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장형진 고문, 사모펀드 끌어들였다…고려아연 경영권 줄다리기 본격화

시간 입력 2024-09-19 08:53:28 시간 수정 2024-09-19 08:5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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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MBK파트너스와 함께 경영권 노린다
최대 2조원 규모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단행
공개매수 반대한 고려아연 “약탈적 M&A”

고려아연 별관 내부 모습. <사진=박대한 기자>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두고 최윤범 회장과 장형진 고문 간의 갈등이 절정에 달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경영권 분쟁에 영풍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손잡으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지 관심이 모인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공개매수를 추진해 경영권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고려아연은 적대적, 약탈적 인수합병(M&A) 시도라고 날을 세웠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영풍은 공개매수 신고서를 공시했다. 이번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66만원으로, 발행주식 총수의 7%(144만5036주)에서 최대 14.6%(302만4881주)까지 매수하기로 했다. 최대로 매수할 경우, 약 2조원을 쏟아붓게 된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 수가 최소 매수예정수량 미만일 경우 응모한 주식 전량을 매수하지 않고 최대 매수예정수량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최대 매수예정수량만큼만 안분비례해 매수할 예정이다. 공개매수 기간은 13일부터 오는 10월 4일(결제일 10월 10일)까지 진행된다.

영풍은 지난 12일 MBK파트너스와 주주 간 계약을 통해 의결권을 공동행사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그룹 내에서 고려아연 지분을 (주)영풍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보다 1주 더 갖게 된다.

장 고문은 이번 주주 간 계약을 통해 자신이 포함된 장씨 일가와 최 회장의 장씨 일가 간 동업자 관계를 정리하겠는 입장이다. 장 고문은 “지난 75년 간 2세에까지 이어져온 두 가문 공동경영의 시대가 여기서 마무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영풍빌딩. <사진=박대한 기자>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역할을 하게 된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와 함께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기간동안 자기주식 취득을 금지시키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경영진과 이사회 구성원, 자사주 신탁계약을 맺은 신탁회사 앞으로 공동 명의 공문을 보내 공개매수기간 동안 영풍의 특별관계자인 고려아연이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경우, 자본시장법 제 140조 별도매수 금지의무를 위반할 뿐만 아니라, 이사의 선관주의의무 위반, 주식시세 조종행위에도 해당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이 공개매수기간 중 평상시 주가보다 높게 형성된 가격으로 자기주식을 매수한다면 이는 곧 고려아연에게 손해를 발생시키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MBK파트너스는 “20일 남짓한 공개매수 기간 중 평상시보다 높게 형성된 가격으로 자기주식 취득에 관여해 손해를 발생시킨 경영진과 이런 불합리한 행위를 승인하거나 묵과한 이사회 구성원 등은 회사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손해와 법위반 사정을 알고도 자기주식 취득을 강행한다면 이는 시세조종의 의도가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다는 주장이다.

장형진 영풍 고문(왼쪽)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각사>

최 회장은 고려아연을 통해 이와 관련해 반박에 나섰다. 고려아연은 적대적 인수합병(M&A)라고 주장하면서 공개매수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인수한 다음 해외 자본에 재매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렇게 되면 국가 기간산업 및 이차전지 소재 관련 핵심 기술과 역량이 해외로 유출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는 그동안 수차례 국내에서 시장 경쟁력 있는 회사를 인수한 다음 핵심 자산을 매각하거나 과도한 배당금 수령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에만 몰두하는 등 약탈적 경영을 일삼아왔다”고 말했다. 특히 사모펀드의 본질인 투자수익 확보를 위해 전체 주주들 및 구성원들의 이익에 반하는 독단적인 경영을 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는 설명이다.

고려아연 경영권을 둔 줄다리기는 하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최기호 고려아연 창업자를 시작으로 최창걸, 최창영, 최창근 명예회장에 이어 현재 최 회장으로 지켜온 회사를 내주지 않겠다는 입장과 최대주주로 경영권을 공고히 하고 ‘대리인 문제’로 인해 훼손된 고려아연의 지배구조 및 기업가치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이 첨예하게 맞붙고 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수십 년간 합심해 산업 전문성과 경영 노하우, 업계를 선도하는 독보적인 기술을 통해 세계적인 기업 경쟁력과 비철금속 분야 1위를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장 고문이 오랫동안 경영한 영풍과 최 회장과 현 경영진이 이끌고 있는 고려아연의 글로벌 경쟁력을 비롯해 실적과 주주환원, 사회공헌도, ESG 경영 수준 등 모든 부분에 있어 차이가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영풍은 MBK파트너스와 손잡으면서 최 회장에 대한 문제점 및 의혹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풍은 △원아시아파트너스 △SM엔터 시세 조종 △이그니오 투자 △지급보증 상법 위반 △불공정거래 혐의 등을 지적했다.

한편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는 영풍으로 25.4%를 보유하고 있다. 장씨 일가가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은 영풍을 포함해 약 33.1%까지 끌어 올렸다. 최 회장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1.84%지만 최씨 일가를 포함한 특수 관계인 등의 협력 지분을 더해 33%대 수준까지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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