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카나나’ 17개월 만에 종료…‘카카오톡 올인’ 더 가속화 하나

시간 입력 2026-09-21 16:35:10 시간 수정 2026-09-21 16: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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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나 앱·PC 서비스 10월 15일 종료…대화 데이터는 종료 시점 맞춰 전량 파기
독립 앱 MAU 1만명대로 감소…기술적 역량 새 서비스로 이식·카톡 기반 AI 역량 집중
구독 대신 예약·결제 잇는 ‘에이전틱 AI’ 집중…연말 카톡 AI MAU 1000만 정조준

카카오의 AI 메이트 서비스 ‘카나나’의 앱과 PC 서비스가 오는 10월 15일부로 종료된다. <출처=카나나 사용설명서 공지 갈무리>

카카오가 17개월간 이어온 독립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카나나’ 앱 실험을 10월 종료한다. 챗GPT를 필두로 한 글로벌 빅테크가 범용 AI 앱 시장을 장악한 환경에서, 무리한 외연 확장 대신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을 앞세워 ‘선택과 집중’으로 전략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체제 아래 고강도 조직 슬림화 기조와 맞물려 실리 중심의 AI 사업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는 공지를 통해 AI 메이트 서비스 ‘카나나’의 앱과 PC 서비스를 오는 10월 15일부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지 약 1년 5개월 만으로, 사용자 데이터는 서비스 종료 시점에 맞춰 관련 법령에 따라 전량 파기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AI 앱 서비스 ‘카나나’를 통한 실험과 도전을 종료하고, 베타 서비스 운영을 통해 얻은 기술적 역량과 인사이트를 새로운 서비스들에 이식시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카나나는 당초 카카오톡과 분리해 선보인 독립형 AI 서비스였다. 카카오톡이 지인 간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공간이라면, 카나나는 AI 메이트와 이용자가 상호작용하는 서비스로 차별화한다는 구상이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2024년 말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톡과 카나나는 “출발점이 다르다”고 설명한 바 있다. 카카오톡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를 기반으로 하고, 카나나는 이용자와 AI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하는 만큼 서로 다른 이용 수요를 공략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카카오는 카나나를 장기적으로 구독형 모델을 적용할 수 있는 독자적인 AI 서비스로 키우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카카오가 17개월간 이어온 독립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카나나’ 앱 실험의 마침표를 찍는다. <출처=카카오 공지 메세지 갈무리>

그러나 생성형 AI 시장의 경쟁 구도가 급변하면서 독립 앱 전략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오픈AI의 챗GPT 등 글로벌 AI 서비스가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상황에서, 별도 앱으로 이용자를 유치하고 락인(Lock-in)하기란 쉽지 않았다는 평가다. 실제로 카나나는 출시 초기 반짝 관심을 끌었으나 이후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1만명대까지 떨어지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수천만명이 쓰는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뒤로한 채, 새 앱 설치를 유도하는 방식 자체에 무리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철수 결정은 카카오가 전사적으로 추진해 온 ‘체질 개선’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 카카오는 ‘AI 기반 종합 플랫폼(슈퍼앱)’ 전략을 중심으로 비주력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며, 한때 147개에 달하던 계열사를 지난 8월 기준 92개까지 대폭 줄였다. 조직 슬림화와 비용 효율화로 수익성 방어에 집중해 온 만큼, 트래픽 유입이 저조한 독립 앱에 개발 인력과 서버 인프라 비용을 쏟아부을 이유가 없다는 계산이다. 결국 별도 앱 운영에 따른 비효율을 털어내고, 카나나로 축적한 대화형 AI 기술과 데이터를 카카오톡 ‘본진’에 집중시키는 실리적 결단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의 차세대 승부처는 카카오톡 생태계 안에서 구동되는 ‘에이전틱 AI’다.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 이용자의 대화 맥락과 의도를 파악해 검색부터 예약·결제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실행형 비서’ 모델이다.

카카오는 ‘카나나 인 카카오톡’과 ‘챗GPT 포 카카오’를 투트랙으로 가동한다. 대화 흐름에 맞춰 선물하기 상품을 추천하거나, 식당·차량 정비 예약부터 카카오페이 결제까지 이어지는 풀체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첫 협력 분야로는 음식 배달을 낙점하고 쿠팡이츠와의 파트너십을 추진 중이다. 이를 발판 삼아 연말까지 카카오톡 내 AI 서비스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1000만명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본업인 톡비즈(광고·커머스)의 구조적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목표다.

다만 카카오톡에 AI를 탑재하는 것만으로 이용자와 수익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닌 만큼 이용자가 AI 기능을 반복적으로 사용할 만큼 편의성을 확보해야 하고, 배달·커머스·예약·결제 등 외부 서비스와의 지속 연동도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독립 앱의 한계를 빠르게 털어낸 카카오가 본진인 카카오톡에서 얼마나 매끄러운 에이전트 커머스 전환율을 입증해내느냐가 향후 AI 사업의 실질적 성패를 가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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