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전기차, 상계관세 최대 47.6% 적용
EU 회원국, 중국 상계관세에 ‘의견 분분’
K-배터리 수혜, 단기적·제한적일 가능성↑

전기차가 공공전기충전소에서 충전 중인 모습. <사진=EU 집행위원회>
유럽연합(EU)이 중국에서 수입된 전기차에 대해 상계관세를 적용한다. EU는 중국산 전기차가 불공정한 보조금 혜택을 바탕으로 유럽 시장 내 동등한 경쟁 환경을 훼손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중국산 전기차는 대부분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만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상계관세가 적용되면 K-배터리 3사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EU 내에서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놓고 의견이 갈리면서 K-배터리의 수혜가 단기적이고 제한적일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EU 행정부 격인 EU 집행위원회(EU 집행위)는 지난 4일(현지시간)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잠정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잠정 상계관세는 EU 집행위가 지난달 12일 발표한 기준보다 소폭 하향됐다. EU 집행위에 따르면 일반 수입 관세 10%에 추가로 17.4%에서 37.6%까지 상계관세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대 47.6% 상계관세가 적용될 전망이다.
EU 집행위는 조사에 협조했으나 표본으로 추출되지 않은 다른 중국 전기차 제조사에 대해서는 평균 20.8%를,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제조사는 일괄적으로 37.6%를 잠정적으로 상계관세로 부과한다. 중국 완성차 업체 중 BYD는 17.4%, 지리는 19.9%, SAIC는 37.6%의 상계관세를 적용하게 된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상계관세는 유럽 시장 내 점유율을 뺏기던 K-배터리 3사에게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산 전기차가 관세로 가격 경쟁력을 잃으면서 K-배터리 3사가 공략 중인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리기 때문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유럽 관세 대응하는 기간 동안 유럽 완성차 업체를 공략한 국내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충전소 표기. <사진=EU 집행위원회>
그러나 EU의 상계관세가 K-배터리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산 전기차에 상계관세 적용을 놓고 EU 회원국 내에서 찬반이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보조금 및 투자의 수혜를 받고 있는 유럽 국가들이 반대 의견을 내세웠다. 대표적으로 독일의 경우, 자국 자동차 업체가 상계관세의 대상에 포함되면서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독일은 유럽 시장 내 상계관세가 적용되면 중국의 보복관세로부터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BMW 등의 자국 주요 기업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대규모 투자를 받는 헝가리도 반대 의사를 밝혔다. 중국 업체들은 지난해 헝가리에만 76억 유로(약 11조3289억원)를 투자했다. 최근에는 중국 완성차 업체인 창청자동차(GWM), BYD 등이 헝가리를 주요 투자처로 삼고 부지를 검토하고 있다.
또한 EU 집행위는 상계관세로 중국 정부를 압박하기보다 소통으로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양새다. 앞서 발표한 기준보다 하향된 상계관세를 적용한 EU 집행위는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Valdis Dombrovskis) EU 집행위 부위원장과 왕원타오(Wang Wentao) 중국 상무부장 간의 의견 교환 을 통해 중국 정부와의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중국 업체들이 유럽 내 생산 거점을 확보해 상계관세의 영향을 예상보다 빠르게 벗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에서 생산하지 않고 유럽에서 생산하면 상계관세 부담을 덜게 된다.
BYD는 오는 2025년 유럽에 두 번째 조립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지난해 12월 헝가리에 전기차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 배터리 업체인 CATL는 독일에 이어 헝가리 등에 배터리 공장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CATL은 지난 2022년 헝가리 내 10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총 73억4000만 유로(약 10조9386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BYD 중형 세단 씰. <사진=BYD>
아울러 상계관세가 중국산 저가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낮출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BYD의 전기차 ‘돌핀’과 ‘씰’은 각각 1900만원, 3900만원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격대에 EU가 BYD에 적용할 상계관세 27.4%를 반영해도 각각 2420만원, 4968만원으로 여전히 시중 전기차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다.
또 다른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전기차 시장이 유럽인 만큼, 중국 업체들이 대체 시장을 고려하기보다 현지화 등의 상계관세를 극복할 다른 방안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업체들의 현지화와 더불어 상계관세율이 충분히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낮추지 못하면 국내 기업들의 수혜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잠정 상계관세가 적용되고 실제 징수를 위해서는 EU 회원국의 가중다수결 표결을 통해 승인되어야 한다. EU회원국 15개국 이상 참가해야 하고 EU 전체 인구의 65%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표결은 잠정 상계관세를 부과한 후 4개월 이내로 결정해야 하므로 오는 11월 중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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