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운용, 미국 상장 ETF 중동 교차상장…유럽 시장 진출도 추진
삼성운용, 홍콩법인서 ETF 10개 직접 운용…운용보수 확보
한투, 현지 운용사와 상품 공동 개발…자문 수익·초기 투자 성과 주목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사업을 확대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미국에 상장된 ETF의 거래 시장을 중동으로 넓혔고, 삼성자산운용은 홍콩법인을 통해 상품을 직접 운용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현지 운용사에 상품 개발과 투자자문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의 ‘PLUS 코리아 디펜스 인더스트리 인덱스 ETF(KDEF)’와 ‘PLUS 코리아 매뉴팩처링 코어 얼라이언스 인덱스 ETF(KMCA)’가 지난 2일 아부다비증권거래소(ADX)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아르카(NYSE Arca)에 상장된 두 상품을 아부다비증권거래소에 교차상장한 것이다.
KDEF는 국내 방산기업에, KMCA는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조선 등 국내 주요 제조업종에 투자한다. 미국 투자자문사인 익스체인지 트레이디드 콘셉츠(ETC)가 두 상품의 투자자문을 맡고 아부다비증권거래소 교차상장 절차도 지원했다. 한화자산운용이 상품 전략을 해외에 공급하고 현지 사업자가 투자자문과 상장 관련 업무를 지원하는 구조다.
교차상장은 기존 상품의 판매 접점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거래 시장이 추가됐다고 해서 순자산총액(AUM)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동일한 ETF가 두 시장에서 거래되는 만큼 시장별 순자산을 별개의 펀드처럼 합산해서도 안 된다. 중동 투자자의 매수가 ETF 신규 설정으로 이어지는지가 사업 확대의 실질적인 성과를 가늠할 지표다.
두 상품의 운용 규모에는 차이가 있다. 지난 2일 기준 KDEF의 순자산은 8469만달러, KMCA는 487만달러로 집계됐다. 두 상품의 연간 운용보수율은 모두 0.65%다. 다만 이 보수율이 한화자산운용의 실제 수익으로 그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ETC와의 계약에 따른 보수 배분과 관련 비용까지 고려해야 실제 수익 기여도를 파악할 수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중동에 이어 영국 런던과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도 ETF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서 선보인 한국 방산·제조업 투자 전략을 유럽으로 확대해 해외 투자자 기반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유럽 진출이 보수 수익 확대로 이어지려면 현지 투자 수요를 확보하는 동시에 상장과 판매에 드는 비용을 관리해야 한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유럽 상장은 현지의 승인이 필요한 만큼 상장 추진 일정이나 예상 추가 비용을 알 수 없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은 홍콩법인이 ETF를 직접 운용하고 운용보수를 확보하는 구조다. 대표 상품인 ‘삼성 블룸버그 글로벌 반도체 ETF’는 2021년 11월 홍콩거래소에 상장됐다. 지난 2일 기준 순자산총액은 2546만달러이며 연간 운용보수율은 0.85%다.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이 운용하는 ETF는 이 상품을 포함해 총 10개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홍콩법인이 거둬들인 수익은 1억원으로 집계됐다. 상품의 순자산이 늘어나면 홍콩법인이 확보하는 운용보수도 증가할 수 있다. 다만 현지 인건비와 판매·관리비 등 사업 운영에 필요한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실제 수익성은 비용 부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현지 운용사와 공동으로 상품을 개발하는 방식을 택했다. 중국 차이나유니버셜자산운용 홍콩법인(CUAM HK)과 공동 개발한 ‘CUAM 솔랙티브 차이나&글로벌 반도체 ETF’가 지난달 23일 홍콩거래소에 상장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상품 기획·개발과 비재량적 투자자문을 맡고, CUAM HK가 현지 운용과 최종 투자 결정을 담당한다.
지난 2일 기준 이 상품의 순자산은 1548만달러이며 연간 운용보수율은 0.99%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직접 운용사가 아닌 만큼 상품에서 발생하는 운용보수 전액을 매출로 인식할 수는 없다. 자문 계약에 따른 수익 배분 조건과 초기 사업 비용이 실제 수익 기여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첫 협력 상품의 안착을 지원하기 위해 약 500만달러 규모의 고유재산 투자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초기 운용자산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회사의 자체 투자금과 외부 투자자 자금 유입액은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양사는 중국 본토 투자자가 적격 홍콩 ETF를 거래할 수 있는 ‘ETF 커넥트’ 편입도 목표로 하고 있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상장 발표 당시 “홍콩을 넘어 중국 본토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 가겠다”고 말했다.
향후 해외 ETF 사업의 성과는 외부 자금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유치하고, 각종 비용을 제외한 수익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한화자산운용은 교차상장 이후 신규 설정 규모, 삼성자산운용은 홍콩법인의 운용보수와 비용 구조,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공동 개발 상품에서 발생하는 자문 수익이 주요 확인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상장 시장 확대가 일회성 성과에 그치지 않고 반복적인 보수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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