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새 격전지로 부상한 동남아…K-배터리, 중국과 주도권 경쟁 ‘불꽃’

시간 입력 2024-12-31 16:00:00 시간 수정 2024-12-31 14: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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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3분기 동남아 전기차 성장률 58.2%
전동화 흐름에 전기차·E-모빌리티 수요↑
K-배터리, 중국 배터리와 패권경쟁 본격화

HLI그린파워 전경.<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한파로 배터리 시장이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동남아시아 시장이 새로운 이머징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LG, 삼성, SK 등 K-배터리 진영과 중국 업체간 시장선점을 위한 경쟁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 중국, 유럽과 비교했을 때, 동남아는 전기차 시장이 이제 막 개화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31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1~3분기 동남아 지역내 전기차(BEV+PHEV) 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전기차 성장률이 21.7%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동남아 전기차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폴, 필리핀 등 동남아 6개국을 중심으로 전동화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전기차, E-모빌리티 등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동남아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로 주목받고 있는 태국의 경우, 전기차, 전기이륜차 모두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태국전기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누적 기준으로 전기차(BEV+PHEV)는 14만2494대, 전기 이륜차(BEV)는 3만8076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신규 등록된 전기 이륜차가 2만1864대로 전년 대비 120.6% 증가했다.

동남아 시장이 이처럼 전동화 시장의 새 이머징 마켓으로 부상하면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가장 먼저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BYD는 지난 7월 태국에 전기차 공장을 구축했다. BYD는 차량 생산 뿐만 아니라 배터리와 주요 부품 조립도 현지에서 추진할 예정이다. 중국 CATL은 인도네시아 국영 배터리 투자회사 IBC와 함께 인도네시아에 1조60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셀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중국 업체들에 이어 K-배터리 진영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자동차와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합작공장 ‘HLI그린파워’를 가동 중이다. 이 공장을 짓기 위해 총 11억 달러(약 1조5000억원)를 투자했고, 연간 10GWh를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 7월 인도네시아 자동치 시장에 출시된 ‘디올 뉴 코나 일렉트릭’에 탑재할 배터리를 HLI그린파워에서 생산하고 있다.

삼성SDI도 말레이시아, 베트남에 생산거점을 갖추고 있다. 이중 말레이시아 공장은 프라이맥스 21700(지름 21mm·높이 70mm) 원통형 배터리를 양산하고 있다. 삼성SDI의 21700 원통형 배터리는 고출력이 필요로 한 전문가용 전동공구 뿐만 아니라 전기이륜차, 전기자전거 등 E-모빌리티에도 활용되고 있는 만큼, 동남아 E-모빌리티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은 젊은 층 인구가 많고 성장 잠재력이 높아 중장기적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는 시장”이라며 “다만 배터리 산업이 수주를 기반으로 투자 사업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큰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K-배터리 진영이 동남아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을 키우는 게 관건이라는 입장이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대비 소득수준이 높지 않은 동남아 시장에서 전기차를 구매할 때 가격적인 요소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동남아 자동차 시장의 90%를 차지하던 일본 자동차 업계가 중국에 전기차 시장의 점유율을 내준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태국 내 중국 전기차의 평균 단가는 2021년 7만2400달러(1억655만원)에서 2023년 3만7900달러(5600만원)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따라서, K-배터리 업계가 이머징 시장인 동남아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이 LFP 배터리를 앞세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K-배터리 입장에서는 도전적인 자세가 중요하다”며 “K-배터리 진영으로서는 동남아의 풍부한 원료를 직접 조달해 배터리 가격을 20% 수준까지 낮춰야 가성비 좋은 전기차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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