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회장, 계열사 주식 저가매수 혐의 대법원서 무죄 확정
경영 복귀 후 트럼프 취임식 참가 등 활발한 경영 행보
장남 ‘공격적 해외 진출’ vs 차남 ‘국내 사업 내실 강화’
허영인 회장 복귀로 SPC그룹의 경영 공백이 메워지면서 허 회장의 장·차남인 허진수, 허희수 형제의 분업 경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 SPC그룹 승계구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 형제의 경영성과는 향후 승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8일 SPC에 따르면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오는 2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진행되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허 회장은 증여세 회피를 위해 계열사 주식을 저가로 매수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가 지난달 대법원으로부터 무죄를 확정받은 이후 활발한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허 회장의 부재로 위기를 맞았던 SPC도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SPC그룹은 지난해 10월 허 회장 경영공백에 대응하기 위해 신세계그룹에서 33년간 몸 담아온 임병선(62) 총괄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또 허 회장을 대신해 장남 허진수 파리크라상 사장과 차남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이 그룹을 이끌어 왔다.
SPC그룹은 아직 분명한 승계구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SPC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인 SPC삼립의 최대주주는 파리크라상(40.66%)이다. 허진수 사장이과 허희수 부사장도 SPC삼립 지분을 각각 16.31%, 11.94% 보유하고 있다. 파리크라상의 경우 허 사장이 20.33%, 허 부사장이 12.8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형제가 보여주는 리더십이 승계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형인 허진수 사장은 파리바게트를 앞세운 공격적인 해외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허 사장은 파리바게트의 캐나다 진출에 이어, 미국 텍사스에 신규 제빵 공장 건립을 추진하면서 북미를 중심으로한 글로벌 공략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현재 파리바게뜨는 해외 14개국에 600여매장을 운영 중이다. 그 중 미국과 캐나다 매장이 200여곳이다. 회사는 오는 2030년까지 북미 지역에 1000개 매장을 개점할 계획이다.
허 회장도 힘을 보탠다. 허 회장은 이르면 이달 중 텍사스주 존슨 카운티에 속한 벌리슨시와 SPC그룹의 최대 해외 생산 시설 건립을 위한 협의를 마무리 할 방침이다.
이 제빵 공장은 파리바게뜨 매장이 확산 중인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향후 진출 예정인 중남미 지역에 베이커리 제품을 공급하게 된다. 투자 금액은 약 1억6000만달러(2363억원), 토지 넓이는 약 15만㎡(4만5000평)다.
동생인 허희수 부사장은 비알코리아(외식업), 섹타나인(ICT) 경영으로 국내 사업 내실을 다지고 있다. 외식업 영역을 넓히고 주력 사업인 배스킨라빈스, 던킨 등의 브랜드 리뉴얼에도 발 벗고 나섰다.
허 부사장은 2016년 국내에 미국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을 첫 출점시킨 이후 ‘에그슬럿’, ‘피그인더가든’, ‘피자업’ 등을 국내에 론칭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프리미엄 콘셉트를 적용한 ‘워크샵 바이 배스킨라빈스’, 던킨 ‘원더스’ 매장에 직접 방문해 기자들에게 본인이 개발에 참여한 신규 브랜드·제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또한 배달플랫폼 사업이 주력인 ICT 계열사 섹타나인 경영을 통해 외식 브랜드와 디지털 사업 시너지를 끌어올리고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으로 내실 경영과 글로벌 경영이 주요한 방향성이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PC그룹의 유일한 상장사인 SPC삼립의 2024년 연결 매출은 전년 대비 0.1% 성장한 3조4354억원, 영업이익은 7.2% 증가한 983억원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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