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6일부터 통신3사·알뜰폰 전 채널에 안면인증 단계적 도입
개인정보위·인권위 권고에 선택형 다중인증으로 수정…조건부 개통 허용
대포폰 온상 알뜰폰, 이용자 70%는 외국인인데…안면 대조는 내국인만
시범운영 이용률 1% 미만·대면 인식률 30~40%…현장 혼란 우려

최우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실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안면인증시스템 도입 등 휴대전화 부정사용 방지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정부가 보이스피싱과 대포폰 범죄의 핵심 통로로 지목돼 온 명의도용 개통을 막기 위해 휴대전화 개통 단계에 안면인증을 도입한다. 당초 추진하던 의무화 방침에서 선택형으로 한발 물러섰지만, 실효성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휴대전화 부정 사용 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다음달 6일부터 안면인증을 단계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 사업자의 대면·비대면 전 채널에서 신규 개통과 번호이동 시 다중 본인확인 절차가 적용된다.
도입 배경에는 갈수록 정교해지는 명의도용 범죄가 있다. 휴대전화가 금융거래와 본인인증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지만, 개인정보 유출과 신분증 위·변조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기존 진위확인만으로는 부정 개통을 막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대포폰은 2만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조3000억원에 달했다.
주목할 대목은 정부가 당초 추진하던 안면인증 ‘의무화’에서 한 발 물러섰다는 점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가 안면 정보의 민감성과 법적 근거 미비를 지적하며 이용자 선택권 보장과 대체수단 마련을 권고하자, 정부는 제도를 선택형 다중인증으로 수정했다. 이용자는 안면인증과 모바일 신분증, 당일 발급한 주민등록초본 가운데 인증수단을 고를 수 있고, 안면인증에 실패하더라도 다른 수단으로 신원이 확인되면 기록을 남기는 조건으로 ‘조건부 개통’이 가능하다.
그러나 핵심 쟁점은 그대로 남아있다. 우선 법적 근거의 시점 문제다. 정부는 오는 10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안면인증의 근거를 명확히 하겠다고 밝혔지만, 제도 시행이 7월 6일인 만큼 근거를 사후에 보완하는 셈이 된다. 먼저 시행하고, 입법이 나중인 구조여서 정당성 논란이 재차 불거질 여지가 있다.

30일 서울 중구의 한 통신사 대리점에서 관계자가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인증을 시연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실효성 논란도 여전하다. 이번 대책의 명분은 대포폰 차단이지만, 정작 대포폰 이용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외국인은 안면인증 적용 대상에서 사실상 빠져 있다. 정부도 외국인 회선을 ‘안면인증 사각지대’로 인정하고 신분증 진위확인 강화와 1인 1회선 원칙으로 보완한다는 방침이지만, 안면 대조는 적용되지 않는다. 경찰청 조사에서 2024년 대포폰 중 알뜰폰 비중이 92.3%에 달했고, 시민단체는 대포폰 이용자의 70% 이상을 외국인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작 막아야 할 통로는 비워둔 채 내국인 전체에 생체정보 수집을 적용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낮은 안면인증 이용률과 인식률도 문제로 꼽힌다. 시범 운영 단계의 안면인증 현장 이용률은 1% 미만에 그쳤고, 인식률은 비대면 약 80%, 대면 약 30~40% 수준으로 전해졌다. 인증 실패와 재촬영, 대체수단 전환이 반복되면 고객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매장 업무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대체수단인 모바일 신분증은 사전 발급이 필요하고 주민등록초본은 당일 주민센터를 방문해야 해 이용자 불편도 예상된다. 정부가 검토 중인 상담원 영상통화 기반 화상 대면인증 등 추가 대체수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통신업계는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제도 보완이 서둘러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와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단계적 다중인증의 현장 안착을 위해 홍보·교육과 시스템 보완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선에서는 대체수단 확정과 이용자 공감대 형성이 먼저라며, 유예기간을 두고 미비점을 보완한 뒤 전면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정부는 함께 발표한 내구제폰 규제 강화, 법인 회선 실사용자 등록제·다회선 총량제 도입, 부정 개통 사업자 영업정지·등록취소 등으로 제도의 빈틈을 메운다는 구상이다.
최우혁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실장은 “대포폰이 각종 민생범죄의 핵심 수단이 되는 상황에서 개통단계의 본인확인 강화는 국민의 재산과 신원을 보호하는 가장 효과적인 사전 예방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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