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SK E&S, 합병후에도 각사 독립경영…“SK온 투자 마무리 단계, 안정적 수익구조 구축”

시간 입력 2024-07-18 17:40:00 시간 수정 2024-07-19 17:5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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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너지, 조직안정 집중…공동 시너지 TF 구축 합병 효과 낼 것”
E&S 분할상장 안해…“KKR과 우호적 분위기에서 협의 중”
이석희 “강건한 SK온 되기 위해 교두보가 필요” 강조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18일 서울 종로구 SK 서린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합병 배경과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은서 기자>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18일 서울 종로구 SK 서린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합병 배경과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은서 기자>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자산 규모 100조원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으로 재탄생 한다. 양사는 사내 독립 기업(CIC) 형태로 합병을 추진해 각 사의 조직 체제와 역량은 유지하되, 에너지 사업에서의 역량을 모아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양사 간 공동 시너지 태스크포스(TF)를 구축하고, 합병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 또한 제시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18일 서울 종로구 SK 서린빌딩에서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과 추형욱 SK E&S 사장, 강동수 SK이노베이션 전략재무부문장, 서건기 SK E&S 재무부문장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박상규 사장은 합병 배경에 대해 “석유화학 사업이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고, 배터리 등 미래 에너지 산업도 성장 둔화를 현명하게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대내외 환경에 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에너지 산업의 성장 기반을 만들어가기 위해 구조적인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7일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간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다음달 27일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승인되면 오는 11월 1일 합병 법인이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이번 합병으로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자산 100조원, 매출 88조원 규모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으로 재 탄생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석유화학·배터리 사업을, SK E&S는 LNG(액화천연가스)와 발전·수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양사는 외형적 성장과 더불어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 재무·손익 구조 개선, 시너지 기반 성장성 확보 등에서도 합병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화학, 배터리 사업 역량과 SK E&S의 LNG, 재생에너지 사업을 결합해 석유부터 전기까지 이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박 사장은 “현재 EV(전기차) 시장에서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지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도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SK E&S와의 합병으로 LNG, 전력, 신 에너지 등 사업을 결합해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합병회사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5조8000억원으로 합병 전보다 1조9000억원 증가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개선된 재무·손익 구조를 바탕으로 재무 건정성을 빠르게 강화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손익의 변동성도 낮아져 유가, 정제마진 등 외부환경 영향을 크게 받는 석유 산업에서의 불확실성이 완화될 전망이다.

양사의 합병 비율은 1대 1.1917417로 정해졌다. 박 사장은 “SK이노베이션이 10조8000억원, SK E&S 6조2000억원으로 합병 가치가 평가됐는데 양사가 가진 현재 수익력, 미래 성장성 등을 감안하면 적정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당초 예상됐던 합병 비율보다 SK E&S의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3조1350억원에 달하는 SK E&S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스크래비스로버츠(KKR)를 설득하는 것이 합병의 난관이 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서건기 재무부문장은 “기존 상환전환우선주 발행 취지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KKR과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협의 중”이라며 “계속 논의를 해 나가야 하는 과정은 존재하나 특별한 변수는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경영진이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동수 SK이노베이션 전략·재무부문장,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추형욱 SK E&S 사장, 서건기 SK E&S 재무부문장
SK이노베이션과 SK E&S 경영진이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동수 SK이노베이션 전략·재무부문장,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추형욱 SK E&S 사장, 서건기 SK E&S 재무부문장

두 회사는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끌어올리면서도 독립적인 경영 방식은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추형욱 사장은 “합병 이후에도 SK E&S의 지속적인 수익력,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책임 경영 체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도 “SK E&S 기존 조직이 갖고 있는 결집력과 역량이 훼손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흔히 얘기하는 화학적 결합은 어렵고 현재 체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시너지를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향후 SK E&S의 분할 상장 계획에 대해서는 “전혀 계획 없는 내용”이라며 선을 그었다.

SK그룹 차원에서는 이번 합병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의 재무구조 개선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온은 2021년 10월 출범 이래 10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SK E&S의 영업이익은 1조3317억원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기반으로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란 관측이다. 

박 사장은 “SK온의 대부분 중요한 투자가 마무리 단계이고 내년이 되면 자본 부담이 대폭 감소할 것”이라며 “최근 상황이 안 좋은 것도 사실이어서 자체적으로 자금 조달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SK온은 전날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하기로 결의했다. 3사간 합병에 따라 매년 EBITDA 개선 효과는 5000억원을 웃돌 것이란 관측이다.

박 사장은 “3사 합병은 SK온의 경영 강화와 동시에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의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이뤄졌다”면서 “SK온의 경우 장기적인 원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주 원료인 니켈, 리튬 등의 소싱(sourcing) 경쟁력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에 대응하기 위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 갖고 있는 트레이딩 역량을 활용하고자 한다. 또 현재와 같은 전기차 시장의 캐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고려됐다”고 덧붙였다.

전기차 시장의 캐즘을 극복하기 위해 앞서 긴축경영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SK온도 3사간 합병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전날 본사에서 구성원을 대상으로 합병 관련 설명회를 열고 “이번 합병은 각 회사가 시너지를 창출해서 미래 성장가치를 향유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며 “원소재 공급 경쟁력을 갖추고 트레이딩과 스토리지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사장은 “앞으로 10년 후에도 차별적 우위를 가지면서 장기 성장성을 유지하는 강건한 SK온이 되기 위해서는 교두보가 필요하다”며 “SK온의 성장성과 SKTI·SK엔텀의 안정성을 갖춘 글로벌 배터리·트레이딩 회사로 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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