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부회장, 지난해 17차례에 걸쳐 총 23억 규모 자사주 매입
DB손보, 주주환원율 35%까지 끌어올리는 중장기 목표 내놔
김정남 DB손해보험 부회장이 2022년 이후 3년 동안 총 23억12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13명의 대표이사 가운데 상위 7위에 달하는 기록이며, 현재 현직 비(非)오너 대표이사 가운데서는 최고 수준이다.
김정남 부회장은 2010년부터 2022년까지 13년간 DB손해보험의 대표이사직을 맡으며 보험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 불렸다.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기업의 대표적인 주주가치 제고 정책으로 꼽힌다.
28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상장사 266곳에서 2022년부터 2024년(10월 17일 기준)까지 3개년간 재직한 바 있는 대표이사 613명을 대상으로 자사주 취득 및 처분 현황을 조사한 결과, 김정남 DB손해보험 부회장은 최근 3개년간 23억1200만원 어치의 자사주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액 기준 상위 7위에 달하는 기록이다.
2022년부터 올 10월까지 3개년 누적 순매수액이 가장 큰 대표이사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자사주 122억6600만원 어치를 매수했고, 올해 들어서도 지난 3월 대표이사 임기만료 전까지 25억2600만원을 추가 매수해 최근 3년간 총 147억9200만원의 자사주를 순매수했다.
이어 △현석호 화승인더스트리 대표(80억원) △구자겸 NVH코리아 대표(76억2500만원) △정몽익 KCC글라스 대표(70억9700만원) △원종석 신영증권 대표(51억6400만원) △권혁민 도이치모터스 대표(27억7700만원) 등의 순으로 순매수 금액이 컸다.
김정남 DB손해보험 부회장은 지난해 17차례에 걸쳐 총 23억1200만원 가량의 자사주를 매입하며 순매수 금액으로 전체 7위에 등극하게 됐다. 이는 비오너 전문경영인 가운데서는 가장 큰 규모의 금액이다.
앞서 DB손해보험은 지난 8월 열린 상반기 실적 컨퍼런스콜(IR)에서 중장기 자본정책을 공개했다. DB손해보험은 최소지급여력비율을 200%, 적정 자본구간을 220%로 설정했다. 이에 킥스비율 220%를 넘는 초과 자본에 대해서는 주주환원과 국내 신규 사업진출, 글로벌 사업확대 등에 사용한다는 구상이다.
또 주주환원율을 35% 이상으로 상향한다는 중장기 목표도 내놨다. 킥스비율이 200~220% 구간에서 관리되고, 지속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하다면 주주환원율을 35% 수준까지 상향한다는 것이 골자다.
주주환원율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액의 합을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주주 친화적인 기업이란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DB손해보험의 최근 3년간 주주환원율은 △2021년 27.1% △2022년 28.2% △2023년 20.7%로 나타났다. 주당배당금(DSP)은 2021년 3500원에서 2022년 4600원, 2023년 5300원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DB손해보험의 주주환원 의지가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주주환원 여력과 의지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것은 물론, 이미 3조원대의 배당가능이익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험업계는 2024년 말 무저해지 해약율 가정 변경에 따른 CSM 감소, 2025년 초 할인율 규제 등을 앞두고 있으나 DB손해보험은 회계적 불확실성을 감내할 만한 주주환원 여력과 의지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DB손해보험은 이미 올해 6월 말 3조원대 배당가능이익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약환급금 준비금산출기준 완화 혜택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2025년 이후의 주주환원 불확실성 역시 낮으며, 2025년 초에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발표가 예상된다”며 “지난 8월 발표한 중장기 자본정책이 좀 더 구체화될 전망이며 투자자들의 주주환원, 밸류업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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