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 소재 경쟁력↓…중국·중동발 저가 공세
국내 NCC 9개사, 영업이익 2022년부터 적자
정부 지원에 맞춰 석유화학 업계 체질 개선 앞장

LG화학 여수공장 용성단지. <사진=연합뉴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큰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이 고부가·친환경 소재로 체질을 개선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 배터리 등 주력산업과 연계한 고부가 소재 기술을 개발하거나, 탄소감축 및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소재 개발해 중국·중동발 저가 공세를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범용 중심이던 석유화학 산업을 고부가·친환경 소재로 전환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범용 소재의 경우, 기술적 차별성이 크지 않고 대규모 NCC(나프타분해시설)설비에 값싼 원료를 투입해 수출을 확대하는 구조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최근 범용 소재는 중국, 중동 등에서 NCC 설비를 늘리고 직접 원료를 조달하면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 NCC를 운영하는 9개사의 영업이익 추이도 점차 하락세를 걷고 있다.
국내 NCC 9개사 영업이익 합계는 지난 2021년 7조6346억원에서 2022년 2715억원의 적자기조로 돌아섰다. 이후 2023년 1633억원 적자, 올해도 1~3분기까지 8494억원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에틸렌 스프레드 또한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석유화학 업계의 수익성 지표로 꼽힌다. 에틸렌 가격에서 원료인 납사 가격을 뺀 값으로 흔히 300달러 이상을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2년 말부터 올해 3분기까지 에틸렌 스프레드는 300달러를 밑돌고 있는 상태다.
정부의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에 따르면 고부가·친환경 소재 지원에 집중할 전망이다. 실제로 일본, 유럽연합(EU)와 같은 선진기업이 NCC 및 범용 소재를 줄이고 고부가 소재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반도체·배터리·미래차 등 주력산업 연계 고부가 소재기술 △석화 분야 연료·원료 대체할 탄소감축 핵심기술 △EU 특정화학물질 금지·재생 플라스틱 사용의무 등 글로벌 환경규제 대응기술에 대한 R&D를 지원할 방침이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 2025년~2030년 R&D 투자 로드맵을 수립하고, 민간 투자에 매칭한 ‘고부가·친환경 화학소재 기술 개발’ 예비타당성조사 신청을 추진키로 했다. 이를 통해 신뢰성 평가와 양산까지 패키지로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고부가·친환경 소재에 대한 민간 투자를 늘리는 마중물로 보조금, 세재 등을 활용 한다는 구상이다.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을 지정해 지역투자보조금 지원비율을 상향 적용하고, 조세특례제한법상 국가전략기술 및 신성장 원천기술을 발굴해 기업의 신규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롯데엔지니어링플라스틱 예산 제1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정부의 지원책에 발맞춰 고부가·친환경 소재로 체질 개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3대 신성장동력을 통해 전지 소재와 친환경 소재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에는 친환경 플라스틱 패키징을 위한 기술로 ‘2024 대한민국 산업기술 R&D대전 기술대상’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LG화학이 개발한 ‘이축연신 폴리에틸렌(BOPE)’ 기술은 고분자의 결정 구조부터 새롭게 설계해 단일 소재임에도 높은 강도와 투명성을 가진다. 또 기존 필름 포장재가 내용물 보호를 위한 강도 확보를 위해 폴리에틸렌과 나일론 등 여러 플라스틱을 섞은 것과 달리 이 기술을 적용한 포장재는 단일 소재를 활용한 만큼, 물리적 재활용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롯데엔지니어링플라스틱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9월 삼박LFT에서 사명을 롯데엔지니어링플라스틱으로 바꾸고 열가소성 장섬유 복합재(LFT), 열가소성 올레핀(TPO)등의 기능성 특수 컴파운드 소재와 더불어 고부가합성수지(ABS)와 폴리카보네이트(PC) 등의 컴파운딩 소재를 생산할 예정이다.
특히 롯데엔지니어링플라스틱은 오는 2026년까지 연산 50만톤 규모의 컴파운딩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지난 4월 공장 착공에 돌입했고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장이 완공되면 가전 제품, IT기기, 자동차 및 의료기기에 사용되는 ABS, PC 등의 컴파운딩 소재를 생산하면서 스페셜티 사업을 강화하게 된다.

재활용 폴리에틸렌 (오른쪽)과 이를 적용한 전자제품용 포장재 샘플 (왼쪽). <사진=한화솔루션>
고부가·친환경 소재 개발을 위한 협업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LG디스플레이와 함께 친환경 포장재 생산에 나선다.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차량용 전장 디스플레이 출고 시 사용되는 완충용 포장재에 한화솔루션이 개발한 재활용 폴리에틸렌(rPE)을 적용해 친환경 소재 활용을 확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SK케미칼은 국순당과 함께 재활용 용기 상업화를 추진했다. 국순당의 프리미엄 전통주 용기에 SK케미칼의 순환 재활용 페트(CR-PET)를 적용한 것이다. 또한 현대차·기아와 협력해 SK케미칼의 순환 재활용을 적용한 전장 부품을 탑재한 EV3스터디카를 선보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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