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 배터리 총 생산량, 전 세계 수요 웃돌아
중국 내 수요 확대 불구 생산 능력 증대 속도 더 빨라
중국발 공급 과잉 한동안 지속…K-배터리 입지 흔들
기술 경쟁력 갖춘 K-배터리, 고객사 통해 판로 확보

(위에서부터)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공장, 삼성SDI 헝가리공장, SK온 헝가리공장. <사진=각사>
중국 배터리 업계가 자국의 막대한 산업 보조금에 힘입어 전 세계 수요를 웃도는 생산량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중국발 공급 과잉이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K-배터리 3사의 입지는 급속도로 좁아지고 있다. 위기에 직면한 K-배터리 3사는 고객사와 파트너십을 강화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21일 한국무역협회(무협)이 발표한 ‘중국 공급 과잉에 대한 주요국 대응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배터리와 함께 전기차, 태양광 등을 3대 신산업으로 지정하고, 막대한 산업 보조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3대 신산업에 쏟은 산업 보조금은 OECD 국가 평균의 3~9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무협은 중국 산업 보조금을 받은 제품이 자국 내 수요를 초과하면서 세계 시장에 교란을 일으킨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 보조금을 받은 상품이 저가로 해외 시장에 대량 수출되면서 공급 과잉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는 가격 하락, 재고 압박, 공장 가동률 저하 등을 초래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배터리 산업이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중국 배터리 총 생산량은 1.07TWh(1TWh=1000GWh)에 달했다. 이는 전 세계 배터리 수요인 0.95TWh보다 0.12TWh 높은 수치다.
중국의 생산 능력도 중국 내 배터리 수요 예상치를 한참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배터리 기업의 지난해 생산 능력은 약 1500GWh다. 이는 중국 내 배터리 수요 예상치인 636GWh보다 864GWh나 더 높다.
향후 중국 내 배터리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중국의 생산 능력이 더욱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공급 과잉 상태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남아프리카, 독일, 이탈리아, 미국 등의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SDI 46파이 제품 이미지. <사진=삼성SDI>
중국의 글로벌 배터리 시장 진출에 따라 K-배터리 3사의 입지는 점차 위태로워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K-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 합산은 전년 동기 대비 3.0%p 하락한 22.1%를 기록했다.
K-배터리 3사의 총 사용량은 80.6GWh로 전년 동기(74.8GWh) 대비 7.7% 늘었다. 그러나 중국 배터리 업체의 총 사용량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K-배터리의 점유율은 되레 떨어졌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외 지역에서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탑재가 확대되면서 내수 시장뿐 아니라 수출 시장에서도 중국 배터리 기업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배터리의 약진에 위기를 느낀 K-배터리 3사는 첨단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고객사와의 견고한 파트너십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배터리 공급 계약은 한번 체결되면 장기 계약으로 이어지는 만큼 고객사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은 완성차 업체들의 요청에 따라 안전 진단 소프트웨어 협업·판매에 나섰다. LG엔솔은 90% 이상의 안전 진단 검출률을 앞세워 안전한 배터리 사용을 위해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마이크로 모빌리티용 46파이(지름이 46mm인 원통형 배터리) 배터리 수요에 발맞춰 양산 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46파이 배터리의 양산 일정을 기존보다 1년 이상 앞당긴다는 구상이다.
SK온은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가 요구한 기술적 사항을 해결하면서 우수 공급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비상 경영을 선포한 SK온은 고객사에 대한 상시적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영업 조직을 권역별로 분리·강화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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