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장고 돌입… 선고기일, 당초 22일에서 9월 2일로 연기
넥슨 “당시 공개 의무 없었다”…공정위 “소비자 기만행위 적용”
확률형 아이템 제재 첫 판결…게임업계, 소급적용 우려 속 판결 ‘촉각’

국내 인기게임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조작 논란으로 촉발된 넥슨과 공정거래위원회 간 소송이 돌연 연기됐다. 과징금 규모만 116억 원에 달하는 소송의 최종 선고가 오는 9월 2일로 미뤄지면서, 국내 게임업계에 확률형 아이템 규제 논란도 재 점화될 조짐이다.
서울고등법원 행정6-3부는 당초 22일 오후 2시로 예정된 넥슨과 공정거래위원회간 소송의 선고기일을 오는 9월2일로 전격적으로 변경했다.
재판부는 별도의 연기 사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선고 직전까지 이어진 양측의 치열한 법리 공방을 추가 검토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고 있다.
이번 재판은 공정위가 지난 2024년 메이플스토리와 버블파이터에서 판매한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이용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고도 이를 알리지 않거나 사실과 다르게 안내했다며 넥슨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16억4200만 원을 부과한 데서 비롯됐다. 이는 전자상거래법 위반 사건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 이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넥슨은 2010년 메이플스토리에 유료 아이템 ‘큐브’를 도입한 뒤 인기 잠재옵션의 출현 확률을 낮췄고, 2011년부터는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일부 중복 옵션이 나오지 않도록 확률을 0%로 설정했다. 또 2013년 출시한 ‘블랙큐브’의 최상위 등급 상승 확률도 낮췄지만 이를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넥슨코리아는 2024년 1월 ‘전자상거래법 위반행위 제재’로 116억4200만원 상당의 금전적 제재 조치를 당했다. <출처=넥슨>
이에 대해, 넥슨은 공정위 처분 직후인 2024년 2월 서울고등법원에 ‘시정명령 등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등 처분에 대한 불복 소송은 서울고등법원이 1심을 담당하는 2심제로 운영되며, 사건은 서울고법 행정6-3부에 배당됐다.
넥슨측은 문제가 된 기간에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가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았으며, 공정위 조사 이전인 2021년 3월부터는 자발적으로 확률 정보를 공개해 왔다고 주장했다. 게임산업법상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가 2024년 3월부터 시행된 만큼, 이전 행위에 사실상 새로운 기준을 소급 적용해 제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공정위는 게임산업법이 아닌 당시에도 시행 중이던 전자상거래법에 근거해 처분을 내린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별도의 확률 공개 의무가 없었더라도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정보를 숨기거나 사실과 다르게 안내했다면 소비자 기망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는 논리다. 특히 넥슨이 큐브 기능에 변경 사항이 없다는 취지로 공지한 부분은 단순 미고지가 아니라 적극적인 허위 안내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게임업계는 넥슨과 공정위 소송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특히 이번 재판이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가 법제화 되기 이전의 행위를 전자상거래법상 소비자 기만행위로 볼 수 있는지 ▲과징금 산정 기준이 적정했는지 ▲처분 시효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등이 핵심 쟁점으로 꼽히면서, 넥슨 이외의 여타 게임업체들에도 큰 이해관계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특히 넥슨 측이 선고를 앞두고 준비서면을 추가 제출하는 등 막판까지 법리 공방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판부도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은 이번 판결이 단순히 넥슨과 공정위 간 분쟁을 넘어 확률형 아이템 운영 기준과 공정위의 향후 제재 범위를 가를 첫 대형 판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대사안으로 꼽고 있다.
실제, 이번 소송에서 공정위가 승소할 경우 확률 공개 의무가 명문화되기 이전이라도 이용자에게 불리한 확률 변경을 숨긴 행위는 큰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반대로 넥슨이 승소하면 공정위는 향후 유사 사건에서 허위 공지나 적극적인 은폐 행위를 보다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당초 이날 나올 것으로 예상됐던 결론이 9월로 미뤄지면서, 게임업계가 주목해온 확률형 아이템 규제의 사법적 기준 역시 한 달 이상 늦춰지게 됐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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