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환율, 정유업계 실적개선 ‘빨간불’…“‘액침냉각’, 새 먹거리로 키운다”

시간 입력 2024-12-30 18:06:07 시간 수정 2024-12-30 18: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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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환율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1472.5원
정국 불안 장기화로 고환율 지속…“1500원 넘길 수도”
전향 수입의존, 수익감소로 이어져…정제마진은 소폭 회복
정유업계, 액침냉각 신사업 속도…AI 시대, 먹거리 확보 집중

탄핵정국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정유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4분기 겨울철 난방유 수요 등 계절적 수요 증가로 실적 회복을 기대했지만,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환율 때문에 원유 구매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 확보에 제동이 걸렸다.

30일 외환 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으로 1472.5원에 거래를 마치며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는 금융 위기가 발생한 지난 2009년 3월 1485.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를 넘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 계엄을 선포하자 환율은 야간 거래 기준 1446.5원까지 치솟았고, 지난 27일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에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80원대를 넘어선 바 있다.

시장에서는 정국 불안이 장기화 되면서 당분간 고환율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대내 정치 불확실성이 환율의 단기 변동성을 높이는 상황”이라며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아닐 수 있지만 추가 탄핵과 외국인 자금 이탈이 실제 이뤄질 경우 1500원을 넘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HD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 <사진제공=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 <사진제공=HD현대오일뱅크>

환율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원유를 달러화로 수입하는 국내 정유사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연간 10억배럴 이상의 원유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장기간 고환율 기조가 이어질 경우, 바로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환율 변동에 대한 리스크 대응 전략으로 변동성을 낮추고 있고, 단기적인 고환율로 인한 손실은 예상보다 크진 않을 것”이라 면서도 “고환율이 지속되면 환차손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져 타격이 불가피 하다”고 밝혔다.

환율 상승과 더불어 정유업계의 수익성을 결정하는 국제유가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2월 인도분 가격은 74.17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7월 80달러대를 유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소폭 하락한 가격이다.

다만 또 다른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소폭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그나마 긍정적인 요인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 3분기 평균 3.6달러에서 11월 6달러로 상승했으며, 12월 초까지 6달러를 유지하며 손익분기점을 웃돌았다. 정제마진의 손익분기점은 보통 4~5달러로 본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정제마진 회복 배경에는 정유설비 가동률 조정 효과가 크다”며 “중국 티팟 정유설비 가동률은 52%에 머물러 있으며, 한국 정유사도 10% 남짓 생산량을 줄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2025년 1분기 중국 수출이 줄어들 것이고, 2025년 1월 중동산 원유산 프리미엄이 0.9달러로 낮아져 또 다른 긍정변수가 있다”고 밝혔다.

에쓰오일 직원들이 서울 마곡 TS&D 센터에서 액침냉각유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에쓰오일>
에쓰오일 직원들이 서울 마곡 TS&D 센터에서 액침냉각유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에쓰오일>

이처럼, 고환율·저유가 등 정유 업황의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유업계는 액침냉각 사업 등 비정유 신사업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적극 발굴하는 모습이다. 

액침냉각유는 윤활기유를 원료로 냉각효율과 안정성을 높인 열관리 플루이드다. 최근 인공지능(AI) 서비스 확장에 따라 대규모 서버를 갖춘 데이터센터가 증가하고, 기기 발열량도 높아지면서 에너지 절감을 돕는 차세대 열관리 솔루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액침냉각 전용 윤활유 ‘엑스티어 E-쿨링 플루이드’가 세계 최대 액침냉각 시스템 기업인 GRC로부터 일렉트로세이프 프로그램 인증을 획득했다. 이번 인증을 계기로 국내 데이터센터 업체와 실증 등 파트너십을 강화해 액침냉각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도 지난해 11월 자체 액침냉각유 브랜드인 ‘킥스 이머전 플루이드S’를 출시하며 열관리 시장에 진출했다. 또한 에쓰오일은 지난 10월 인화점 섭씨 250도(℃) 이상의 고인화점 액침냉각유 ‘에쓰오일 e-쿨링 설루션’을 출시했다.

에쓰오일은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액침냉각 기술은 데이터센터 뿐만 아니라 에너지저장시스템(ESS)과 배터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다수의 파트너사와 공동 연구를 진행 중에 있으며 앞으로 여러 산업에 걸쳐 열 관리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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