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나서
서린상사 장악·황산취급대행계약 갱신 거절 등 지적
최 회장의 고려아연 사유화 견제…신사업 투자 지속
미국 SAFE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에 악영향 우려”

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대한 기자>
“영풍 죽이기에 나선 최 회장 측으로부터 영풍과 고려아연이 함께 살기 위해 MBK파트너스와 손잡게 됐다.”
27일 강성두 영풍 사장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기자간담회에서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게 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강 사장은 ‘영풍 죽이기’에 나선 최 회장의 현 고려아연 경영진의 행보가 현 상황을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 사장은 서린상사 장악과 황산취급대행계약 갱신 거절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강 사장은 “서린상사는 동업의 상징으로 선대 경영자들의 합의에 따라 영풍 측에서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해 온 회사”라며 “장세환 대표가 지난 10년간 대표로 재직하면서 서린상사를 내실 있는 회사로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서린상사(현 KZ트레이딩)는 지난해 매출액 5200억원, 당기순이익 154억원, 순자산 2450억원, 부채비율 10.1%를 기록했다.
이러한 서린상사의 인적분할을 먼저 제안했던 고려아연이 돌연 협의를 중단하고 이사회를 독점 장악했다고 말했다. 이후 서린상사의 경영권을 장악한 고려아연은 영풍과 고려아연이 함께 거래해 오던 고객사에 영풍과 거래를 지속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게 영풍 측 입장이다.
강 사장은 “서린상사를 장악한 고려아연은 영풍 석포제련소는 곧 문 닫을 것이라는 식으로 협박과 회유에 나섰다”며 “영풍과 계속 거래하면 영풍에 문제가 생겨 물건 공급에 차질이 생겼을 때 우리(고려아연)가 물건을 공급해 줄 수 없다는 식으로 거래를 끊도록 압력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영풍 석포제련소 전경. <사진=영풍>
또한 고려아연의 일방적인 ‘황산취급대행계약’ 갱신 거절 통보로 영풍이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4월 영풍과 체결한 황산취급대행계약이 만료되는 6월 30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당시 고려아연은 켐코의 ‘올인원 니켈 제련소’ 등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자사의 물량을 해소하기에도 부족하다고 밝힌 바 있다.
아연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황산은 필수적으로 생산되는 부산물인 만큼, 제때 처리하지 못하면 아연 생산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강 사장은 “지난 20년 이상 사건사고 없이 잘 유지된 계약을 즉시 끊겠다는 것은 석포제련소의 목줄을 쥐고 흔들어 영풍을 죽이겠다는 의도가 담겼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강 사장은 MBK파트너스와 함께 지배권 강화를 통해 고려아연 경영 정상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직계 포함 2.2%의 지분을 가진 경영대리인 최윤범 회장이 회사의 주인인 양 회사를 사유화하는 것을 막겠다는 설명이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모든 임직원의 고용을 확고하게 유지할 것이고 전문경영인의 추진에 따라 신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사장은 “최 회장과 같이 사람이 아닌 고려아연이라는 회사에 충성해야 할 것이다”며 “두 가문에 의한 경영시대를 매듭짓고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에 기반한 전문경영인 시대로 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랑서울에 위치한 고려아연 본사 입구. <사진=고려아연>
한편 영풍이 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을 장악하는 상황에 대해 중국 제련소가 직면한 공급 재고 부족으로 인해 중국의 정제 아연 수입이 증가한 시기와 맞물린다는 우려가 나왔다.
미국 에너지 안보 분야 싱크탱크인 SAFE(Securing America’s Future Energy)가 MBK파트너스의 약탈적 공개매수 시도를 ‘적대적 인수 시도(hostile takeover attempt)’로 규정하며 이번 사태가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에 끼칠 악영향에 우려를 표했다.
SAFE는 링크드인 SNS 채널을 통해 “중국의 지원을 받는 사모펀드인 MBK가 세계 최대의 아연 제련 기업이자 배터리 필수 소재를 생산하는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 시도를 시작했다”며 “MBK와 중국과의 강력한 유대 관계는 미국과 동맹국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사안이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아연과 함께 니켈 제련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 50년 동안 아연, 연, 동 등 10여 종의 비철금속을 연간 120만 톤 생산하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독자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작년 올인원 니켈 제련소를 착공하면서 2026년 니켈 연산 총 6만5000톤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MBK가 고려아연을 중국 등 해외에 매각하게 되면 핵심광물 공급망 차원에서 배터리, 반도체 등 국가기간산업이자 미래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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