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등 국내외 9개사 규제 대상 통보…자율정책 수립·반기 보고서 의무
자율정책 마련 시한·처벌 규정 없어…성실 이행 국내 기업만 비용 부담 우려
해외 플랫폼 본사 협조 거부 시 게재자 특정 불가능…사실상 처벌 못해

<그래픽=사유진 기자>
이른바 ‘가짜뉴스 처벌법’으로 불리는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네이버와 구글 등 국내외 9개 대형 플랫폼 사업자가 정부로부터 직접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해외 사업자에 대한 실질적 제재 수단이 마땅치 않아, 실제로는 국내 토종 기업만 규제를 떠안는 ‘역차별’ 구조가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는 지난 7일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의 현장 안착을 위해 ‘불법·허위조작정보 유통 방지를 위한 정보통신망법 가이드라인’을 제작·배포했다. 이와 함께 규제 대상인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국내외 9개 사업자를 확정해 공식 통보했다.
국내 사업자는 네이버, 카카오, AXZ(포털 ‘다음’ 운영사), 네이트, 디시인사이드 5개사, 해외 사업자는 구글, 메타, 엑스(X), 틱톡 4개사다. 이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간 하루 평균 이용자 수(DAU) 100만명 이상인 SNS·온라인 커뮤니티·동영상 공유 서비스가 지정 기준이다.
해당 사업자들이 짊어질 의무는 크게 네 가지다. △불법·허위조작정보 판정 기준과 신고·조치 절차를 담은 자율 운영정책을 수립해야 하고, △이용자 신고를 접수해 삭제·차단 등 조치를 취한 뒤 △그 결과를 신고자와 게재자에게 통지해야 한다. △조치 내역을 담은 투명성 보고서는 6개월에 1회 이상 공표해야 하며,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원칙을 준수하는 사실확인 단체와 협약을 맺어 팩트체크 활동을 지원하는 방안도 권고된다. 이용자 간 사적 대화 등 폐쇄형 서비스는 규제에서 빠졌지만,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는 ‘공개 오픈채팅’은 포함돼 카카오 등의 모니터링 부담은 한층 더 커졌다.
제재의 칼끝은 플랫폼이 아닌 ‘악성 게재자’를 겨냥한다. 법원에서 확정된 불법·허위조작정보를 2회 이상 유통해 수익을 올린 게재자에게는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위반 행위의 중대성에 따라 500만원에서 5억원의 기준금액을 산정한 뒤 가중·감경 요소를 순차 적용하는 방식이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이 지난달 15일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 6개월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문제는 정부가 국내외 플랫폼 사업자를 규제대상으로 삼았음에도, 국내 사업자와 해외 사업자 간에 사실상 차별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자율규제 정책의 마련 시한이나 방식은 법에 정해져 있지 않고, 처벌 규정도 없어 강제할 수 없다는 게 방미통위의 입장이다. 정부 감독과 여론에 상시 노출된 네이버·카카오는 조속히 체계를 갖추겠지만, 본사가 해외에 있는 구글·메타·X 등에는 규제를 강제할 만한 마땅한 대응 수단이 없는 셈이다.
제재의 실효성도 갈린다. 과징금 부과와 손해배상 청구가 성립하려면 게재자 특정이 선행돼야 하는데, 해외 플랫폼의 게시자 정보는 분쟁조정이나 소송 과정에서 분쟁조정부 판단에 따라 사업자에게 제공을 요청할 수 있는 구조에 그친다. 해외 사업자가 본사 정책이나 자국법을 이유로 협조를 거부하면 사실상 제재가 불가능하다.
역차별 우려는 기우가 아니다. 실제 해외 사업자의 책임을 담보하기 위한 국내대리인 제도는 유명무실하게 운영돼 왔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지정한 국내대리인은 별도 법인임에도 같은 주소를 쓰고 직원 근무 흔적조차 확인되지 않는 자본금 1500만원짜리 페이퍼컴퍼니였다는 사실이 국회에서 드러난 바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실태 조사에 메타의 국내대리인이 참여하지 않고 국내 법무법인이 대신 응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에도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 16개 해외사업자가 국내 법인이 있음에도 법무법인이나 별도 법인을 국내대리인으로 지정해 개인정보위가 시정을 요구했을 정도다.
반면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사업자들은 사정이 다르다. 방미통위는 각 사업자의 자율규제 정책을 점검하고 운영 실태를 조사·감독할 계획인데, 국내에 본사와 인력, 매출 기반을 둔 네이버·카카오 등은 정부의 엄격한 감독망을 피할 방법이 없다.
오픈채팅 모니터링, 반기 보고서 작성, 팩트체크 단체 협약 등 상당한 인력과 비용이 드는 의무를 국내 기업이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동안, 해외 플랫폼 사업자들은 형식적 이행에 그치더라도 제재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
플랫폼 업계 한 관계자는 “규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결국 성실하게 규제를 적용해야 하는 국내 사업자만 또 비용을 치르고, 해외 사업자는 버티면 그만인 구조가 반복될 수 밖에 없다”면서 “해외 기업에 대한 집행력을 확보할 구체적 수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가뜩이나 기울어진 운동장이 더 기울어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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