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전기차 ‘캐즘한파’에 시총 130조 증발…“밸류업 전략 속도낸다”

시간 입력 2025-01-10 17:18:37 시간 수정 2025-01-10 17: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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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종사 기업 9개사, 1년 새 시가총액 130조 감소
전방 시장 부진에 따른 실적 하락…시총 감소로 이어져
LG화학·엔솔·포스코홀딩스·퓨처엠, 밸류업 계획 발표

전기차 업황 둔화가 지속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의 시가총액(시총)이 130조원이나 증발했다. 배터리 업계는 전방 시장의 수요 부진이 개선되는 시점에 대도약 하기 위해 내실을 다지고,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일 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2024년 지정된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 88곳 중 상장 계열사가 있는 79곳을 대상으로 시총을 조사한 결과, 2023년 대비 시총 감소액 상위 15개사 중에서 9개사가 배터리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9개사의 감소액을 더하면 총 130조4737억원에 달했다.

신사업으로 배터리 산업을 주목하고 있는 포스코홀딩스와 양극재 등 배터리 핵심 소재를 개발하고 있는 LG화학의 시총이 2023년 말 대비 각각 21조2980억원, 18조7477억원 줄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주요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의 신차 출시 지연, 전동화 속도 지연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LG엔솔의 시총은 지난 2023년 말 100조350억원에서 2024년 말 81조4320억원으로 18조6030억원이, 삼성SDI는 지난 2023년 말 32조8549억원에서 2024년 말 17조2553억원으로 15조5996억원이 감소했다.

에코프로그룹의 시총도 일제히 하락했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시총 감소액은 총 35조4060억원 규모다. 감소액이 가장 큰 회사는 에코프로비엠으로 17조4184억원 줄었다. 이어 에코프로가 9조5726억원,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8조4149억원 수준의 시총이 빠졌다.

이외에도 국내에서 양극재와 음극재를 동시에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이 16조8018억원, 배터리 분리막 제조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4조176억원 가량 시총이 쪼그라들었다. 

배터리 업계의 시총 감소는 어려운 업황을 반영하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한파로 직격탄을 맞은 배터리 업계는 적자로 돌아서거나 연속 적자를 앞두고 있다.

배터리 업계에서 가장 먼저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LG엔솔은 영업손실 2255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LG엔솔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21년 3분기 이후 3년 만이다. 지난 3분기까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반영해 흑자를 지속했지만, 4분기에는 3773억원을 반영해도 흑자를 유지하기 벅찬 상황이다.

IRA AMPC가 없다시피 한 삼성SDI도, 지난 3분기 출범 첫 분기 흑자를 기록한 SK온도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배터리 3사의 실적이 부진할수록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SKIET 등 배터리 소재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이들 모두 지난해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거나 적자를 기록하면서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배터리 제품 이미지. <사진=LG에너지솔루션>

시총 하락·실적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일부 배터리 업체들은 내실을 다져 재도약 하기 위한 목표를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 등은 자발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LG화학은 오는 2030년까지 매출액 50조원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는 LG엔솔을 제외한 수치다. 또 같은 기간 3대 신성장 동력의 사업 비중을 50%까지 끌어 올릴 방침이다. LG화학의 3대 신성장 동력은 배터리 소재, 친환경 소재, 혁신 신약 등이다.

K-배터리 3사 중에서 유일하게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 LG엔솔은 오는 2028년까지 매출 67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번 목표를 위해 LG엔솔은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전략적 사업 전개와 전기차 시장 외 Non-EV 확대 등을 추진한다. 또 차세대 기술 및 솔루션을 개발해 고객이 원하는 솔루션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나간다.

포스코홀딩스는 매출 성장률을 오는 2027년까지 6~8%까지 높일 예정이다. 신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배터리 소재 사업에 대해 우량 자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제품·공정기술 혁신을 추진키로 했다.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포스코퓨처엠은 오는 2027년까지 매출액을 8조3000억원으로 늘린다는 구상이다. 이는 지난 2023년 대비 73%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양극재 시장 선점을 노리는 포스코퓨처엠은 제조·투자 경쟁력을 강화해 판매 확대를 추진한다. 또 기초소재의 신기술 개발 및 본원 사업 내실화로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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