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말 4대 금융지주 시총 합계 84조…1년새 19조↑
2024년 한 해 승승장구했던 은행주, 계엄 여파에 ‘주춤’
금융지주 경영진, 자사주 매입 릴레이 계속…반등 기대감↑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 맞춰 온 금융지주의 시총이 크게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한 해 승승장구했던 금융주의 시총은 지난 연말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외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지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으나, 금융지주 경영진들의 자사주 매입 릴레이에 따라 금융주가 다시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1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2024년 지정된 대기업 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 88곳 중 상장 계열사가 있는 79곳을 대상으로 시가총액(이하 시총)을 조사한 결과,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지난해 말 시총 합계액은 84조34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64조9911억원)보다 29.77% 증가한 것으로, 1년 새 19조원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년 새 시총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KB금융지주였다. KB금융지주의 2024년 말 시총은 32조625억원으로, 2023년 말(21조8299억원)보다 49.44% 증가했다. KB금융지주의 시총은 1년 새 10조7936억원가량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뒤이어 하나금융지주의 시총이 1년 새 2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지주의 지난해 말 시총은 16조3153억원으로, 2023년 말(12조6883억원)보다 28.59%(3조6270억원) 뛰었다.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시총은 1년 새 10%대의 증가 폭을 보였다. 신한지주의 시총은 2023년 말(20조6974억원)보다 15.90%(3조2917억원) 증가한 23조989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지주의 시총은 16.76%(1조6383억원) 증가한 11조4136억원으로 집계됐다.
주가 역시 일제히 상승했다. KB금융지주의 종가는 2023년 말 5만4100원에서 2024년 말 8만2900원으로 53.23% 급등했다. 하나금융지주 또한 30.88% 오른 5만68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2024년 말 종가 역시 각각 18.68% 상승한 4만7650원, 18.23% 오른 1만5370원을 기록하며 4대 금융지주의 가치 역시 크게 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4대 금융지주의 기업가치가 크게 오른 데는 2024년 한 해 동안 정부가 추진한 ‘밸류업’ 프로그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지난해부터 기업가치를 제고해 주주가치를 상승시키겠다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4대 금융지주 역시 주가 부양과 주주환원을 강조하고 나섰다.
금융지주가 밸류업에 공을 들이자 시총 역시 크게 올랐다. 하지만 지난 연말께 윤석열 대통령의 12.3 계엄사태 이후 정국 불안이 가중되자 은행주 역시 한 차례 출렁였다.
실제로 금융지주의 시총은 비상계엄 사태 이전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비상계엄 선포 이전인 12월 3일 장 마감 기준 39조8251억원의 시총을 기록하며 시총 40조를 눈앞에 뒀던 KB금융지주의 경우 지난 12월 30일 기준 32조6235억원으로 계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12월 3일 시총이 28조3943억원까지 올랐으나, 지난해 연말 23조9892억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역시 지난해 12월 3일 각각 18조9579억원, 12조7726억원을 기록했으나 12월 30일에는 16조3153억원, 11조4136억원까지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최근 금융지주의 임원들까지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기업가치 제고에 힘을 보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 초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지주사 주식 2000주를 주당 4만 8400원에 장내 매수했다. 이 외에도 신한금융지주 임원진 6명은 지난 6일부터 사흘간 7500주(약 3억60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31일에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자사주 5000주를 주당 평균 5만8862원에 장내 매입했다. 함 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부회장 재임 시절인 2020년 3월 이후 약 4년 9개월 만에 이뤄진 만큼 더욱 주목됐다. 함 회장 전후로도 연말께 주요 경영진들은 약 9350주를 매입했다. 이를 금액으로 따질 경우 약 5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KB금융지주 경영진도 이보다 앞선 지난해 12월 10일부터 일주일간 경영진 8명이 자사주 2345주(약 2억원 상당)를 장중에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증권가에서도 이와 같은 자사주 매입 릴레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높은 주주환원율에 따라 은행주가 다시 반등할 것이라 내다봤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에도 자본력 우위가 있는 KB금융지주뿐만 아니라 지방은행들까지도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며 원리 원칙에 입각한 주주환원 정책이 진행될 것”이라며 “올해도 주주환원율 우상향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은행 업종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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