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석유화학, 대수술 시작됐다…“M&A·설비폐쇄 등 고강도 구조개편 지원”

시간 입력 2024-12-23 17:38:31 시간 수정 2024-12-23 17:3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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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과잉, 2028년까지 석화 업계 부진 우려
정부,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 발표
사업재편·인수합병·설비폐쇄 등 지원 앞장
정책금융 지원 등엔 긍정적…민간 차원 구조조정 한계

롯데케미칼 충남 대산 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글로벌 공급 과잉과 산업 경쟁력 약화로 위기를 맞고 있는 석유화학 업계를 위한 정부 차원의 처방이 시작된다. 부실기업 정리에서 설비폐쇄 등 고강도 구조개편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23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석유화학 공급과잉과 시장위축으로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설비 증설 추세를 고려했을 때, 석유화학 업계는 오는 2028년까지 글로벌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른 사업재편이 시급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최상목 부총리는 “글로벌 과잉공급인 석유화학산업은 사업재편이 신속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업계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까지 있는 상황이다”며 “정부는 가용수단을 최대한 활용해 사업재편과 친환경, 고부가 전환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LG화학 전남 여수 NCC 2공장 전경. <사진=LG화학>

정부는 석유화학 관련 기업의 자발적 사업재편을 유인하기 위해 다양한 법제 정비, 금융·세제 지원을 시행하기로 했다.

우선 사업재편 기업의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상 지주회사 규제 유예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늘린다. 매수자가 수익이 발생한 이후 지분 규제를 이행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보장하기 위해서다.

현행법상 사업재편을 통해 회사 지분 100%를 매입해야 하는 기간을 3년 유예해주고 있는데, 이를 5년으로 늘려 사업을 영위하면서 낸 수익으로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사업재편에 나서는 석화 업계 등에 총 3조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융자, 보증 등의 방식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사업재편 추진 시 산업은행을 통해 1조원 규모의 사업구조 전환지원자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내 협력사·소상공인 금융지원 강화, 납사와 납사 제조용 원유에 대한 무관세 기간 연장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무관세 기간은 오는 2025년 말까지 연장될 전망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다보스포럼에 IBC 정식 멤버로 참석한 모습. <사진=LG화학>

정부의 지원책이 발표되자, 관련 업계에서는 즉각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한국화학산업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속도감 있는 지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최악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학철 화학산업협회장도 업계를 대표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신 협회장은 “이번 경쟁력 제고 방안이 석유화학산업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 주력산업으로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정부 및 업계와 긴밀히 소통해 제시된 대책들을 차질 없이 이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업체에서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중국·중동발 저가 제품 공세를 극복하기에는 정책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정책 금융 등은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정부 주도하에 강력한 구조조정 등의 파격적인 정책은 따로 찾아볼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정부와 석화 업계 모두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NCC 설비 합리화가 필요하다는 데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위해 합작법인 설립, 매각 등의 다양한 방식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정부의 주도적인 구조조정 없이는 합작법인 설립, 매각 등이 녹록지 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해서 실질적으로 공급과잉의 문제를 해소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또 서로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협상이 원활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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