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공매가 또 올렸다…영풍·MBK “추가 인상 없다. 소송통해 구제추진”

시간 입력 2024-10-11 16:12:25 시간 수정 2024-10-11 16: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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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자사주와 영풍정밀 발행주식 총수의 20~25% 확보 나서
영풍 “최대주주로서 무리한 공개매수에 대해 소송을 통한 구제 추진”
고소·고발 등으로 진흙탕 싸움 확대전망…고려아연·MBK·영풍, 출혈 경쟁 지속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벌이고 있는 최윤범 회장과 MBK파트너스·영풍 간 ‘쩐의 전쟁’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최 회장은 자사주(자기주식)와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을 또 높이면서 지분 경쟁에서 물로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반면, MBK파트너스·영풍측은 소모적인 공개매수 가격인상은 없다면서 법적인 조치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MBK파트너스·영풍측은 양진영간 공개매수 가격 인상 경쟁이 재무구조에 부담을 주고 글로벌 경쟁력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11일 고려아연은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취득 수와 함께 자사주 매입 가격을 상향 조정한다.

고려아연은 자사주를 주당 89만원에 매수하기로 했다. 이는 직전 고려아연이 발표한 83만원보다 6만원 늘어난 것이다.

또한 자사주 취득 수도 기존 320만9009주에서 362만3075주로 늘렸다. 최소 매입수량 조건을 없앤 고려아연은 최대 매입 수량을 늘리면서 발행주식 총수의 17.5%를 확보할 계획이다. 여기에 고려아연과 함께 대항공개매수에 나선 베인캐피탈 물량까지 더하면 최대 20%까지 확대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번 가격 조정은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적대적 M&A를 저지하기 위한 유일한 방안이다”며 “고려아연은 법원의 판결에 기초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번 공개매수를 성공적으로 완료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려아연은 이와 함께, 이날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 가격도 높였다. 최씨 일가가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지난 7일 이사회를 통해 결정한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 인상을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제리코파트너스는 영풍정밀의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1주당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5000원 인상했다. 또한 제리코파트너스는 하나증권과 함께 KB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해 청약 시스템을 개선했다. 하나증권과 KB증권을 통해 오프라인으로 청약할 수 있고 KB증권을 통해서는 온라인 청약도 가능해진 것이다.

고려아연이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MBK파트너스·영풍으로부터 영풍정밀을 지켜야 한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MBK파트너스·영풍이 영풍정밀의 경영권을 빼앗겼을 때, 최 회장의 고려아연 지분을 가져오는 식이 돼 사실상 3.7%를 확보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보게 된다.

제리코파트너스는 영풍정밀의 공개매수를 통해 최대 393만7500주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발행주식 총수의 25% 수준으로 제리코파트너스는 최소 매입 수량 조건 없이 목표치 까지 전량 매수할 방침이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지난달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박대한 기자>

고려아연측이 추가적인 강공전략을 제시하자, MBK파트너스·영풍측은 끝을 모르는 공매가 인상 경쟁이 결국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떨어뜨린다고 꼬집었다. 고가에 자사주를 공개매수 하면서 부채가 가중되고, 기업의 재무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고려아연측이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89만원으로 인상하면서, 총매수 규모가 2조7000억원에서 3조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자기자본의 33%에 달하는 액수로, 재무구조에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MBK파트너스는 “이 모든 일이 끝나고 나면 고려아연은 2조7000억원의 부채를 떠안게 된다”며 “회사의 성장을 위해 사용돼야 하는 귀중한 재원이 소모돼 회사의 미래도 그만큼 불투명해지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MBK파트너스·영풍은 앞서 결정한 주당 83만원 에서 더 이상 공개매수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최대주주로서 고려아연에 손해가 발생하는 것을 그냥 지켜 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당장, 고려아연에 대한 소송절차를 통한 구제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와 영풍 석포제련소 전경. <사진=각사>

이에 따라,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영풍 간 경영권 분쟁은 지분 확보를 위한 ‘쩐의 경쟁’에서 양 진영간 고소, 고발 경쟁으로 이어져 진흙탕 싸움이 될 전망이다.

MBK파트너스·영풍 간 계약은 한차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영풍이 막대한 손해를 떠안고 MBK파트너스에 이익을 주는 구조로 계약이 체결돼 배임에 해당한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MBK파트너스·영풍은 곧바로 해명자료를 통해 콜옵션 행사 가격은 고려아연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 합의된 가격으로 ‘고정’돼 있다고 밝혔다. 현재 금융당국인 금융감독원이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둘러싼 불공정거래를 살피고 MBK파트너스와 영풍 간 콜옵션 계약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MBK파트너스·영풍은 고려아연의 최 회장과 노진수 전 대표이사 등을 배임 등 혐의로 서울 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또한 같은 혐의로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 목적으로 공개매수에 찬성을 의결한 고려아연 이사진도 고소했다.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특정 이사의 경영권을 영속시키기 위해 막대한 회사의 자금을 동원해 자기주식 취득을 통한 경영권 방어행위를 승인하는 것은 고려아연에 대한 선관주의 의무, 충실의무 위반행위라고 주장했다.

한편 MBK파트너스·영풍의 고려아연, 영풍정밀 공개매수 종료일은 오는 14일이다. 또한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종료일은 자사주는 23일, 영풍정밀은 21일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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