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도 공개매수가 ‘83만원’으로 상향…고려아연 vs 영풍, ‘쩐의 전쟁’ 승자는

시간 입력 2024-10-04 17:31:27 시간 수정 2024-10-04 17:3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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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영풍 공개매수 가격 동일…운명의 날 14일로 연장
MBK파트너스·영풍, 고려아연·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 인상
고려아연, 오는 7일 영풍정밀 공개매수 물량·가격 확대 가능성↑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분쟁이 양측 모두 초강수를 두면서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MBK파트너스와 손잡은 영풍이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4일 공개매수 가격을 고려아연이 제시한 83만원으로 다시 상향하면서 이른바 ‘쩐의 전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고려아연은 앞서 MBK파트너스·영풍이 제시한 공개매수보다 높은 가격으로 대항공개매수에 나서면서 우위를 점했지만, MBK파트너스·영풍이 공개매수 가격을 높이면서 고려아연과 동등한 조건에서 시장의 평가를 받게 됐다.

4일 MBK파트너스·영풍은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75만원에서 83만원으로 추가 인상했다. MBK파트너스·영풍은 공개매수가 인상과 함께 발행주식 총수의 7%였던 최소 매수 수량도 삭제했다. 이를 통해 고려아연 처럼 응모된 모든 주식을 무조건 매입하게 됐다.

고려아연은 앞서 지난 2일 베인캐피탈과 함께 대항공개매수에 나서면서 자사주를 주당 83만원에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최윤범 회장,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등 3명이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를 통해 영풍정밀의 대항공개매수를 통해 주당 3만원에 매입하겠다고 전했다.

당시 고려아연은 고려아연 주식과 영풍정밀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MBK파트너스·영풍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보다 최소 10.7%에서 최대 20% 높은 금액으로 대항공개매수에 나섰다. 그러나 이에 맞서, MBK파트너스·영풍이 같은 금액으로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면서 상황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장형진 영풍 고문이 서울 종로구 영풍빌딩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MBK파트너스·영풍은 고려아연의 기업지배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한 차례 더 공개매수 가격과 조건을 변경하는 승부수를 던졌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시장에서 최 회장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배임 등 법적리스크가 많고, 회사 및 남은 주주들에게 재무적 피해를 끼친다 점이 충분히 인식, 이해되기 위해선 아직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 조건을 변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영풍의 공개매수 기간은 공개매수 가격 인상으로 오는 14일까지로 10일 더 연장됐다. 이와 함께, MBK파트너스·영풍은 영풍정밀 공개매수도 고려아연과 같은 3만원으로 추가 인상했다. 이에 따라 MBK파트너스·영풍은 영풍정밀의 초기 공개매수 가격인 2만원보다 50%를 상향 조정하게 됐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측은 MBK파트너스·영풍의 공개매수가 인상에 발맞춰 대응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고려아연이 추진할 가장 유력한 방안은 영풍정밀 경영권 강화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번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 보트로 꼽히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영풍정밀 공개매수 물량 확대, 가격 인상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리코파트너스는 오는 7일 이사회를 소집할 예정인데 영풍정밀의 경영권을 뺏기지 않을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왼쪽)과 영풍 석포제련소 전경. <사진=각사>

시장에서는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입가를 확대하기 위한 자금력도 여유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조7000억원 규모의 단기 차입 확대 계획을 공시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고려아연이 해당 단기 차입을 통해 MBK파트너스·영풍의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대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MBK파트너스·영풍측은 고려아연이 차입에 의존해 자사주 공개매수를 감행한다고 반박했다. 또한 고려아연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1000억원에 그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이달 말 추가로 1조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은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1조원을 웃돌았다. 또한 보유 중인 금융자산 매각을 통해서도 8000억원가량을 현금화하는 방안 등으로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처음 공세에 나섰을 때는 우리 측 대응 기간을 짧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며 “상황이 장기화할수록 현금화할 수 있는 자금이 늘어나는 등 고려아연에 국면이 유리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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