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자사주 매입 1위…‘경영권 분쟁’ 여파, 쩐의 전쟁 승리할까

시간 입력 2024-10-25 09:00:00 시간 수정 2024-10-24 17: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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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대기업 상장사 대표이사 중 매입액 ‘최대’
경영권 분쟁 전에도 자사주 매입 등 책임경영 이어가
기술 전문가로서 고려아연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기여
지속가능한 성장 이끌 ‘트로이카 드라이브’ 진두지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최근 3년간 국내 대기업 상장사 대표이사 중에서 가장 많은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을 두고 벌어진 경영권 분쟁 이전부터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하면서 책임경영에 앞장섰다.

최 회장과 고려아연을 놓고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은 ‘대리인 문제’를 언급해 오고 있다. 최 회장이 고려아연의 지분을 적게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리한 투자로 실패하게 됐을 때, 받게 되는 피해가 크다는 논리다. 그러나 최 회장의 지속적인 지분 확보 움직임은 영풍·MBK의 주장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24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상장사 266곳에서 2022년부터 2024년(10월 17일 기준)까지 3개년 간 재직한 바 있는 대표이사 613명을 대상으로 자사주 취득 및 처분 현황을 조사한 결과, 최 회장의 자사주 매입액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 회장은 3년간 대표이사로써 총 147억9200만원의 자사주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 회장 다음으로 자사주 매입액(80억원)이 큰 현석호 화승인더스트리 대표보다 84.8% 더 많은 금액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책임경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 최 회장은 취임 후, 자사주 122억6600만원어치를 매수, 보유주식을 34만2507주에서 36만5932주로 늘렸다. 올해도 최 회장은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기 전 지난 3월 19일까지 25억2600만원을 추가 매수했고, 의장직만 맡은 후에도 39억원을 매수해 38만256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 대표이사를 그만두고 의장으로 역할을 행사할 때도 자사주 매입을 추진하면서 책임경영에 나선 것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 회장은 지난 2023년 회장으로 승진한 첫 해 신년사를 통해 “크고 막연해 보이던 트로이카드라이브가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며 “트로이카드라이브는 더 이상 꿈이 아닌 고려아연의 현실적인 비전이면서 전략으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이 기존 주력 사업인 비철금속 제련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신규 사업을 통한 도약할 수 있도록 회사의 성장 방향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 경영을 전담한 최창걸-최창영-최창근 명예회장에 이어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실무 경험을 쌓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2007년 온산제련소 경영지원본부장을 시작으로 페루 현지 법인사장, 고려아연 전략기획 부사장, 호주 아연제련소 SMC 사장 등의 현장 요직을 거치면서 실무 감각을 길렀다.

특히 호주 SMC 사장 시절에는 기술 개발, 공장 개선 등으로 적자회사를 흑자로 전환시켰다. 당시 역대 최대 영업이익(약 937억원)을 거두면서 경영능력을 입증한 최 회장은 2019년 고려아연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최 회장이 온산제련소에서 현장실습을 함께 진행한 이제중 고려아연 CTO(최고기술책임자) 부회장은 “미국에서 변호사인 최윤범 회장은 일반 전문경영인이 아니라 기술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최고기술자”라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서 1년간  함께 현장실습을 했고 웬만한 온산제련소 기술을 다 마스터할정도로 스마트한 인물이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부회장은 1985년 고려아연에 입사한 뒤 40년간 고려아연의 기술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특히 대한민국 100대 기술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던 최창영 명예회장과 함께 고려아연의 기술력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일례로 그가 아연공장장을 지낸 기간 고려아연의 아연 생산량을 30만톤에서 40만톤 이상으로 늘렸다.

고라여인이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 전략 ‘트로이카 드라이브’ 핵심 사업. <사진=고려아연>

최 회장은 꾸준히 ‘트로이카 드라이브(Troika Drive)’를 강조해 왔다. 창립 50주년 행사에서도 고려아연은 새로운 50년을 이끌 신사업 전략인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기반으로 신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사업, 리사이클링 등에 대한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일환으로 투자한 것이 영풍·MBK가 무리한 투자라고 지적한 이그니오홀딩스 투자다. 미국 시장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폐자재를 한곳에 모으는 역할을 하는 게 이그니오홀딩스다. 고려아연은 이그니오홀딩스를 거쳐 총 15만톤 규모의 재활용 구리를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외에도 현대자동차, 한화, LG화학, 트라피구라 등 글로벌 기업과 대규모 투자 및 제휴를 이끌어내며 신사업 분야에서 전략적 동맹에 나섰다.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이차전지 소재 산업, 수소 산업 등으로 진출한 것이 대표적이다.

고려아연은 낮은 부채비율을 유지하면서 신사업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올 상반기 고려아연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23% 수준이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고려아연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고려아연은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일으킨 2조7000억원의 차입금을 모두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도 부채비율이 78%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연간 1조원이 넘는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이익잉여금을 쌓아 자본을 늘리고 부채를 순차적으로 갚아도 6년이면 20%대를 회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최윤범 개인으로 동업관계를 이어온 장형진 고문에게 죄송한 마음이다”며 “그러나 고려아연의 의장으로서 25%의 주주(영풍)가 아닌 75%의 주주를 위한 회사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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