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 자문사 ISS, 고려아연 집중투표제 도입 ‘반대’·이사 수 상한 ‘찬성’

ISS, 고려아연 이사회 개혁에 집중투표제 도입 의문 ‘반대 권고’
영풍·MBK 후보 14명 중 4명 찬성…고려아연 후보 전원 반대
고려아연 제안한 이사 수 상한 19명 찬성…16명 제한 의견 제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고려아연>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가 고려아연이 제안한 집중투표제 도입에 반대를 권고하고 나섰다. 다만 이사 수를 19명으로 상한을 설정하는 고려아연의 안건에는 찬성했다.

10일 ISS는 오는 23일 열릴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 대한 의안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의안 분석 보고서에서 ISS는 집중투표제 도입 반대와 관련해 “일반적으로 집중투표제는 소수주주에게 유리한 제도지만 이번 경우에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 측에서 주장하듯이 현 경영진인 최윤범 회장 측이 지지하는 후보를 선임할 수단을 제공함으로써 영풍·MBK가 추진하는 이사회 개편이 약화할 수 있다는 점에 힘을 실은 것이다.

하지만 이사 수 상한 안건에 대해서는 고려아연 손을 들었다. ISS는 “이사 수 상한이 이사회 변화를 막는 것이라는 점에 공감하지만, 이 안건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이사회 규모가 과도하게 확대돼 의사결정이 마비되고 기능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고 봤다.

이어 ISS는 이사 수 적정 인원을 16명으로 판단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ISS는 영풍·MBK가 제안한 이사 14명 가운데 4명에 대해서만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반면 고려아연이 제안한 후보 7명에 대해서는 전원 반대를 권고했다.

이러한 ISS의 의안 분석 보고서를 두고 고려아연과 영풍·MBK는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고려아연은 “영풍·MBK가 임시 주총을 요구한 목적은 ‘이사회 장악’에 있다”며 “ISS는 영풍·MBK가 제안한 후보 14명 전원이 추가되는 것에 반대하고 이사회를 16명으로 제한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힌 건 영풍·MBK의 이사회 장악 시도에 제동을 건 것이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집중투표제에 대해서 ISS가 반대를 권고한 것은 이번 임시 주총의 목적이 이사회 규모를 적정 수준(16명)으로 제한하는 데 있다고 봤다.

영풍·MBK는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7명에 대해 전원 반대를 권고한 것은 고려아연 기업 거버넌스 개선을 위해 더 이상 최 회장 측 이사진이 포함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는 의미다”고 말했다.

이어 “영풍·MBK의 이사 후보를 4명으로 명시한 것은 반대 권고에도 불구하고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면 너무 많은 후보자에 표가 분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고 해석했다.

한편 ISS는 고려아연이 추진해 온 핵심 사업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ISS는 “고려아연은 글로벌 아연 제련 부문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기업으로 기술 선도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이러한 점은 영풍·MBK도 인정한다”고 말했다.

또 “고려아연은 역사적으로 동종업체보다 높은 영업 마진을 기록해왔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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