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소상공인 ‘집단 협상’ 문 열어준다…“배달앱, 수수료 협상 판 바뀌나”

시간 입력 2026-07-02 16:38:29 시간 수정 2026-07-02 16:3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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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담합 면제’ 길 열려…수수료·정산주기 공동 협상 가능
협상 결렬 시 주문 거부까지…플랫폼-점주 힘의 균형 재편 ‘촉각’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최근 국무회의에서 ‘을의 협상력 강화를 위한 제도 개편 방안’을 보고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단체협상 및 단체행동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담합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출처=우아한형제들>

배달앱 입점 소상공인들의 집단 협상과 단체행동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편되면서, 배달 수수료를 둘러싼 갈등 구도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그동안 개별 점주가 거대 플랫폼과 개별적으로 협상해야 했던 비대칭 구조에서 벗어나, 합법적인 단체교섭과 공동 대응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져 있던 배달 수수료 인하와 정산주기 개선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최근 국무회의에서 ‘을의 협상력 강화를 위한 제도 개편 방안’을 보고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단체협상 및 단체행동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담합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소기업·소상공인만 참여하는 경우에는 협상 참가자와 상대방, 협상 내용을 공정위에 통지하는 즉시 담합 적용이 면제되며, 중기업이 포함될 경우에는 별도의 신고와 요건 심사를 거치게 된다.

제도가 시행되면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플랫폼에 입점한 사업자들은 수수료, 광고비, 정산주기, 거래조건 등을 둘러싸고 공동 협상에 나설 수 있게 된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주문 거부와 같은 집단행동도 가능해져, 그동안 개별 업주들이 감당하기 어려웠던 협상력의 격차가 일정 부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이 같은 방안을 꺼내든 배경에는 기존 자율 조정 방식의 한계가 자리하고 있다. 배달 플랫폼과 입점업체가 참여한 상생협의체는 그동안 수수료 문제를 두고 장기간 공방을 이어왔지만, 실질적인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공정위의 동의의결 역시 수용되지 않으면서 자율 조정의 동력은 급격히 약화된 상황이다.

정부는 수수료율을 직접 통제하는 강력한 ‘가격 규제’ 대신, 경제적 약자의 협상력을 끌어올려 시장 내부에서 가격이 자연스럽게 조정되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택했다. 기존에는 단체행동이 담합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협상 자체가 위축되었으나, 이번 개편을 통해 대등하게 협상할 수 있는 ‘법적 울타리’를 먼저 열어주겠다는 취지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출처=연합뉴스>

이번 조치는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대형 플랫폼 기업들에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점주들은 수수료 구조 뿐만 아니라 가맹·광고 시스템, 정산 조건 전반에 대해 조직적인 압박을 가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배달 플랫폼의 가격 정책 뿐만 아니라, 향후 가맹·광고·정산 시스템 전반의 협상 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번 제도가 플랫폼 업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개별 점주 단위에서는 협상력이 제한적이지만, 단체가 형성될 경우 수수료와 정산 조건에 대한 요구가 보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제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배달앱은 광고비, 배달비, 프로모션 비용 등 복합적인 수익 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수수료 인하 압박이 다른 비용 항목으로 전가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위는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후 통제 장치도 함께 마련했다. 소비자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거나 생산 차질 등으로 소비자 이익이 중대하게 침해될 경우, 금지명령이나 임시 중지명령을 통해 단체행동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과거 행위에 대한 제재가 아니라 사후 통제하는 구조를 취함으로써,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일정 부분 확보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를 배달앱 수수료 갈등의 구조 자체를 바꿀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가 제도적 장벽을 낮춘 만큼, 갈등의 축은 개별 사업자의 산발적인 문제 제기를 넘어 ‘조직된 점주 단체 대 플랫폼’ 간의 본격적인 협상과 힘겨루기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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