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유지해온 황산 취급대행 계약, 돌연 갱신거절
‘불공정거래행위 예방 청구의 소’ 및 가처분 소송 제기

영풍 석포제련소 전경. <사진=영풍>
영풍이 고려아연의 황산 취급 중단과 관련해 법적 대응에 나선다.
영풍은 3일 고려아연을 상대로 거래거절금지 가처분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영풍은 지난달 20일 고려아연을 상대로 황산 취급 대행 계약의 갱신 거절에 관해 ‘불공정거래행위 예방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번 가처분은 앞선 소송의 보전 처분이다.
고려아연이 장기간 지속된 황산취급대행계약의 갱신을 일방적으로 거절하고 계약 종료를 통보하자, 영풍이 이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법적조치에 나섰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영풍과 고려아연은 2000년 이후 각각의 아연 제련 공정에서 생산되는 황산의 대부분을 온산항(울산항)을 통해 수출해 왔다. 이 과정에서 영풍은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의 황산 탱크 및 파이프라인을 유상으로 이용해왔다.
계약 관계는 1년 단위로 갱신되면서 지난 20년간 아무런 사건 사고 없이 유지돼 왔다. 하지만 고려아연은 20년 넘게 유지해온 황산취급대행계약 기한(6월30일)을 불과 2개월 남겨둔 지난 4월, 돌연 영풍을 상대로 계약의 갱신을 거절한다고 통지했다.

영풍과 고려아연의 황산 이동경로 및 황산취급대행 계약. <사진=영풍>
국내 수요가 적어 대부분을 수출해야 하는 황산은 동해안에는 동해항과 온산항에서만 수출 선적이 가능한데, 동해항은 이미 포화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려아연의 ‘황산취급대행’ 거절로 온산항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 영풍은 황산을 수출할 수 없어 아연생산에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황산은 아연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생성되는 부산물이다. 이를 제때 처리하지 못하면 아연 생산에 큰 차질을 빚는 것으로 전해진다.
영풍은 20년 이상 동해항에 수출설비를 마련하는 등 황산을 자체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했지만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동해안에 황산 수출이 가능한 케미컬 항구는 동해항과 온산항 두 곳이다. 영풍은 동해항에 자체 수출설비를 마련했으나, 동해항은 규모가 작고 수심도 낮아 대규모 선적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온산항은 태생부터 정부의 대규모 중화학 공업 육성 정책에 따라 온산국가산단 내에 설립된 황산 수출에 최적화된 항구다. 영풍그룹이 ‘경영권 분쟁’ 이전에 영풍과 고려아연의 황산 수출 창구를 온산항으로 단일화한 배경으로 전해진다.
또한 국내 아연 판매 시장에서 2위 사업자인 영풍의 생산 차질로 고려아연의 독점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영풍 측에서는 고려아연은 ‘내수 공급 부족 사태를 막기 위해 생산제품의 판매 우선순위를 국내에 두겠다’는 입장에 관해 국내 아연 판매 시장을 독점하겠다는 선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풍 관계자는 “소송에서 고려아연의 거래거절이 부당함을 밝히고 대체설비 마련의 어려움을 설명하면서 아연제련에 필수적인 황산수출설비의 공동사용 거부가 위법함을 밝혀낼 것이다”며 “고려아연이 지금이라도 황산수출대행 계약의 거절을 철회하고 합리적인 협의의 장에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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