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노조, 서울 흥국생명빌딩서 김기유 구속·엄벌 촉구 성명서 발표
“김기유의 폭압과 갑질 시달리다 회사 떠난 임직원 수 헤아릴 수 없어”
“경영 컨설팅 빌미로 하루아침에 임직원 강제 퇴출…경제적 파탄 야기”
태광그룹 계열사 노동조합협의회(태광그룹노조)가 부당 대출 지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의 직장 갑질과 인사 전횡, 비위 행위 등으로 인해 임직원들의 생계가 위협 받고, 조직 문화가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태광산업·흥국생명·흥국화재 등 주력 계열사로 구성된 태광그룹노조는 13일 서울 종로구 흥국생명빌딩 앞에서 김 전 의장에 대한 구속과 엄벌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박영대 태광산업 석유화학 노조위원장은 “김 전 의장의 비인격적 막말과 욕설은 회사 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며 “그의 폭압과 갑질에 시달리다 회사를 떠난 임직원이 헤아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 감사와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경영 비리는 김 전 의장이 전문 경영인이 아니라 전문 사기꾼이었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며 “김 전 의장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야말로 태광그룹의 새 출발점이다”고 강조했다.
흥국생명 노조도 김 전 의장의 폭언과 갑질, 이에 따른 임직원들의 고통을 호소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원칙 없는 인사와 부당한 업무 지시로 모든 구성원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일부 임직원은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리게 되는 비극적 상황도 초래됐다”고 밝혔다.
흥국생명 노조는 김 전 의장의 비위 행위를 △명분 없는 인사 제도 도입 △무차별적 징계 남발 △예고 없는 대규모 인력 감축 △경영 성과급 미지급 △대규모 임원 강제 해임 등 5가지로 꼽고, 항목별로 구체적인 내용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노조는 “김 전 의장은 경영 컨설팅을 무기로 200여 명의 직원을 하루아침에 강제 퇴출시켰다”며 “수많은 노동자와 가족들은 미처 준비할 틈도 없이 경제적 파탄 위기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흥국화재 노조도 성명서를 통해 “김 전 의장은 2022년 대표이사를 포함해 흥국화재의 임원 15명 중 13명을 무리하게 해임해 엄청난 혼란을 야기했다”며 “태광그룹을 떠난 현 시점에도 흥국화재에 심대한 후유증을 남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응당 처벌을 받아야 할 김 전 의장은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부끄러움과 모욕은 왜 우리의 몫이 돼야 하느냐”며 “김 전 의장에 대한 즉각적인 구속 수사와 범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장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2011년 구속된 뒤 그룹 2인자로 부상하며 그룹 경영을 맡았다.
이후 김 전 의장은 지인인 부동산 개발 시행사 대표 이모씨의 청탁을 받고, 지난해 8월 당시 그룹 계열사인 고려저축은행, 예가람저축은행 대표에게 150억원 상당의 사기 대출을 실행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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