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양사 이사회에서 합병안 통과…합병 비율 1대 1.2 수준
연매출 90조·자산 규모 106조 ‘초대형 에너지 기업’으로 재탄생
만년적자 SK온, 알짜기업 SK트레이딩·SK엔텀과 합병 시너지 기대
계열사 역량 결집, 최태원 ‘리밸런싱’ 첫 점화…에너지 사업 경쟁력 강화
SK그룹이 에너지 계열 자회사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번 합병에 따라 자산 규모 100조원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당장,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재무 문제 해결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양사 합병안을 의결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그룹 에너지 사업의 중간 지주회사로, 그룹 지주사인 SK㈜가 36.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K E&S의 경우 SK㈜가 지분 90%를 보유 중이다.
합병안이 이사회를 통과함에 따라 양사 최대 주주인 SK㈜도 18일 이사회를 열고 합병안을 최종 승인할 예정이다. 이후 다음달 27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승인되면 합병법인은 오는 11월 1일 공식 출범하게 된다.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 소속 자회사인 SK온도 이날 이사회를 열고 원유·석유제품 트레이딩 기업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사업용 탱크 터미널 기업인 SK엔텀과의 합병을 의결했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영업이익 5746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이어가고 있다. SK앤텀도 지난해 매출 2576억원을 낸 알짜 기업으로 꼽힌다.
SK온은 이번 합병을 통해 트레이딩 사업과 탱크 터미널 사업에서 나오는 5000억원 규모의 추가 EBITDA를 기반으로 수익 구조를 개선할 수 있게 됐다. 3사간 합병에 따른 시너지도 클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3사간 합병으로 SK온은 원소재 확보 경쟁력 및 사업 지속가능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또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리튬, 니켈 등 광물 트레이딩 분야로의 신규 진출을 통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SK엔텀의 합병으로 트레이딩 사업에 필요한 저장 역량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에 따라,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연 매출 규모가 90조원에 육박하고, 자산 규모 100조원이 넘는 초대형 에너지 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 석유화학, 윤활유,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으로 지난해 연매출 77조2885억원을 기록했다. SK E&S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소, 재생에너지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은 11조1672억원이다. 양사의 자산 규모는 올해 1분기 기준 각각 86조3841억원, 19조3220억원으로 도합 105조7061억원에 이른다.
이날 이사회의 중점 사안이었던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비율은 보통주 기준 1대 1.1917로 결정됐다. 각 사의 기업가치를 근거로 산출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당초 1대 2 비율로 합병될 것이란 업계의 관측과 달리 비교적 동등한 수준으로 합병 비율이 결정됐다.
합병비율에 따라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이 합병신주를 발행해 SK E&S의 주주인 SK㈜에 4976만 9267주를 교부한다. SK이노베이션 신주는 11월20일 상장 예정으로, 합병 후 SK이노베이션 최대주주인 SK㈜의 지분율은 36.22%에서 55.9%가 될 전망이다.
이번 합병으로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사업 구조 리밸런싱(재구조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SK그룹은 불안정한 경영환경 등 위기 속에서 내실 경영을 통해 질적 성장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리밸런싱을 추진하고 있다. 두 회사의 사업 연관성이 밀접한 만큼 이번 합병을 계기로 정유 등 화석연료부터 전기차, 신재생 등 에너지 사업에서의 시너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양사의 합병은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에너지·화학 사업의 불확실성 증대, 전기차 시장 캐즘(Chasm) 등 급변하는 외부 경영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에너지 사업분야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SK E&S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도 풀이된다. SK E&S는 지난 2022년, 2023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7111억원, 1조3317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 1조원대를 지속하고 있는 ‘알짜 계열사’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은 SK이노베이션(1조9039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반면 SK온은 2021년 10월 사업 출범 이후 10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1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3315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설비 투자 등을 위한 자금 투입을 이어가면서 SK온을 포함한 SK이노베이션의 올해 1분기 총차입금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해 33조487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계획된 SK온 시설투자 규모는 약 7조5000억원으로 투자자금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양사 합병은 에너지 산업을 둘러싼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혁신”이라면서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병을 통해 현재부터 미래까지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을 선도하는 ‘토탈 에너지 & 솔루션 컴퍼니’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추형욱 SK E&S 사장도 “이번 합병으로 양사 모두 기존 사업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미래 에너지 핵심 사업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SK E&S는 합병을 통한 시너지를 바탕으로 기존 4대 핵심사업 중심의 그린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해, 미래 에너지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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