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IP 베끼기·불법 다운로드 ‘위험수위’… “불법 사설서버 피해만 3600억”

시간 입력 2026-08-19 17:51:49 시간 수정 2026-08-19 17:5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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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사설서버 연간 이용자 230만명…업계 피해 최소 3600억원 추산
엔씨, 상반기 불법 영상 3만건 삭제…중소 게임사는 소송에 ‘휘청’
AI 모니터링·정책금융·국제공조 제안…“개별 게임사 대응만으로 한계”

지난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게임 IP 보호 및 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 정책토론회’가 진행됐다. <출처=김재원 의원실>

게임사들의 핵심 자산으로 꼽히는 IP(지식재산권)를 불법 사설서버와 해외 불법 유통 등 각종 침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게임 IP의 경제적 가치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침해 대응은 개별 게임사의 모니터링과 법적 조치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게임 IP 보호 및 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게임 IP 침해 실태와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불법 사설서버를 비롯해 핵·오토 프로그램, 해외 플랫폼을 통한 IP 침해가 지속되는 가운데 개별 게임사의 사후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 불법 사설서버 이용자와 피해 규모가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불법 사설서버 이용자는 연간 약 230만명에 달하며, 게임업계 피해 규모는 최소 36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불법 사설서버 운영자들이 해외 호스팅 업체를 이용하거나 텔레그램·SNS 등을 통해 이용자를 모집하는 등 운영 방식도 점차 조직화·지능화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게임 IP 보호 및 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 정책토론회’가 진행됐다. <출처=김재원 의원실>

게임사들도 자체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한계가 뚜렷하다. 

엔씨는 올해 상반기에만 불법 프로그램과 사설서버 관련 홍보영상 약 3만건을 삭제하고 200여개 사이트를 폐쇄했다. 그러나 사설서버 운영자가 서버를 옮기거나 사이트 명칭을 바꾸는 방식으로 대응을 회피할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법적 대응에 상당한 인력과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

특히 대응 여력이 부족한 중소 게임사의 경우 IP 침해가 곧 기업의 생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준규 엔틱게임월드 대표는 8년간 저작권 소송을 진행해 대법원에서 승소했지만, 장기간 소송 과정에서 회사가 사실상 휴업 상태에 이른 사례를 소개했다. 법적 분쟁에서 최종적으로 승소하더라도 소송 기간 발생한 매출 감소와 운영 공백을 보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피해 게임사를 대상으로 한 정부 차원의 경영·금융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최 대표는 저작권 침해 피해기업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대상에 포함해 달라고 요청했다. IP 침해로 피해를 입은 기업이 장기간의 법적 분쟁을 버틸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지난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게임 IP 보호 및 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 정책토론회’가 진행됐다. <출처=김재원 의원실>

한국저작권보호원 역시 중소 게임사가 침해 사실을 확인하는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는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외 모니터링부터 경고장 발송, 플랫폼 삭제 요청, 법률 대응까지 단계별로 지원하고, 반복적으로 침해가 발생하는 국가나 플랫폼에 대해서는 정부와 업계가 공동 대응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AI를 활용한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온라인상에서 발생하는 불법 복제·유통 사례를 AI로 상시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사후 대응이 아닌 선제적인 IP 보호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관련 기술 개발과 전문 조사인력 확충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해외 IP 침해에 대한 국제공조 강화도 과제로 꼽혔다. 게임이 국내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서비스되는 콘텐츠인 만큼 IP 침해 역시 해외 플랫폼과 호스팅 사업자를 통해 발생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사가 개별적으로 해외 사업자에 삭제를 요청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와 업계가 공동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게임 IP 보호의 중요성이 커지는 배경에는 IP 자체가 게임사의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은 산업 구조가 있으며, 최근 2분기 실적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나타났다. 크래프톤은 2분기 매출 1조2902억원, 영업이익 4109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장기 흥행 중인 ‘PUBG’ IP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엔씨도 ‘리니지 클래식’ 흥행 등에 힘입어 2분기 매출 7705억원, 영업이익 173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1%, 1053% 증가했다. 펄어비스 역시 ‘붉은사막’이 2분기 약 211만장 판매되면서 영업이익이 지난해 2분기 9억원에서 올해 676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대로 신작 공백이 이어진 게임사들은 실적 부진을 이어갔다. 이는 게임사의 기업가치와 실적에서 개별 타이틀과 IP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흥행 IP 하나가 장기간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인 만큼 해당 IP를 불법 침해로부터 지키는 것 역시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직결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게임산업에서 IP는 단순히 하나의 게임을 구성하는 콘텐츠를 넘어 지속적인 매출을 창출하고 새로운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IP를 확보하는 것뿐 아니라 이를 침해로부터 보호하는 역량 역시 게임사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AI 기반 모니터링과 전문인력 확충뿐 아니라 피해기업이 장기간의 법적 분쟁을 견딜 수 있도록 경영지원 제도를 마련하고, 게임 IP 분쟁을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법조·사법체계를 검토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게임 IP 보호는 기술적 대응뿐 아니라 입법과 국제공조가 함께 이뤄져야 하는 문제라는 취지다.

결국 업계에서는 향후 게임사의 경쟁력이 단순히 신작을 얼마나 많이 출시하느냐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IP를 확보하고 이를 장기간 성장시키는 역량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흥행 IP 확보 경쟁과 함께 불법 사설서버, 해외 불법 유통, AI를 활용한 IP 침해 등에 대응하기 위한 보호 체계를 갖추는 것이 게임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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