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 구주 매출 중심 상장에 모회사 실익 전무…‘주주가치 훼손’ 제동
TPG 엑시트 장기화 불가피…카카오 “구조 변경 땐 재검토 가능” 여지

카카오 이사회는 22일 공시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현재 구조에 따른 미국 ADR 상장 추진에 반대하기로 결의했다. <출처=연합뉴스>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2대 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텍사스퍼시픽그룹(TPG) 주도로 추진되던 해외 상장에 대해 모회사 이사회가 공식 반대 결의를 내놓은 것이다. 특정 재무적 투자자(FI)의 구주 매각에만 치우쳐 모회사 일반주주들의 실익이 없고, 중복상장 할인과 규제 리스크만 떠안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카카오 이사회는 22일 공시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현재 구조에 따른 미국 ADR 상장 추진에 반대하기로 결의했다. 이는 앞서 “주주 보호를 최우선으로 검토하겠다”던 입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모회사 이사회 차원에서 상장 저지 의사를 공식화한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4월 이사회 내에 ‘주주가치 제고 위원회’를 설치하고 상장 절차를 밟아왔다. 위원회 3석 중 윤신원 부대표와 손승헌 이사 등 TPG 측 인사가 2석을 차지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위원회는 5월부터 주관사 선정과 구주 매출 권한 위임 등을 가결했고, 이어 7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공모 등록신청서(Form F-1)를 비공개로 제출했다.
카카오 이사회가 반대표를 던진 것은 상장 구조의 한계 때문이다. 실제 이번 ADR 상장은 신주 발행을 통한 법인의 신사업 자금 조달 목적이 아니라, TPG(지분율 14.28%) 등 특정 FI 보유 지분의 유동화 중심으로 설계됐다. 실제 지분 57.18%를 보유한 최대 주주 카카오로 유입되는 재원은 전무한 구조다.
카카오 이사회는 “이번 상장이 특정 FI 지분 유동화에 치우쳐 카카오 일반주주의 경제적 이익으로 연결되기 어렵다”며 “모회사와 자회사 간 투자 수요 분산, 중복상장에 따른 순자산가치(NAV) 할인 심화, 기업가치 평가의 복잡성 증대, 양사 주주 간 이해상충 가능성, 미국 증권법상 카카오가 부담해야 할 법적 책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출처=카카오모빌리티>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과거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 상장 당시 불거졌던 ‘쪼개기 상장’ 논란을 의식한 조치로 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톡비즈와 함께 본체 실적을 지탱하는 핵심 사업부로 별도 상장 시 모회사 주가에 지주사 디스카운트가 반영되고, 일반주주 보호 대책이 미비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여기에 최근 모빌리티 플랫폼을 둘러싼 공정거래위원회 제재, 가맹택시 수수료 체계 개편 등 규제 당국의 엄격한 잣대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시에 입성할 경우 공시 의무와 집단소송 가능성 등 미국 증권법상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리스크가 모회사로 전이될 위험이 적지 않다는 점도 반대 표결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이번 반대 결의로 2017년부터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해온 TPG의 자금 회수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카카오 측은 “FI의 투자 회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상장 구조나 당사 및 일반주주에게 귀속되는 경제적 편익이 변경되거나 감독당국의 요청에 따라 재검토가 필요한 경우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일반주주를 달랠 수 있는 배당·환원 방안이나 모회사 지분 일부 구주매출, 혹은 모빌리티 자체 신주 확충을 통한 기업가치 증명 등 구조적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카카오모빌리티의 해외 상장은 장기 표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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