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페토 운영 네이버제트 조합원 4시간 부분파업 돌입
노조 “개별교섭 주장하면서 대응은 계열사 공동” 비판
사측 변화 없으면 단계적 파업…통합교섭 분수령

네이버제트 소속 조합원들이 9일 네이버 1784 로비에서 임금 동결과 임원진의 소통 부재를 규탄하고 있다. <사진=김동일 기자>
네이버 노동조합이 계열사를 하나로 묶는 ‘통합교섭’을 요구한 이후 첫 단체행동에 나섰다. 첫 주자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다. 4시간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이달 말 5일 연속 줄 파업까지 예고하면서, 네이버제트에서 촉발된 노사 갈등이 네이버 계열사 전체로 번질지 주목된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네이버 노조)는 9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네이버제트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지난달 20일 네이버와 주요 계열사를 아우르는 통합교섭을 선포한 이후 실제 쟁의행위에 돌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노조는 계열 법인별로 흩어진 교섭 구조를 하나로 묶고 네이버가 계열사 노동조건에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번 파업으로 통합교섭 요구가 선언을 넘어 본격적인 행동 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파업의 발단은 네이버제트의 올해 임금 동결이다. 네이버제트는 지난 6월 말 임금교섭 과정에서 올해 임금을 동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네이버의 다른 주요 계열 법인들이 임금협상 잠정 합의에 이른 상황에서 네이버제트만 동결 방침이 제시되면서 노조의 반발이 커졌다.
노조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지난 7월 24일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졌다. 이후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투표율 88.6%, 찬성률 98%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노조는 앞서 7월 14일과 8월 5일 두 차례 피케팅을 진행했고 지난달 20일 통합교섭 선포식에 앞서 집회를 열며 사측에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오세윤 네이버 노조 지회장이 9일 네이버제트 부분파업 현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동일 기자>
노조가 네이버제트의 임금 문제를 통합교섭과 연결하는 것은 계열사별로 나뉜 현행 교섭구조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네이버와 각 계열사들이 인력과 사업 운영 등에서는 긴밀하게 움직이면서 정작 임금·노사 문제에서는 독립법인 이라는 이유로 개별 교섭을 고수하고 있다는 게 노조측 주장이다. 오세윤 네이버지회장은 이날 집회에서도 이 같은 점을 문제 삼았다. 오 지회장은 네이버제트 파업에 대응해 다른 법인의 노조 전임자들에게도 임금 차감 방침이 전달됐다고 주장하며 “제트 파업이고 개별 법인이라는 사측의 주장이 맞으면 제트 조합원들에게만 적용하는 것이 맞을 텐데, 그렇지 않다”며 “사측은 개별 교섭이라고 주장하면서 단체행동에 대응할 때는 모든 법인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노조 입장에서는 이번 파업이 개별 계열사의 임금 인상률을 둘러싼 분쟁을 넘어 통합교섭 필요성을 입증하는 시험대인 셈이다. 네이버 본사와 계열사들이 경영과 노무 대응에서 사실상 공동 대응하면서 교섭만 법인별로 분리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논리다.
노조는 이날 요구사항도 구체화했다. 오 지회장은 “첫 번째는 연봉 동결을 철회하고 네이버와 스노우와 똑같은 5.3%의 연봉 인상률을 보장하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김창욱 대표가 끝장토론에 나서서 구성원과 직접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제트측은 파업과 관련해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노조와 성실한 교섭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노조 측은 지난 7월 조정 중지 이후 한 달 넘게 사측에서 별도의 교섭안을 제시하거나 교섭 재개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네이버제트 소속 조합원들이 9일 네이버 1784 로비에서 임금 동결과 임원진의 소통 부재를 규탄하고 있다. <사진=김동일 기자>
관건은 이날 부분파업을 계기로 사측이 새로운 안을 내놓느냐다.
노조는 사측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오는 23일 하루 파업에 이어 5일 줄 파업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후에도 접점을 찾지 못하면 전면파업까지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오는 23일 전까지가 네이버 노사갈등의 1차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네이버제트가 임금 인상안을 제시하거나 경영진이 직접 대화에 나설 경우, 갈등이 다시 교섭 국면으로 들어설 여지가 있다. 반대로 별다른 입장 변화 없이 갈등이 심화되면, 노사 갈등의 성격도 네이버제트 개별 임금분쟁에서 통합교섭 성패를 둘러싼 힘겨루기로 빠르게 바뀔 가능성이 크다.
오세윤 지회장은 “조정 중지와 쟁의 찬반투표 당시에도 ‘파업은 마지막 수단이 될 것’이라 밝히며 회사가 상황을 바로잡을 충분한 시간을 주었다”며 “그러나 구성원들이 불안과 혼란 속에서 버티는 동안에도 회사는 책임 있는 설명이나 대화 요구에 끝내 움직이지 않았다. 파업은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회사가 우리를 마지막 수단 앞까지 밀어붙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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