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가습기 살균제’ SK케미칼·애경 유죄 판결 파기…“제조·판매자 공동정범 성립 무리”

시간 입력 2024-12-26 14:17:47 시간 수정 2024-12-26 14: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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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심 유죄 판결 뒤집어…서울고법 환송조치
2019년 기소된지 5년 넘어 최종 결론
대법 “국경초월 상품 구매, 공동정범 무한확장 우려”
사망원인 증거부족…“CMIT/MIT 인지 확실치 않아”

가습기살균제 환경노출확인 피해자연합·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등 관계자들이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 인근에서 가습기살균제 2심 선고를 치를 SK케미칼과 애경산업 관계자들의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법원이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직 대표에게 금고형을 선고한 항소심을 파기했다.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이 들어간 ‘가습기메이트’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일부 유죄가 선고됐지만, 사건의 공범 판단 등을 다시 심리하라는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26일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에게 각각 금고 4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홍 전 대표와 안 전 대표는 각 회사에서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등 독성 화학물질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 메이트’를 제조·판매해 98명에게 폐 질환이나 천식 등을 앓게 하고 그중 12명을 사망케 한 혐의로 2019년 7월 기소됐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2심은 유죄로 판결을 뒤집고 금고형을 선고했다. 당시 2심을 판결했던 서울고법 형사5부(서승렬 안승훈 최문수 부장판사)는 전직 대표에게 각각 금고 4년형을 선고하면서 “피고인들은 어떠한 안전성 검사도 하지 않은 채 상품화 결정을 내려 공소사실 기재 업무상 과실이 모두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 원인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많은 국가적·사회적 비용이 소요됐을 뿐 아니라 완전한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피고인들도 긴 수사 등 정신적 고통을 받았지만, 피해자나 그 가족의 고통에 비할 수 없어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심의 유죄 판결을 다시 심리하도록 서울고법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원심이 근거로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 과실범의 공동정범 성립을 인정하게 된다면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특징으로 할 뿐만 아니라 인터넷망 등을 통해서 국경을 초월한 상품의 구매·소비가 용이하게 이루어지는 현대사회에서 상품 제조·판매자들 등에 대한 과실범의 공동정범 성립범위가 무한정 확장된다는 설명이다.

또 상해와 사망의 원인이 CMIT·MIT인지, PHMG인지 확실하지 않다는 점이다. 앞서 1심에서도 CMIT/MIT가 피해자들의 상해·사망을 유발하였다는 사실을 증명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결된 바 있다.

대법원은 “원심(2심)이 근거로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 과실범의 공동정범 성립을 인정할 수는 없다”며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 중 복합사용 피해자들에 대한 부분에 관해 파기 사유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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