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수장 “어려운 시기 속 돌파구는 기술력”
차별화된 기술 확보·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완성차 제조사 등 주요 고객과의 파트너십 강화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맨 왼쪽부터), 최주선 삼성SDI 사장, 유정준 SK온 부회장, 이석희 SK온 사장. <사진=각사>
한국 배터리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K-배터리 3사의 수장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이겨내기 위한 방법으로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를 꼽았다. 중국 배터리 업체의 성장과 트럼프 행정부의 집권과 같은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배터리 3사 수장은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OEM)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K-배터리 3사의 수장은 을사년 새해를 맞이해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에게 지난해 성과와 올해 목표 등을 제시했다.
올해로 김동명 LG엔솔 사장과 이석희 SK온 사장은 2년 차를 맞이한다. 작년 6월 SK온에 합류한 유정준 SK온 부회장은 반년을 채웠고, 최주선 삼성SDI 사장은 첫 임기를 보내게 된다.
배터리 3사 수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장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김 사장은 전기차 캐즘이 2026년 이후에야 해소될 것으로 봤다.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에서 삼성SDI 사장으로 넘어온 최 사장도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 확대와 해결되지 않은 국제정세 불안 지속 등으로 경영 환경이 엄중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배터리 3사 수장은 업황 부진 속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선다.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고객사의 니즈를 충족해 나갈 방침이다.

(왼쪽부터)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 삼성SDI 헝가리 공장, SK온 헝가리 공장 전경. <사진= 각사>
배터리 3사 수장이 발표한 신년사에 따르면 지난해 부진을 딛고 올해는 차별화된 기술 확보와 함께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기로 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를 돌아보면서 “실적 면에서 전례 없이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평가했다. LG엔솔의 3분기 매출액은 6조8778억원, 영업이익은 448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6.4%, 38.7% 줄었다.
김 사장은 “경기침체 등의 요인도 있었지만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근본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던 탓이 크다”고 반성했다.
지난해는 LG엔솔뿐 아니라 삼성SDI, SK온에게도 어려운 한 해였다. 삼성SDI는 3사 중에서 유일하게 IRA AMPC를 제외하더라도 흑자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실적 부진을 피하진 못했다. SK온은 지난 3분기 11분기 연속 적자 고리를 끊어내기도 했지만 4분기 적자가 유력하다.
배터리 3사 수장은 배터리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근본 경쟁력으로 차별화된 기술력을 강조했다.
김 사장은 LG엔솔이 올해 추진할 핵심 과제 중 첫 번째로 R&D 경쟁력 제고를 꼽았다. 김 사장은 “차세대 배터리, LFP(리튬·인산·철), 각형 폼팩터 등 제품 역량은 지속 강화하고 이길 수 있는 차별화 제품 기술을 위한 자원 투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미래 기술력 확보가 회사의 존명이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최 사장은 “전기자동차를 비롯한 전방 시장의 성장 둔화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슈퍼사이클을 준비하고 올라타야 한다”고 말했다.
유 부회장과 이 사장은 녹록지 않은 지정학적 요인에 발맞춰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전했다. ESS(에너지저장장치)로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한 셀투팩(Cell-to-Pack) 기술 고도화 등 미래 기술 경쟁 우위를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파우치·각형·원통형 배터리 이미지. <사진=각 사>
배터리 3사 수장은 기술력 확보와 함께 주요 고객사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길 주문했다. 전기차 시장이 부진하면서 주요 고객인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도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이에 어느 때보다 고객사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LG엔솔은 제너럴모터스(GM)과 합작사인 얼티엄셀즈의 3공장을 인수할 예정이다. LG엔솔 입장에서는 북미 내 단독 공장을 확보하게 됐고, GM 입장에서는 얼티엄셀즈 3공장을 LG엔솔에 매각하면서 과잉 투자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김 사장은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제품, 품질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LG엔솔은 중저가 라인업인 고전압 미드니켈(Mid-Ni)과 LFP와 원통형 배터리인 46시리즈 등 경쟁력 있는 제품 솔루션을 확보할 예정이다.
최 사장은 앞선 취임사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제품을 개발하고 고객으로부터 인정받는 최고 품질의 상품을 만드는 것이 제조업의 본질이자 경쟁에서 이기는 핵심 비결이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시장이 원하는 바를 면밀히 센싱하고 고객의 입장에서 기술과 품질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상용차에 최적화된 LFP+ 배터리 개발과 함께 오는 2026년 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유 부회장과 이 사장은 다변화되고 빠르게 바뀌는 고객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게 뜻을 모았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의 회복 등 외부 환경 변화를 기대하기보다 내부 역량을 강화해 나갈 구상이다.
대규모 수주와 적극적인 증설로 가파른 성장을 기록한 SK온은 운영개선(O/I)으로 경쟁력 있는 원가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온은 사람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구성원의 힘을 하나로 결집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 사장은 앞선 서울대 CEO 특강에서 “미래 성장에 대비하기 위해 사람과 연구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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