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틱스 스타트업 8곳과 손잡고 학습 데이터·RFM·현장 실증 연결
SK하이닉스·SK AX와 반도체부터 로봇 운영까지 풀스택 생태계 조성
AI 반도체·데이터센터·디지털 트윈 결합해 ‘로봇 데이터 팩토리’ 구축

<인포그래픽=AI로 생성>
SK텔레콤이 로봇 하드웨어를 직접 생산하는 대신, 로봇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와 컴퓨팅·시뮬레이션·현장 실증 환경을 제공하는 ‘피지컬 AI 플랫폼’ 선점에 나섰다. SK그룹이 보유한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디지털 트윈, 제조 현장을 국내 로보틱스 스타트업의 로봇·데이터·모델과 연결해 이른바 ‘로봇 데이터 팩토리’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31일 SKT에 따르면 회사는 전날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피지컬 AI·로보틱스 스타트업 간담회’를 열고 제조·물류·서비스 현장에서의 공동 실증과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SK그룹 AI위원회와 SK하이닉스, SK AX 관계자와 함께 가우스랩스, 리얼월드, 마키나락스, 씨메스로보틱스, 위로보틱스, 유일로보틱스, 컨피그인텔리전스, 홀리데이로보틱스 등 8개 스타트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이들 기업은 산업용·협동 로봇과 휴머노이드, 웨어러블 로봇부터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산업 AI, 로봇 학습 데이터까지 피지컬 AI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SKT는 스타트업의 개별 기술을 단순히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룹의 AI 인프라와 결합해 로봇 학습부터 현장 배치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간담회의 핵심은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로봇 학습 데이터 생산이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로봇을 수천·수만 시간 움직이며 데이터를 모으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고, 충돌이나 설비 파손 등 안전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현실의 공장과 물류 환경을 가상공간에 구현하면 다양한 작업과 돌발 상황을 반복 학습시킨 뒤 실제 로봇에 적용할 수 있다.
SKT는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에 엔비디아 옴니버스 기반 디지털 트윈을 적용하며 대규모 제조 환경의 가상화·실증 경험을 축적해왔다. SK그룹은 이를 토대로 제조 AI 클라우드를 외부 제조기업과 스타트업에도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번 협력은 제조 AI 클라우드의 활용 영역을 로봇 학습과 피지컬 AI로 넓히는 작업인 셈이다.
SKT는 앞서 지난 23일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부문(ITU-T)에서 ‘로봇 데이터 팩토리 연동 구조 및 방식’을 국제표준 신규 과제로 채택시켰다. 올해 하반기에는 디지털 트윈 기반 로봇 학습 플랫폼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간담회에 참여한 기업들이 향후 플랫폼에 로봇과 학습 데이터, RFM을 공급하거나 SK 계열사와 현장 실증에 나설 후보군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출처=SKT>
그룹 내 역할도 구체화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와 대규모 제조 테스트베드를 제공하고, SKT는 AI 데이터센터와 디지털 트윈, 로봇 학습 플랫폼을 맡는다. SK AX는 고객 공장에 로봇을 도입하고 여러 제조사의 장비를 통합 관제하는 시스템 구축을 담당한다. 스타트업들은 로봇 하드웨어와 동작 데이터, RFM·산업 AI 모델을 공급하는 구조다.
SK AX는 이달 초 로봇 도입 전 디지털 트윈 검증부터 시각·언어·행동(VLA) 모델 기반 자율 제어, 다종 로봇 통합 관제까지 제공하는 ‘제조 RX 풀스택 서비스’를 공개했다. SKT의 플랫폼에서 학습한 로봇을 SK AX가 실제 고객 공장에 배치·운영하는 사업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참여 기업 상당수가 이미 SK그룹과 투자·사업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가우스랩스는 SK가 설립한 산업 AI 전문기업으로 SK하이닉스 공정에 AI 솔루션을 적용해왔다. SKT는 씨메스로보틱스의 2대 주주이며, 씨메스와 마키나락스는 SKT의 K-AI 얼라이언스에도 참여하고 있다.
SK온 미국법인은 유일로보틱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SKT 아메리카는 로봇 동작 데이터와 RFM을 개발하는 컨피그인텔리전스의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다. SKT가 새로운 협력체를 처음부터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개별적으로 투자·협력해온 기업들을 하나의 피지컬 AI 밸류체인으로 재편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리얼월드와 위로보틱스, 홀리데이로보틱스는 범용 RFM과 웨어러블·휴머노이드 분야의 기술을 보완한다. 산업용 로봇과 휴머노이드에서 생성된 동작 데이터를 RFM과 산업 AI에 학습시키고, 이를 디지털 트윈에서 검증한 뒤 제조 현장에 투입하는 구조가 완성되는 셈이다.
정부도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3대 AI 메가프로젝트로 선정하고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SKT는 SK하이닉스와 SK AX 등 그룹 제조·IT 역량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해 정부 사업과 민간 제조 수요를 동시에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유경상 SKT AI CIC장은 “피지컬 AI 산업에서는 반도체부터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응용 서비스에 이르는 풀스택 AI 생태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실질적인 혁신이 가능하다”며 “국내 피지컬 AI 스타트업과의 파트너십을 지속 확대하며 로보틱스 생태계 발전을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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