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1심, SM 인수 절실함·공개매수 저지 정황 증거 판단 안 해”
“평화적으로 가져오라” 김범수 녹취 재생…방시혁 증인 재신청
다음 기일 7월 22일 김범수 측 변론…10월 21일 선고 전망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공모 의혹으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24일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받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항소심이 본격화됐다. 검찰은 1심 재판부가 카카오의 SM엔터 인수 필요성과 공개매수 저지 목적을 뒷받침하는 주요 증거를 제대로 판단하지 않았다며 2심에서 유죄 판단을 다시 구했다.
서울고법 형사4-1부(부장판사 김인겸 성지용 전지원)는 24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센터장과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카카오 법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서는 검찰이 항소 이유를 설명하고, 1심 판단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김 센터장 등은 2023년 2월 SM엔터 인수전 당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형성·고정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센터장이 배 전 대표,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 공모해 같은 해 2월 16~17일과 27일 사흘간 약 1100억원 규모의 SM엔터 주식을 고가 매수·물량소진 방식으로 300회 이상 거래하며 시세조종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1심은 카카오에 SM엔터 경영권 인수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인수가 필요했고 카카오 측이 이를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은 다수 증거로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1심이 카카오와 싱가포르투자청(GIC)의 2023년 1월 17일 회의자료 등을 근거로 인수 필요성을 낮게 봤지만, 해당 시점 전후로 김 센터장과 카카오그룹 내부에서 “SM 인수가 절실하다”는 취지의 표현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실제 김 센터장의 “평화적으로 가져오라”는 발언이 담긴 녹취도 재생했다. 검찰은 이를 두고 “김 센터장의 지시 이후 피고인들이 하이브와 겉으로 충돌하지 않으면서 공개매수를 저지하고 SM엔터를 인수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률 검토, 자금 준비, 이사회에서의 인수 계획 표명, 주가 부양 메시지 사전 준비 지시 등 범행 준비 정황이 있었지만 1심 판결에서 관련 증거 판단이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공모 의혹으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24일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또 검찰은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의 진술을 1심이 허위로 판단한 부분도 문제 삼았다.
검찰은 “일부 피고인도 이씨 진술 내용을 인정하고 있고, 카카오톡 메시지 등 문서로도 사실관계가 확인된다”며 “매우 중요한 SM엔터 인수 의사, 주가 부양 목적의 입장문 발표, 시세조종 역할 분담 실행 메시지 등이 1심 판결에서 모두 누락됐다”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검찰의 표현 방식에 불편함을 드러냈다. 재판부는 “재판부가 기록도 안 보고 재판했다는 것인가.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재판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시세조종으로 의심되는 거래 행위에서 전체 거래 행위로 판단 대상을 넓히는 취지의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재판부는 “불허할 예정”이라고 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방 의장은 1심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미국 출장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아 신문이 이뤄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인 7월 22일 피고인 측 변론을 들은 뒤 방 의장 증인 채택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1심은 지난해 10월 21일 김 센터장을 비롯한 주요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공개매수 기간 중 대규모 장내 매수가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시세조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공모 관계 역시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에 대해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유죄를 인정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김 센터장 측은 지난 3월 공판준비기일에서 “주식을 매수하기 전부터 SM엔터 주가는 이미 12만원을 상회했고 내려갈 기미가 없어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실패한 것”이라며 “공개매수 저지를 목적으로 주식을 매수하자는 논의 자체가 없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음 공판에서는 피고인 측 변호인들이 검찰 항소 이유에 대한 반박 의견을 낼 예정이다. 재판부는 심리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오는 10월 21일 선고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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