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스토리 3사 연내 통합…“콘텐츠 방만한 확장, 칼 들이댄다”

시간 입력 2026-08-14 16:55:14 시간 수정 2026-08-14 16: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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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씨앤씨·인타임·필연매니지먼트 스토리 3사 연내 합병
단순 작품 수 늘리기론 한계…흥행작 중심 선별·집중 투자로 전환
‘나혼렙’ 성공 공식 재현…글로벌 메가 IP 육성 박차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웹툰·웹소설 제작 자회사를 하나로 묶으며 스토리 사업 전략 재편에 나섰다. <출처=연합뉴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웹툰·웹소설 제작 자회사를 하나로 묶으며 스토리 사업 전략 재편에 나섰다. 과거 콘텐츠제공사업자(CP)를 잇달아 인수해 지식재산권(IP) 풀을 넓히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흩어진 제작 역량을 하나로 통합, 원작을 웹툰과 드라마, 애니메이션, 게임 등으로 확장하는 방식으로 IP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 스토리 매출 16% 뒷걸음질…계열사 슬림화 속 CP 3사 통합

카카오엔터는 자회사 삼양씨앤씨와 인타임, 필연매니지먼트가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의결했으며 연내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자회사 간 합병으로, 통합 법인은 ‘삼양씨앤씨’ 사명을 유지하고 차성택 대표가 이끈다.

3사는 모두 로맨스판타지와 정통 무협 등 장르 IP를 기획·제작하고, 웹소설을 웹툰으로 확장하는 ‘노블코믹스’에 강점을 가진 CP다.

합병 배경으로는 먼저 스토리 부문의 실적 부진이 꼽힌다. 카카오가 지난 6일 공개한 2분기 실적을 보면 콘텐츠 부문 매출은 86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늘었지만, 스토리 매출은 2107억원으로 16% 감소했다. 콘텐츠 매출에서 스토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4%로 낮아진 반면 뮤직 비중은 64%까지 확대됐다. 카카오엔터의 스토리 사업만 떼어 보면 감소 폭이 22%에 달한다. 일본 픽코마도 현지 만화시장 둔화로 엔화 기준 매출이 9% 줄었다.

이번 결정은 카카오 그룹의 지배구조 단순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카카오는 지난 5월 기준 연결 자회사를 93개까지 줄였고, 카카오엔터 역시 2024년 말 42개였던 종속기업을 청산·매각을 통해 35개 안팎으로 줄여 왔다.

카카오 콘텐츠 부문 실적. <출처=카카오 IR 자료>

◆ 스토리 성장 전략 수정…“단순 다작으론 성장 못해”

다만 그간 정리 대상 법인들이 지분 매각이나 청산 절차를 밟은 것과 달리, 스토리 CP 3사는 흡수합병 방식으로 조직 내에 남는다. 카카오엔터가 아직 스토리 CP를 처분 대상으로 분류하진 않았다는 것이다.

카카오엔터가 이들 자회사를 청산하지 않고 남긴 건, 지난 수년간 추진해 온 스토리 사업 확장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성장 방정식을 도입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엔터는 과거 카카오페이지의 성장 과정에서 삼양씨앤씨와 인타임, 필연매니지먼트를 비롯한 다수 CP와 제작사를 인수하며 경쟁력 있는 원작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플랫폼에 독점·선공개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이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웹툰·웹소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숏폼 등 콘텐츠 소비 채널까지 늘면서 단순히 작품 수를 확대하는 전략만으로는 성장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카카오엔터 역시 스토리 사업의 무게중심을 외형 확대에서 수익성과 IP 활용도 제고로 옮기고 있다. 지난해에는 스토리 플랫폼과 콘텐츠 조직을 하나의 스토리 부문으로 통합해 플랫폼 운영과 IP 발굴·유통의 연결성을 높인 데 이어, 이번에는 제작 자회사까지 통합하며 재편 범위를 제작 현장으로 넓혔다.

‘나 혼자만 레벨업’ 웹소설(왼쪽)과 웹툰 표지. <출처=카카오엔터>

◆ 웹소설 하나로 웹툰·영상·게임까지…‘IP당 가치’ 극대화

카카오엔터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번 합병을 통해 원천 IP를 확보한 뒤 웹소설에서 웹툰으로, 다시 영상·애니메이션·게임·MD 등으로 확장하는 ‘IP 밸류체인’을 강화하는 것이다.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나 혼자만 레벨업’이 대표적인 모델이다. 웹소설로 출발한 작품은 웹툰을 거쳐 애니메이션과 게임으로 영역을 넓혔고 글로벌 팬덤을 기반으로 하나의 IP가 여러 콘텐츠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만든 바 있다.

삼양씨앤씨의 ‘정령왕 엘퀴네스’ 역시 카카오엔터가 노리는 확장 전략을 보여준다. 웹소설에서 웹툰으로 제작된 뒤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에서 웹툰·웹소설 합산 누적 조회수 3억4000만회를 기록했고 일본 픽코마로도 공급됐다. 하나의 원작을 다른 포맷과 해외 시장으로 지속 확장한 사례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을 카카오엔터가 스토리 사업의 ‘규모 경쟁’에서 ‘IP 효율 경쟁’으로 넘어가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과거 M&A를 통해 확보한 제작사와 IP를 다시 통합하고, 기획 단계부터 웹툰화와 영상화, 글로벌 유통 가능성까지 고려해 투자와 제작 역량을 집중하는 방식이라는 평가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번 3사의 합병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경쟁력 있는 IP를 기획 발굴해 스토리 사업의 내실을 다지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IP 파이프라인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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