 키우는 구조다.
디바인은 네이버랩스의 비전 파운데이션 모델 계보를 잇는다. 네이버랩스는 2023년 단23에서 3D 비전 파운데이션 모델 ‘크로코(CROCO)’를 선보인 데 이어, 사진 한 장으로 공간을 입체로 복원하는 ‘더스터(DUSt3R)’와 지난해 11월 상용화를 염두에 둔 ‘더스터2’, 3D 보디 모델 ‘애니(ANNY)’를 공개하며 로봇의 공간·사람 이해 능력을 키워 왔다. 디바인은 이들 성과를 단일 인코더로 응축한 결과물로 평가된다.
네이버가 이처럼 로봇 ‘뇌’ 고도화에 집중하는 건 피지컬 AI 시장의 승부처가 로봇의 외형에서 ‘두뇌’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엔비디아는 휴머노이드용 파운데이션 모델 ‘GR00T’를, 마이크로소프트는 첫 로보틱스 파운데이션 모델 ‘로-알파(Rho-alpha)’를 내놓는 등 글로벌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동환 네이버랩스 비전그룹 리더는 “전세계적으로 피지컬 AI의 상용화를 위해 로봇 두뇌 경량화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며 “디바인은 일상 및 산업 현장 전반에 걸쳐 AI 로봇 도입 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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